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결혼 14년차
아이없이 사는 부부.
표면적으로는
사람들이 말하는 딩크족(DINK)
여기서 잠깐!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은
1986년경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난
새로운 가족 형태로 결혼은 하되 아이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가리킨다.
우리가 애초에 계획한 삶은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딩크족이 된거죠.
애초에 아이를 안 갖겠다고
계획한 것은 아니었는데……
30대 후반에 결혼을 했고,
그후 2~3년은 남편의 계획 때문에
약간 미뤘었고,
마흔에 들어서고 나니
아이없이 사는 삶이 된 거죠.
남편도 애초에 아이 없는 삶을
계획한 것은 아닐 겁니다.
“혹시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입양을 하자”고 지나가는 말을
했던 것을 봐서는 남편의 삶에는
아이가 있는 계획이었나봅니다.
남편의 입양이야기에 마눌은
이렇게 대답을 했었죠.
“남을 입양해서 키우느니 그냥
내 조카를 데리고 와서 같이 살겠노라고..”
그 당시 오스트리아 이모네집에서
살던 한국 초딩을 만난 적도 있었고,
나도 초등학교는 다니고 있는 조카를
데리고 사는 것을 생각 해 봤었죠.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면 대학교까지
남들이 가는 길을 쭉 따라가 입시 지옥을 거쳐
대학에 들어가게 되겠지요.
유럽은 교육제도가 한국과는 조금 다르니
조카를 이곳에 데리고 와서 살면서
조카의 삶에 조금 더 넓은 선택의
폭을 주고 싶었었죠.
피가 하나도 안 섞인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는 내 피가 섞인 조카가
나는 더 살갑게 느껴질 테니 말이죠.
정말 아이를 원하면
“불임 크리닉”에 가서 상담을 받고,
인공수정을 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남편이 그것은 원하지 않았고..
어쩌다 보니 시간을 흘렀고,
조카는 다 커버렸고,
입양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죠.
그래서 우리는 50대 초반의
결혼 14년차 아이 없는 부부입니다.
아이가 없다고 해도 우리는
전혀 심심하지 않습니다.
남편은 마눌을 딸 내미 키우듯이 대하고,
마눌 또한 남편을 큰아들처럼 키우고 있죠.
남편이 마눌이 만만한 막내딸로
보는 것이 못마땅하기는 하지만,
1남3녀중 셋째딸이지만 집에서 막내딸로
자란 탓에 원래 G랄 발랄한 성격은
고친다고 고쳐지지 않죠. ^^;
마눌이 남편에게 하자고
들이미는 것도 남편의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죠.
오십 줄에 들어선 아낙이라고
하기에는 참 철없는
마눌의 혼자 놀기.
스마트폰 앱으로 이런 사진을
찍어 놓고는 잽싸게 남편에게 쫓아가서는
보여주면서 혼자 좋아서 죽습니다.
마눌이 웃어 대니 남편도 즐거운지
마눌이 스마트폰을 들이밀면
같이 보기는 하죠.
지치지도 않는지 마눌은 매일
새로운 사진을 찍어서 남편에게 보여줍니다.
어떤 날은 웃기는 캐릭터로,
어떤 날은 만화 캐릭터로!
마눌이 나이 값을 못해도
남편은 그냥 웃습니다.
말씀드렸죠?
남편에게 마눌은 “막내딸”이거든요.
스마트폰 앱으로 사진 찍는 걸
본인만 하면 좋을 텐데..
시시때때로 남편에게도 같이 찍자고
들이밀어서 남편을 곤란하게 하죠.
만화로 찍히는 사진은 언제 찍어도
재미있고 또 흥미롭습니다.
마눌이 스마트폰을 들고 나타나면
남편은 귀찮아 하는 거 같으면서도
또 즐기는 거 같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놓고 재미있어 죽겠다고
웃는 마눌을 보면
즐거워하는 거 같기도 하고.
유치 찬란한 액세서리를 머리에
올리고도 남편이 웃어주는
이유는 딱 하나.
빨리 찍어야 마눌이 귀찮게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남편도 최선을 다해서
마눌에게 협조(?)중입니다.
사실 마눌이 하자고 해도 안하면 그만인데
남편은 마눌이 원하는걸 해 주려고
노력하는 인간형.
그래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매번 이상한 사진들을 찍게 되죠.^^
꾸준히 마눌과 재미있는 사진을
찍다보니 이제는 적응이 된 것인지..
가끔은 남편이 더 신나 보이는
사진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만화에 등장한
2개의 캐릭터입니다.
내 얼굴이 다양한 장르의
만화로 재 탄생됩니다.
내 얼굴도 동양 미인이 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나는 일반인이라 얼굴이 주먹만 하다는
연예인보다 훨씬 더 넙적하고 커서
절대 동양미인형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스마트폰 앱이 날 이리 예쁘게 만들어주니
이런 앱을 발견한 나에게 감사를! ^^
요새는 어설픈 성형수술보다는
스마트폰 앱이 내 얼굴을 더 아름답고,
귀엽게 만들어줍니다.^^
물론 이건 얼굴에 칼을
대본 적이 없는 1인의 생각입니다.
찹쌀모찌가 된 우리 부부.
무심한 듯 하면서도 마눌을 데리고
노는 여유까지 부리는 남편의 시선이
이제는 자연스럽습니다.
사진 찍히는 걸 참 불편하게 생각하는
남편인데도 마눌이 좋아하는 일이니
자기 딴에는 최선을 다해서
협조를 하는 거죠.
우리 부부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이로 보나 결혼 횟수로 보나
중년부부이고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로 전쟁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 사진 한 장으로 다시 즐거워지는
우리는 나이 값을 못하고,
아니 안하고 살고 있는
중년 부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위 사진에 나오는
야한(?) 옷은 잠옷으로 애용하고 있는
끈원피스입니다.
대부분의 사진을 잠자기 전에 찍어서
잠옷차림인 사진들이 꽤 되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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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우리부부의 나들이 영상입니다.
봄에서 가을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산을 누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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