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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참 철저한 남편의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법

by 프라우지니 2020.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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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참 쉽지 않는 성격의 인간형입니다.

 

웬만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굽히는 법이 없죠.

“내 생각은 언제나 옳다!”

 

뭐 한마디로 말하자면 “독재자 스타일!”

 

그래서 전 남편에게 ‘김(일성)“씨 성을 부여했습니다.

남편의 이름은 김태오입니다.ㅋㅋㅋ

 

요새 엄청 인기가 있다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

김희애씨의 진상 남편인 남자주인공 이름도 테오던데..

 

 

내 남편도 테오이기는 하지만..

“Theodor 테오도“을 줄여서 ”테오”라고 하니, 진상남편 “테오”와는 다릅니다.

 

아! 제 남편 이름을 “테오도”라고 하는 건 독일어인 것이고..

영어로 부르자면 th가 번데기 발음이 나서.."떼오도"가 됩니다.

 

그래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지 맘대로 “떼오도”라고 해도 그냥 독일식으로 “테오”라고 부르라고 하죠.

 

아무리 자기 이름이라고 해도 혀를 이빨 중간에 끼워서 번데기 발음으로 나는 이름은 듣기 쪼매 거시기 한거 같더라구요. ㅋㅋㅋ

 

물론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확인하는 때도 있지만..

이럴 때는 그냥 조용히 입을 다물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죠.

 

남편이 별나다는 걸 알기 시작한 다음부터 웬만하면 남편의 의견을 들어주는 편입니다.

 

정말로 아니다 싶으면 끝까지 투쟁을 하지만..

 

이 “투쟁”이 그야말로 온몸의 기를 모아서 소리를 질러야 하고, 또 태권도 시범(무력?)까지 보여야 하는 기회도 있어서 가능하면 투쟁은 피하려고 노력을 하죠.^^

 

나는 온몸으로 투쟁(싸움)하는 아낙입니다.^^;

 

남편도 마눌이 기를 모우면 눈 꼬리가 올라가니 이때쯤에는 상당히 조심하면서 눈치를 실실 보는걸 봐서는 평소에 천사모드지만 시시때때로 변신하는 마눌을 무서워하는 거 같기는 합니다.^^

 

그래서 남편이 요구하는 것에 대한 대답은 겁나 잘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중에 내가 실행하는 건 아주 소소하죠.

 

 

 

남편에게 보일 인증 샷으로 한 컷.

 

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일 때 남편이 출근하는 마눌에게 쥐어준 것은 스키고글.

선글라스를 투명한 렌즈로 바꿔서 요양원에서 일할 때 사용하라는 이야기죠.

 

거기에 요양원내에 비치된 마스크도 꼭 쓰라는 남편의 조언(이야 지시야?)

(위 사진은 요양원에서 직원용으로 배부한 면 마스크를 썼습니다.)

 

“내가 병원 수술실에 있는 간호사도 아닌데 웬 고글을 써? 사람들이 웃어.”

 

마눌의 말은 안 들리는 듯이 하던 남편의 한마디.

 

“다른 사람이 웃건 말건 그런 건 신경 쓰지 마, 당신 건강만 생각해!”

 

감염이 눈으로 되는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눈은 가리라고 하누?

하지만 남편 말에 토 달면 이야기가 길어질 테니 아주 쿨하게 한마디 했죠.

 

“알았어.”

 

그렇게 스키고글은 요양원 출근할 때 가방에 넣어서 다닙니다.

그렇다고 스키고글을 쓰고 근무를 하지는 않습니다.

 

마눌을 걱정 해 주는 건 고마운데..

피가 튀는 수술실이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를 간병하는 일도 아닌데 과한 거죠.

 

하지만 남편에게 말해봤자 입만 아프니 사용하지는 않아도 들고는 다닙니다.

그냥 인증사진만 찍어서 남편에게 보여주는 용도지만 말이죠.^^

 

 

 

남편이 엄마가 사다달라고 했던 장보기를 갔던 모양인데..

퇴근하는 마눌에게 통 안에 담긴 것을 손가락질 하면서 남편이 남긴 한마디.

 

“이거 절대 손대면 안 돼! 앞으로 3일 동안 그대로 둬!”

 

뭘 넣어놓고 저러나 싶어서 봤더니만..

남편이 쇼핑가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마스크와 장갑.

 

자신도 저렇게 무서운 장보기였나 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재택근무 들어가면서 남편이 한 것은 “장보기” 단속!

시부모님도 남편이 절대 못 가게 해서 장보기를 못 가십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특히나 고령대에 취약하니 70대 초반이신 시부모님은 꼼짝 마라!

 

시아버지도 한 버럭 하시는 성격이신데 이번에는 아들 말을 들으십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 둘 다 독재자 성격이라 쉽지 않는 부자관계인데..

이번에 아프시면서 아빠가 아들에게 의지하고 많이 따르시는 거 같습니다.

