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가 몇 개 있죠.
그 중에 하나는 잘츠캄머굿의 호수 중
하나인 “할슈타트 호수”
할슈타트는 멀리 아시아에서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엄청나지만,
같은 유럽내에서도 꽤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곳입니다.
우리는 운 좋게도 아름다운 호수들이 많은
잘츠캄머굿 근처에 살고 있습니다.
근처라고 해도 2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야 하지만 그래도 가깝다고 표현합니다.
마눌이 근무가 없을 기간에 맞춰서
남편이 1주일 휴가를 냈지만,
8월 말의 날씨 치고는 바람 불고, 흐리고,
비 오고 추운 날의 연속.
남편이 노린 것은 그 중에 하루
날씨 좋은 날이었나 봅니다.
비 오는 중에 딱 하루
비가 안 오는 날이 있었거든요.
그날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갈 생각인지
남편이 마눌에게 어디로 갈건지를 물어왔죠.
잘츠캄머굿 지역에 있는
호수들을 손꼽아 보자면..
대충 생각나는 것이
아터 호수, 트라운 호수, 몬트 호수,
볼프강 호수, 할슈타트 호수.
내가 가겠다고 외친 호수는
오늘 포스팅의 제목에도 있는
바로 그 “할슈타트 호수”
며칠 전 “할슈타트 마을”에
관련된 뉴스를 봤었습니다.
“데이 투어객들만 있어서 숙박업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낮에는 사람들이 넘치는 모양인데,
해가 지면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서
마을은 텅텅 빈다는 이야기죠.
도대체 낮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에 이런 뉴스가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고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죠.
그래서 할슈타트를 외쳤습니다.
할슈타트로 출발하는
우리 차의 내부는 이렇습니다.
자전거 2대와 카약
그리고 카약에 필요한 잠수복까지.
[오스트리아의 강물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한여름에도 잠수복을 입어야
카약을 탈수 있고, 호숫물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은
낮은 온도라 한여름 아주 짧은 기간만
수영복만 입고 수영이 가능하죠.]
유럽은 여름이라고 해도 해가 뜨면 여름이고,
구름이 끼면 가을이죠.
비가 오는 날은 계절에 상관없이
무조건 체감 온도 겨울.
비가 오는 중에 하루 잠깐 해가
떴다고 해도 물의 온도는 낮을 테니
잠수복은 준비 해야죠.
그래서 나들이 갈 때 우리 차에
실리는 것들은 이렇습니다.
전기자전거는 자체가 커서
차로 이동할 때는
앞 바퀴를 빼서 실어야 하죠.
전기자전거도 모델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전기자전거는
“오토바이계의 할리 데이비슨”
그만큼 일반 자전거보다 더 크고 투박하죠.
남편이 계획한 할슈타트 호수
투어는 두 가지죠.
차에 실은 자전거와 카약이 바로
할슈타트에서 하게 될 두가지 액티비티.
할슈타트 호수 한바퀴를 도는
투어는 이번이 세번째.
처음에는 일반 산악 자전거여서
정말 빡 세게 달려야 했고,
두번째는 전기 자전거라
힘 안들이고 한 바퀴를 돌았죠.
이번에도 남편이 자전거&카약 투어
이야기를 했을 때 그냥 받아들인 이유가
나는 “전기 자전거”라 쉬운 한 바퀴라.
할슈타트 마을은 자전거로
호수 한 바퀴 돌면서 잠깐 들여다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내가 할슈타트를 가는 목적은
“데이 투어객”이 넘친다는 할슈타트는
얼마나 붐비는지 궁금했거든요.
전처럼 많은 아시아에서 몰려드는
단체 관광객은 없지만,
할슈타트 마을 입구의
주차장에 버스가 3대 있었고,
마을에 있는 주차장은 만차이고,
걸어서 20~30분 걸리는 마을 밖에 있는
주차장에 겨우 12자리가 비어있는 상황.
주차비는 주차비대로 내고,
마을까지 왕복으로 걸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달랑 12자리 있는 주차장 입구에도
들어가려는 차가 엄청 많았죠.
주차가 만땅이라면 사람들이 북적일텐데
마을 안에는 생각보다 많지 않는 관광객들.
버스를 타고 오는 아시아 단체 관광객이 아니라
승용차를 타고 소규모로 관광 오는 유럽내의
관광객이라 주차장만 북적이나 봅니다.
마을에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분류가 됩니다.
단체 관강객들은 몰려다니면서
“우리는 단체다.”라는걸 알려주고.
개인 관광객들은 가족 단위로 구경을 하죠.
코로나 시대라 우리는 나라 밖을
나가지 않지만 국경을 넘어서 여행을 오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네델란드, 스위스, 체코,
독일, 보스니아, 프랑스 등등등.
다양한 나라의 번호판을 단
차들을 할슈타트에서 목격했죠.
버스를 타고 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없는 줄 알았는데,
체코 번호판의 관광버스도 보이는걸 보니
유럽내에서는 이미 단체 관광을 하고 있나 봅니다.
역시 “할슈타트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싶었던 순간.
할슈타트에 유일한 케밥
임비스의 가격이 팍 뛰었습니다.
작년에 4,50유로 주고 사 먹었던
케밥이 올해는 5,40유로!
아무리 코로나로 관광객이 없어서
장사를 못했다고 해도 1년 사이에
가격을 이리 올려 버리다니..
그래도 먹겠다고 줄 서있는 사람들이 많으니
사장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겠지만..
나는 케밥 사 먹으려다가
껑충 뛴 가격 때문에 주춤.
“미친 거야?
