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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유럽 가정에서 만드는 증류식 체리쥬스

by 프라우지니 2012.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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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스트리아에서는 수돗물을 마신다는 포스팅에서..

 

http://jinny1970.tistory.com/181

수돗물 마시는 나라,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에서는 가정에서 쥬스를 만들때, 과일을 증류하듯이 만든다는 얘기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쥬스 만드는 과정을 포스팅한다고 하기는 했었지만...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사실 시댁에 오래 머문 덕에 이런 기회가 온 것입니다.^^

그전처럼 주말이나 명절때만 시댁을 갔었다면 절대 안 왔을 기회인거지요!! 

 

그러니 여러분도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포스팅을 보신다는 것이죠^^

 

 


 

이날은 하루종일 쥬스 만드느라 바쁘게 보낸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이 사진을 보니 말이죠!

 

아침 7시경부터 옆집 체리나무에 매달려 열심히 체리를 따시는 (시)아빠!

 

“아빠! 아침 일찍(식사전)부터 뭐하세요?” 하고 여쭤보니..

 

“해가 뜨면 더울거 같아서 일찍 해치우려고..” 하시면서 열심히 체리를 따시는 아빠!

 

며느리 된 입장에서 아빠 혼자 일하시는 걸 그냥 볼 수가 없어서 거들기 시작했습니다.


아! 왜 옆집의 체리를 마구 땄냐구요?

 

여기는 보통 집에서 평생을 살다보니 옆 집이랑도 아주 친근하죠!

 

옆집에서 시댁 방향으로 뻗어나온 가지들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체리들을 옆집에서 “따도 좋다!”해서 해마다 그렇게 옆집의 체리를 땁니다.


시댁마당에서 체리나무가 있기는 한데, 시댁 것은 크기가 커서 그냥 따서 먹는 용도로..

이때 시댁에 오래 머물때라 제가 이미 나무에서 많이 따먹은 상태이구요.

 

옆집 것은 쪼매 작은 포도알 만한 크기여서 쥬스나 잼을 만드는 용도인거죠!

이날 저와 아빠가 딴 체리는 50키로가 훨 넘는 양이였습니다.

 

체리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벌레들이 많더라구요.

씻는 중에도 체리에서 구멍을 뚫고 나오는 벌레들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기도 했구요.

 

체리는 일단 이렇게 일일이 씻어서 꼭지를 다 딴후에 물이 빠지게 두었습니다.

 

 

 

쥬스에 들어가는 과일이 준비되었으니..

증류을 할 기구를 준비해야 하는거죠!

 

요즘에는 스텐레스로 만든 기구들이 많이 나오던데..

 

시댁에서 쓰는건 30년도 더 된 할매가 쓰시던 것을 물려받아서 쓰신다고 하더라구요.

망가져서 못쓰지 않는 한 아무리 오래된 것도 쓰는 것이 이 곳이라죠!!

 

 

 

증류기구의 아래쪽에는 물을 담아야 합니다.

끓는 중에도 물은 계속해서 채워야 하고 말이죠!!

 

 

 

증류 기구의 위에는 이렇게 과일을 넣을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여기에 과일을 넣으면 아래에서 물을 끓으면서 증류가 되는거죠!

 

 

 

기구의 위쪽에 씻어서 말려놓은 체리를 넣었습니다.

맛을 가미하려고 마당에서 산딸기도 따서 넣었습니다.

 

이제 불을 켜면 아래에 물이 끓으면서 증류가 시작되고..

기구의 아래쪽으로 보이는 주황색호스에서 체리쥬스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쥬스는 약간이 시간이 지나면 나오기 시작합니다.

 

호스중간에 보이시나 모르겠는데.. 집게로 중간을 집어놓았습니다.

기구 안에 쥬스가 찬거 같으면 집게를 열어서 앞쪽의 용기에 쥬스를 냅니다.

 

 

 

한 시간 정도 증류를 하면서 아래로 내려오는 쥬스도 받고..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이미 익은 과일을 이렇게 덜어냅니다.

 

 

 

 

이미 익은 체리는 덜어낸 후에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체리를 으깨서 나머지 쥬스를 뺍니다.

여기서 나온 쥬스도 증류기구에서 나온 쥬스와 함께 둡니다.

 

 

 

 

나온 쥬스는 주방으로 가지고 가서 일단 한번 끓여야 합니다.

쥬스는 3분정도 끓이는거 같았습니다.

 

설탕은 생각보다 많이 안 들어 가는거 같더라구요.

1키로 정도가 한번 끓일 때마다 들어가더라구요.

 

 

 

쥬스를 끓인 후에는 위 사진에 보이는 것을 첨가합니다.

 

컵에는 약간의 럼(주)이 있구요.

 

옆에 보이는 작은 포장은 곰팡이가 생기지 말라고 넣는 일종의 방부제 같은 것입니다.

수퍼에서 살 수 있으며.. 보통 가정에서 잼이나 쥬스를 할 때 넣은 것입니다.

 

 

 

끓인 쥬스는 이미 준비 해 놓은 병에 옮겨 담습니다.

병은 이미 씻어서 말려놓은 상태에 바로 쥬스를 담습니다.

 

 

 

 

이 날은 아침7시에 체리 따기를 시작해서 저녁 6시가 훨씬 넘어서야 끝났습니다.

 

50키로 정도의 체리로 14리터 정도가 나온거 같네요!

 

병은 보시는 대로 압축뚜껑으로 되어있어서 뜨거운 상태에서 뚜껑을 닫으면 저절로 압축이된답니다.


 

이날 하루종일 쥬스를 만들면서 무지하게 반성했습니다.

 

전에 시댁에서 가져간 쥬스 맛 없다고 일부러 안 먹고, 수퍼에서 사온 쥬스만 마시곤 했었는데..  이렇게 힘들게 쥬스가 만들어지는지는 정말 몰랐었거든요.

시부모님이 이렇게 힘들게 하루종일 걸려서 만드시는걸 알았더라면..

더 감사하고, 더 맛있게 먹었을 것을...

 

하루를 바쁘게 지내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내내 시부모님께 죄송한 날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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