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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나를 당황하게 만든 어르신의 발언

by 프라우지니 2019.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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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요양원에는 참 다양한 분들이 머물고 계십니다.

 

성별과 나이,

리고 요양원에 머문 기간도 다양하시죠.

 

직원을 대하는 태도는..

오래 머무신 분이실수록

만만하게 생각하시는 거 같습니다.

 

요양원에 오래 사신 분들은

직원들이 이름을 부르십니다.

 

“지니”, “소냐”

이렇게 이름을 부르고,

 

Du 두(너/반말/친근한 사람들 사이의 호칭)라 하시지만..

 

오신지 얼마 안 되신 분 들은

“호출벨” 하나 누르는 것도 미안 해 하시고,

 

원하시는 거 하나 해 드리면 “감사 표현”을

하시고 또 하시고,

가끔은 돈을 내놓기도 하십니다.

 

(물론 받지는 않지만..)

 

그리고 직원과 거리를 느끼시는 것인지..

Sie 지(당신/존칭/공식적인 사이의 호칭)라 하십니다.

 

 

 

직원들을 부르실 때도 이름이 아닌

“Schwester 슈베스터(간호사/수녀/언니)”라 부르시죠.

 

우리 요양원에는 직원들을

소위“부리시는 할매”가 계십니다.

 

그중에 제일 만만한 직원은 “실습생”.

 

실습생이 왔다 싶으면 방으로 불러서

이것도 시키고, 저것도 시키시죠.

 

저도 실습생때 종종 불려가서 했던 일입니다.

 

“방에 있는 화분에 물을 줘라~”

“미네랄 워터에 사이다를 반씩 섞어라~”

“내 궁디에 뭘 발라라~”

 

먹는 걸 유난히 밝히시는

어르신으로 100kg이 넘는 거구입니다.

 

제 글에 등장한 적도 있는 할매이신 N 부인.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라!

 

2018/07/23 -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 누구를 위한 과일일까?

 

누구를 위한 과일일까?

우리 요양원에는 매일 어르신들께 배달되는 아침메뉴 카트에 과일이 실립니다. 사과, 배, 키위, 오렌지, 포도등 계절에 따라 과일들이 실리기는 하지만, (어르신들이 특별히 요구하지 않는 한)

jinny1970.tistory.com

 

원래 어르신들은 직원들의

신상에 대해서 잘 묻지 않는데..

 

N부인만은 시시때때로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 오셨습니다.

 

 

 

그리고 물음이 말미에는 항상 같은 말을 하셨죠.

 

“넌 근무 끝나고 집에 가면 남편 품에 안겨서 잠자겠다.”

근무가 끝나면 당연히

집에는 가는 것이고,

 

남편 품에 안겨서 잠을 자지는 않지만

한 침대에서 잠을 자기는 하죠.

 

“이 할매는 왜 유난히 내 남편에게

관심을 보이시나..”했었는데..

 

매번 물어오는 질문이고, 말씀이시다 보니

이제는 그러려니 했었죠.

 

한동안 2층 근무를 하다가,

간만에 N부인이 있는 층에 근무를 들어가서

 

아침에 N부인을 씻겨드리고 있는데,

뜬금없이 한마디를 하셨습니다.

 

“나 거시기(s-e-x)가 하고 싶어.”

갑자기 당황스러웠습니다.

 

지금 할매가 거시기가 하고 싶으시다는데

나는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는지..

 

직업교육 받는 중에 들었던

“카더라 정보.”

 

요양원의 한 간호사가 돈을 받고 손으로

할매가 원하는 것(자- 위?)을 충족시켜줬다는..

 

“설마..” 하면서도

“그럴수도 있겠다.” 했었죠.

 

 

오스트리아 무료 신문 Oesterreich에서 발췌

 

스와핑과 콜보이로 70대임에도 20대처럼

성 생활을 즐기신다는 70살 동갑내기 부부이야기.

 

지금 그 “설마”했던 이야기를 듣고 있는 현장입니다.

당황했지만 안 그런 척 하면서 질문을 했습니다.

 

“N부인, 마지막으로 거시기를 한게 언젠데?”

“한 15년 됐나봐.”

“몇 살 때 였는데?”

“70살이었나?”

“그 이후로는 안 했어?”

“응, 나는 할 때마다 오르(거시기)도 느껴서 하는 거 좋아하는데..”

“....(할 말 없어 입 다물었음)”

 

85살이신 N 부인은 삶에 참 충실하십니다.

 

당신은 100살까지 사시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죠.

 

식탐이 심하게 있으시고,

하루종일 뭘 드시는 분이라

 

아들이 거의 매일 엄마의 (음료, 술, 과일등등) 주

문 호출을 받고 매일 뭔가를 사다 나르고 있고..

 

N부인이 스스로 “내 아들이

내 경제부 장관.”이라 하니 물었죠.

 

 

 

“그럼, 아들한테 이야기 하면 되잖아. 콜보이 하나 불러달라고.”

“내 아들은 안 해 줄꺼야.”

(하긴 세상에 모든 아들들은 절대 용납을 못할 거 같기는 합니다.)

 

“그럼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정보는 있을 거 같은데..”

“난 인터넷이 없잖아.”

“그럼 전화를 하던가.”

“.....”

 

아무리 돈을 받고 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100kg이 넘는 85세의 할매랑

하고 싶지는 않을 거 같지만..

 

그래도 찾으면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찾을 수는 있겠죠.

 

어르신의 문제를 해결 해주는 것이

우리들이 일이기는 하지만..

 

나는 처음 받는 요구 아닌 요구인지라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물었습니다.

 

“요양원 전문으로 활동하는 콜보이가 있남?”

 

그렇다고 내가 불러준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일단 선배들에게 물어봐야죠.

 

간호사 중에 하나가 대답을 합니다.

 

“다른 요양원에 근무하는 내 친구 말을 들어보면
요양원으로 부르면 오나봐.”

“그럼 남자도 부르면 오겠네?”

“근디..보통은 할배들이 여자를 찾지. 왜?”

“N부인이 거시기 하고 싶다고 하는데,
아들한테는 말을 못하겠나봐.”

 

 

나와 간호사의 대화를 듣고 있던 또 다른 직원이 하는 말.

 

“신경 쓰지마, N부인이 자주 하는 말이야.”

 

다른 직원들은 자주 들었던 이야기라는데,

 

2년차 요양보호사는 처음 들어봐서

아주 당황스러웠던 이야기였습니다.

 

인간의 식욕만큼이나 성욕도 “나이듬“과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꿈틀대는 모양입니다.

 

N부인은 왜 그런 이야기를

나에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나에게 “정보나 전화번호”를

받을 생각으로 하신 건 아니겠지요?

 

그냥 말이라도 해서 스트레스를 풀어볼 생각이신 것이였는지..

그것이 궁금한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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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는 너무 거시기 해서 분위기도 바꿀겸...

내가 장보러 다니는 슈퍼마켓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난 알뜰주부라 조금 더 저렴하게 장보는걸 좋아하는디..

오늘 그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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