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밖에서 사시는 분들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디서 한국말이 들린다?”
잽싸게 돌아보죠, 반가운 내 모국어이니..
“TV나 신문 혹은 잡지에 내 나라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
이보다 더 반가울 수는 없지만, 이도 긍정적인 뉴스일 경우입니다.
부정적인 뉴스가 나오거나,
“코리아”이기는 한데 “노스 코리아”가 나올 때는 예외입니다.^^;
이럴 때는 누군가 나에게 뉴스에서 본 이야기를 아는 척 안했음 싶죠.
내 나라 이아기이지만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는 부정적인 뉴스이니까!
간만에 아주 반가운 것을 만났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내 나라 음식 레시피를 만났거든요.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제가 아주, 심하게, 자주 가는 공연장이 있죠.
이것도 누군가에게 들어서가 아닌, 내가 가서 물어보고 그렇게 알게 된 곳이라.. 내 딴에는 나름 자랑스러운 정보입니다.
공연장 입장에서 보면 “공짜 고객”이 마냥 반가울 수는 없겠지만..
“사람이 가득하거나 비어있거나 어차피 공연은 하게 되니, 이왕이면 빈자리 누군가가 앉아서 함께 즐기면 좋지..”하는 것이 공짜 고객의 마음이죠.
물론 감사한 마음은 가득입니다.
극장의 이런 정책이 아니라면 내가 언감생심 감히 꿈 꿔 볼 수 없는 고가이거든요.
언젠가 극장의 티켓매표소에 나같은 "공짜고객"이 있는지 물어본적이 있었습니다.
직원말로는 "공짜로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된다"고 하더라구요.
저만 공짜로 즐기는 공연이 아니었나봅니다.^^
린츠란데스테아터에서 발행하는 잡지
내가 사는 린츠의 주립극장에서 분기별로 나오는 잡지 Foyer5.
주립극장에서 발급하는 잡지에는 분기별로 무대에 오르게 되는 작품 소개가 있고, 그 외 이런저런 극장 내 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작품(연극/오페라/뮤지컬)을 만든 사람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가 실리기도 하고,
또 무대 위 오르는 작품에서는 읽어 낼 수 없는 내용들이 있어서 저도 가끔 봅니다.
그렇다고 정독을 하는 건 아니고, 내가 보는 작품에 관한 이야기나 설명 혹은 작품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찾아서 읽고 하죠.
린츠 주립극장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단원도 몇 분 계십니다.
그들과 눈을 마주보고 인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무대에서 연기를 하시는 그분들을 보면 항상 저 혼자 인사를 하죠.
관객들은 주인공에 집중하니 뒤에서 연기하는 합창 단원은 눈에 안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한국인인 것을 아는 나는 그분들이 연기까지도 놓치지 않고 봅니다.^^
관객들은 눈길 한번 안 주는 주인공 뒤에서 하는 연기지만 그분들 한분 한분의 연기도 주인공 못지않게 멋있죠. 그분들의 목소리가 안 되서 뒤에서 합창단을 하는 건 아닙니다.
목소리로 따지면 사실 주연이나 조연이나 합창단이나 다 훌륭하다고 생각하죠.
합창단원의 한사람이라고 해도 한국에서는 다 조기교육으로 성악을 시작해서 예술중/고에 예술 대학교 혹은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재원으로 아무데서나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그런 수준의 사람은 아니죠.
한국에서 살 때, 제 주변에는 성악공부를 하는 친구/지인이 없었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와서 살면서 성악을 전공하는 유학생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이 교회에서 하는 특송도 듣게 될 기회가 있었죠.
아무튼 저에게 “성악(을 하는 사람)”은 가까이 하고 싶어도 기회와 조건이 안 되서 절대 만나볼 수가 없었던 부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살면서는 실제로 만나서 친분을 쌓을 기회도 있었고, 내가 궁금했던 점을 물어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죠. 제가 그라츠에 살 때 말이죠.
이분들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스마일로 처리.
이 잡지의 한 코너에 두 한국 사람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공부하며 생활하던 두 한국인이 린츠 주립극장에서 만난 거죠.
여기서 만나서 보니 서울에 살던 곳도 옆 동네로 우연도 이런 우연히 없는 거죠.
잡지책이나 공연관련 홍보 책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몇 번 보면서..
두 사람 다 “한국 사람이 아닐까?”하는 의심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이런 성이 있었나?”하면서 “아닌가?” 했던 사람과
“한국인의 성이 아닌걸 보니 남편의 성을 따랐나?”했던 두 사람.
두 사람이 한국 사람인 것도 반가운데 반가운 한국 음식까지 실린 린츠 주립극장 2020 1/4분기 잡지.
두 사람의 이야기와 잡지에 함께 올라온 것은 한국 음식인 김밥 레시피.
“한국 음식 레시피 실린 것이 뭐가 그렇게 대단해?”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것이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중적인 잡지에 한국에 관한 것이 나와도 대단한 일인데..
지금 이 레시피가 실린 곳은 그냥 일반인이 아닌 예술을 사랑하고, 경제적 여유와 지적 수준이 되는 사람들이 읽는 그런 종류인거죠.
김밥 모형의 음식을 보면 대부분의 외국 사람들은 “스시”라고 합니다.
그것이 스시가 아닌 김밥이라고 또박 또박 말을 해줘도 결론은 같죠.
“그래, 한국 스시!”
김과 밥의 의미를 말해주고 어떻게 발음해야하는지 다시 알려줘도 결과는 같죠.
“그래 한국 스시”
이미 알고 있는 단어인 “스시”가 있는데 “김밥”이라는 어려운 단어를 다시 알아야 한다는 것을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죠.
이 잡지에서 보게 된 두 사람중 한사람은 무대 뒤(아래)에서 일하는 직종이라, 실제로 만날 수는 없었는데, 한사람은 실제로 작품에서 만났습니다.
린츠 란데스테아터 홈페이지에서 캡처
내가 만난 한국인 지위자가 나왔던 작품이 바로 위의 작품입니다.
여자 지휘자는 유럽의 극장에서 아주 드물게 볼 수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여성 지휘자가 활동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몇 년 동안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지금까지 달랑 2명 봤습니다.
소극장에서 하는 공연이었는데 예쁘장한 여자 지휘자가 무대를 장악했죠.
연극배우, 성악가등등 다양한 요소들이 들어간 작품이었는데 꽤 근사했습니다.
이 한국인 지휘자를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같은 작품을 한 번 더 보려고 시도해봤지만..
왠일인지 내가 선택한 날은 매번 “매진”이라 다시 볼 수 없었죠.
이 작품을 지휘한 한국여성 지휘자는 아직 배우고 있는 학생(대학원?)신분인 듯했지만,
배우들을 장악하는 카리스마는 꽤 느껴지는 지휘자였습니다.
그렇게 내가 새롭게 알게 된 두 명의 한국인, 아니 세 명의 한국인.
사진에 나온 3명중 두 사람은 무대 위에서 보게 됐고 한눈에 알아봤죠.^^
새로운 한국 사람을 잡지에서 만나니 반갑고,
한국 음식 레시피가 실리니 더 반가웠던 잡지.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는 우리 한식.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한식 레시피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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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통행제한"를 실시하기 바로 전 산엘 갔었습니다.
간만에 남편 친구들도 만나고 봄에 즐기는 설산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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