4,50유로로 비싼데 5,40유로라니.”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유명한 관광지인)
비엔나에서도 이런 가격으로는
팔지 않는데, 코로나로 손해본 것을
이리 메우려는 심산인 것인지..
우리 동네에서는 3유로에
케밥을 사먹을 수 있는데,
거의 2개 살 수 있는 가격에 달랑 한 개 라니!
아무리 기분 내고 사 먹으려고 해도
도가 지나치다 싶은 가격이라
그냥 지나쳤습니다.
케밥은 케밥 다운 가격을
유지해야 하는 거죠.
케밥이 자기의 주제를 모르고
햄버거 가격을 넘보면 안되는 거죠.
사실 유럽에서는 햄버거 세트보다
케밥이 더 싸서, 싼 맛에 먹는 것도 있거든요.
자전거 타고 할슈타트 호수 한바퀴를
도는 것도 군데군데 길이 막혔습니다.
“원래 할슈타트 호수 한 바퀴
투어가 이렇게 유명 했었나?”
예전에는 정말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만
산악 자전거로 한바퀴 도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전기 자전거 덕인 것인지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달립니다.
줄줄이 비엔나가 되어서 앞사람의
궁디를 보고 자전거의 브레이크까지 잡고
천천히 달려야 하는 구간은 짧았지만
호수를 한바퀴 도는 동안
엄청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할슈타트는 마을뿐 아니라
자전거 도로도 북적였습니다.
아이 혼자 자전거를 타고 부모와 함께
달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혼자 타는데 무리가 있거나
아직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는 아이들은
아빠 자전거 뒤에 달려서
달리는 풍경도 많이 봤죠.
생후 몇 개월이 안되어 보이는 아이를 담은
유모차를 뒤에 달고 달리는 젊은 부부들도 있었고,
다양한 나잇대의 아이들도 만났습니다.
차들과 함께 차도를 달려야 하는 구간에서
아이와 함께 달리는 가족을 보지는 못했지만,
한 바퀴 도는 과정에서 차도를
빼 놓을 수 없으니 달렸을 텐데..
아이들과 함께 할슈타트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걸 사실 추천하지 않습니다.
할슈타트 마을의 건너편쪽에는
심하게 가파른 오르막이 2개 있지만,
그것만 빼면 거의 평지라
나름 자전거 타기가 괜찮은 구간이지만
차들과 함께 달려야 하는 구간에서
아직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는 아이들이
차들과 나란히 달리는 건 위험하고,
아차 하는 순간에 사고가 날수 있으니 말이죠.
이곳의 신문에는 해마다 여름이면
관광객들의 차 사고 소식이 많습니다.
80대 독일 관광객 부부가 자전거로
호숫가를 달리다가 차에 치어 사망.
30대가 호숫가를 자전거로 달리다가
트랙터에 끼여서 사망.
보기에는 참 평화롭게 보이는
호숫가의 자전거 타기지만,
내 옆을 지나치는 차가 나와의
거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달리면
나는 뒤에서 달려오는 차에
받쳐서 날아갈 수도 있죠.
차도를 달릴 때는 마눌의 안전을
생각해서 남편이 뒤에 달리지만,
빨리 달리는 차라면 서너 사람도
한 번에 보내 버릴 수 있으니,
내가 앞에 달린다고 100%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죠.
할슈타트에는 몇 개의 유료 주차장이 있는데,
돈을 내고 주차한다고 하는데도
주차장의 자리가 없어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공짜로 주차할 마음에
주차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30분의 짧은 주차만 가능한
무료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마을
(걸어서 왕복 50분정도)까지 관광을 가는
사람들도 많았죠.
위 사진 속의 주차장은 우리가 매년
이용하던 무료 주차장이었습니다.
여기에 차를 대놓고 카약을 타기도 하고,
마을까지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마을까지 들어가고는 했었는데..
갑자기 “30분 주차 지역”으로 바뀌고 나니
남편은 이곳에 차를 대는 걸 꺼려하더라구요.
“30분만 주차를 해야 한다”고 말이죠.
이번에 우리가 주차를 했던 곳은
할슈타트 아래에 있는 Obertraun
오버트라운 마을에 있는 주차장.
우리는 카약을 호수에 띄우려고 일부러
호수 진입이 가능한 주차장으로 갔던 건데,
주차비도 시간당 1유로/하루에
12유로로 마을보다는 싼 편이었고!
캠핑카들은 이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캠핑도 가능하다니 다음 번에는
이곳을 이용 해 보고 싶었죠.
할슈타트 호숫가의 캠핑장은
차 + 2인 요금이 대충 50유로로 알고 있는데,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주차 두 구역 가격인 24유로에
관광 세금 2인 5유로 해서 29유로에
1박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단, 이곳에서 캠핑을 하려면
마을 안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등록을 해야하죠.
주차장에는 화장실, 탈의실도 있고,
야외 샤워기도 있어서 (화장실이 딸린) 캠핑카가
아니어도 차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시설만 있으면
가능할 것도 같기는 한데,
주차장에서 캠핑을 준비하는 차들은
다 제대로 된 캠핑카들이었죠.
먼 아시아쪽에서 오는
대규모 단체 관광객은 없지만,
할슈타트는 여전히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언제 다시 그 많던 (아시아의)
단체 관광객이 할슈타트에
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유럽내의 관광객들이
할슈타트 호숫가에서 캠핑을 하고,
자전거로 호수를 한바퀴 도는,
전과는 다른 조금은 저렴한 형태의
관광을 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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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할슈타트 호수 한바퀴 투어중
할슈타트 마을을 통과하는 구간입니다.
할슈타트 자전거 투어 영상은
조만간 올라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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