 

시아버지는 남편과 이름이 같으십니다.

우리 집에는 김(일성) 테오가 2명이라는 이야기죠. ㅋㅋㅋ

 

굳이 따지자면 시니어, 주니어로 구분을 할 수 있고, 남편은 중간 이름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서류상에 존재하는 이름이고 실제로는 아빠와 똑같이 테오라는 이름만 불리죠.

 

이름이 같은 두 남자가 한 집에 살다보니 우편물이 오면 이름 앞에 DI(석사 디플롬 엔지니어)가 있느냐에 따라서 아빠와 아들이 우편물을 구분합니다. 남편 이름 앞에는 DI가 붙어서 따라 다니거든요.

 

이제는 시부모님이 장을 보러 가는 정도의 짧은 외출은 하셔도 될거 같은데..

(제가 장보러 가는 영상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슈퍼안에 사람들이 많지 않거든요)

 

남편이 여전히 “쇼핑리스트를 써서 달라”고 하죠.

 

 

 

2020년 4월 5일자 신문에 난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수칙입니다.

 

- 기침 할 때는 손이 아닌 팔뚝에다가!

(균이 허공에 떠돌아다니지 못하게)

- 코를 푼 휴지는 바로 휴지통에 넣을 것.

- 막힌 공간에 갈 때는 마스크를 꼭 착용할 것.

(오스트리아는 4월 6일부터 착용의무, 실내서 미착용시 벌금 50유로)

- 손소독제까지는 필요 없지만 손은 자주 씻거나 소독을 자주 할 것.

- 타인과의 거리는 적어도 1미터이상 떨어질 것

- 악수는 하지 말 것.

 

가능한 집에 있으라고 하지만 사람들의 이동이 적은 공원이나 바깥으로 산책이나 자전거 타고 다니는 건 괜찮은데 남편은 이도 안 하려고 합니다.

 

우리 집에서 자전거 타고 공항 쪽으로 나가면 벌판인디 뭐가 무섭누?

 

남편은 마눌 에게도 “장 보러 가지 마라”고 합니다.

 

장보기는 1~2주일에 한 번만 보면 된다고 하지만..

마눌은 시시때때로 장을 보러 다닙니다.

 

오가며 슈퍼마켓 주차장이 차가 별로 없고, 슈퍼 안에 사람도 많지 않으면 들어가서 후다닥 물건을 사오죠. 남편에게도 슈퍼 안이 얼마나 한가한지 영상을 보여 주니 (가지 말라는데 자꾸 위험한 슈퍼에 간다는) 폭풍 잔소리는 안 듣죠.

 

 

 

 

남편이 시부모님의 부탁으로 장보러 갔다가 우리 물품도 사온 모양인데.. 남편은 “3일”동안은 만지면 안 된다고 저렇게 한쪽에 장봐온 것을 모아두고 있죠.

 

코로나 바이러스가 물체표면에서 3일 동안 생존 한다는 기사를 본 다음부터이죠.

 

아! 집으로 오는 우편물도 3일이 지난 다음에 열어 본다고 다 한쪽에 쌓아두고 있네요.

 

사온 물건 중에 3일 밖에 둘 수 없는 냉장식품들은 세제 푼물에 씻어서 닦은 후에 냉장고로!

 

모두가 조심해야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지만 남편은 조금 더 유별나게 행동하는 거 같습니다.

남편처럼 우편물이나 사온 물건을 바이러스 생존시간 3일 동안 두는 사람은 없겠지요?

 

아! 남편이 장보기하고 벗어놨던 마스크랑 장갑은 60도의 온수로 세탁을 했습니다.

폴라폴리스 원단의 방한 장갑은 60도 세탁하는 제품이 아닌디..

 

남편의 책상 위에는 다음번 장보러 갈 때 사용하라고 수술용 1회용 장갑을 갖다놨습니다.

매번 장갑을 세탁하는 것보다는 더 저렴한 방법을 선택했죠.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지침이 가능한 집에 있어야 하고, 타인과 물건과의 접촉도 가능한 피하는 것이 맞기는 하지만, 왠지 남편이 취하는 액션은 조금 더 부풀린 듯 한 느낌입니다.

 

슈퍼에 갈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맞지만, 외출에서 돌아온 후 손을 깨끗이 씻으면 되는데, 굳이 장갑까지 끼고 갔다가 모든 것을 다 균이 죽을 수 있는 60도로 세탁을 하라니..

 

균을 제대로 죽이려면 90도로 해서 완전히 다 삶아버려야 하는 것이 맞는 거 같은데..

 

남편의 예방지침이 어느 정도는 타당하지만 조금은 지나치게 보이는 남편의 코로나 대처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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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4월 7일자 오스트리아 신문입니다.

 

유럽의 다른 국가보다 조금 더 일찍 통행제한령을 시행했던 오스트리아.

다른 나라들보다 더 빨리 가게들의 영업을 재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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