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로또가 있듯이
이곳에도 로또가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국내에서 발행되는 로또도 있지만,
유럽 전체에 발행되는 로또도 있는데,
이건 금액이 꽤 큰 편이죠.
오스트리아 내에서 판매하는 로또도 1등이
몇 번 나오지 않으면 금액이 엄청나게 커집니다.
이런 경우는 로또를 안 사는 사람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로또를 사죠.
제 시어머니는 로또를 꽤 자주 사십니다.
로또 당첨되면 뭐 하실꺼냐고
여쭌 적이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답변을 하셨습니다.
“로또 당첨되면 네 시누이 비엔나에 집 한 채 사주고,
너희 몫으로도 한 채 사줄 꺼다.그리고 은행에 잘 넣어놓고,
매일 커피에 케이크 먹으러 다닐 단다.”
자식들에게 집을 사주는 건
한국의 부모님만 하시는 줄 알았는데..
시어머니가 자식들 집을 사주시고 싶다고 해서
“부모의 마음”은 다 같다는 걸 알았습니다.
시어머니는 자주 사는 로또.
며느리는 그것이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격상 놀음도 안 좋아하고,
로또 같은 것도 사지 않죠.
한번은 1등이 몇 번 밀려 당첨금이 엄청나서
한번쯤 “사볼까?”하는 마음을 가진 적도 있었는데..
“안 사던 사람이 로또사서 당첨되면
그동안 계속 사온 사람들은 얼마나 억울할까?”
이런 이상한 마음도 들었고..
물론 한 10유로 정도 들여서
로또를 샀다가 낙첨이 되면
돈 낭비라는 생각했구요.^^
우리 요양원에는 일을 참
열심히 하는 직원이 몇 있습니다.
일을 안 하는 직원들이 더 많아서
일 열심히 하는 직원이 더 돋보이는 곳이죠.
오스트리아 사람들
성격은 참 이상합니다.
일본인 같은 습성이라 앞에서는 하는
이야기와 뒤에서 하는 이야기가 다르죠.
사람 앞에서 대놓고 싫은 소리를
하는 법도 없습니다.
뭘 물어봐도 “싫다, 좋다”가 아니라
의도를 알 수 없게 애매하게 대답을 합니다.
나 같은 경우!
내가 열심히 일하는데, 내 동료가 일 안하고
탱자거리면서 있으면 할 일을 지정 해 줍니다.
내가 일하는데 옆에서 (동료가) 노는 건
못 보는 이상한 성격입니다.^^
“나는 K부인 방에 갈 테니까,
넌 Z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기저귀 갈아줘!”
사실 일을 찾으면 하루 종일 할 일
투성 인 것이 우리 직장이거만,
할 일이 있어도 복도에 서서
수다만 떠는 인간들이 더 많은 곳입니다.
그중에 내가 좋아하는 직원 중 한명은 에바.
이제 50을 넘어선 그녀는
주 40시간 풀타임으로 일을 합니다.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둔 이혼녀인데,
최근에 막내딸이 분가를 했습니다.
이제는 자식을 부양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라 굉장히 신나했었죠.
에바는 땡땡이치는 다른 직원과는 달리
혼자 열심히 일하는 직원입니다.
제가 존경하고 함께 일하고 싶은
직원 중에 한명입니다.
며칠 전 저녁식사가 배달될 시간에
음식이 담긴 카트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복도에 그녀와 잠시 서있었습니다.
같이 근무하지만 마주 서서
한가하게 수다 떨 시간이 없었는데...
그녀와 옆에 서서 뜬금없는 말을 물었습니다.
아마도 로또 이야기가 그날 나왔었지 싶습니다.
“에바, 넌 로또 당첨되면 뭘 할 거야? 일은 그만 둘 거야?”
“아니, 하지만 일은 조금 덜 하고 싶어.”
순간 뜨끔했습니다.
에바가 로또 당첨되면 하고 싶다는
그 “일을 조금 덜 하고 싶어.”
접니다.
에바가 로또당첨 후에
일을 조금 덜 하고 살고 싶다는 그 삶.
그녀가 로또 당첨되면 살고 싶다는
그 삶을 지금 살고 있는 인간!
5년 전에 이혼해서 풀타임으로
일을 해야 (경제적으로) 살 수 있는 에바.
(풀타임으로 일을 해서 피곤도 할 텐데,
근무 시간에 땡땡이치는 법도 없이 부지런!)
반면에 주 20시간 일해도 남편이 있어서
돈 걱정 안하고 살고 있는 나.
주 2일 일하니 시간도 널널하고
(그래도 블로거/유튜버로 사느라 엄청 바쁘다는..^^;)
시시때때로 여기저기 놀러 다니는 여유로운 삶.
생각 없이 살았던 내 삶인데
에바의 말 한마디에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로또 당첨 후에 살고 싶은 삶이
“바로 지금 내 삶”이니 말이죠.
가끔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내 삶을 돌아보게 되죠.
내가 가진 것이 이리 많고
풍족한지 몰랐었는데..
그녀의 말 한마디에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주 20시간만 일해도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내 삶에 감사하고!
아무 때나 비싼 공연을 보러 다닐 수 있는
조건에 있어서 감사하고!
그중 으뜸은 내가 이런 생활을 할 수 있게
뒤에서 받쳐주는 남편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 (평범한) 삶이 누군가는 “간절하게 꿈꾸는 삶”일수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앞으로 더 내 삶에 만족하고,
감사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누군가는 “살고 싶어 하는 삶”을 살면서
불평을 가지면 안 될 거 같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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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은 다아시는 대 "얼렁뚱땅 요리".
집에 남아도는 땅콩을 처리하고자 시작했던 커피땅콩이었는데..
중간에 뭐가 잘못됐는지 땅콩강정으로 끝난 일이 있었습니다.
요리를 시작해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는것이 절대 쉽지않은 나의요리교실.
구경하시고 뭐가 잘못됐진지 알려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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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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