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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투덜이 시어머니를 대하는 며느리의 자세

by 프라우지니 2019.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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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주식인 빵은 잘 안 먹는 제가 요새 제가 자주 먹는 빵이 생겼습니다.

그 빵은 세일을 하면 절대 지나치지 못하죠.

 

슈퍼에 장보러 갔다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제가 선 곳은..

제일중인 내가 좋아하는 빵.

 

바로 누텔라 크로와상입니다.

 

 

 

크로와상은 버터가 겹겹이 들어간 칼로리가 어마어마한 빵 중에 하나죠.

원래 빵은 잘 안 먹고, 버터도 피하는데 누텔라가 들어간 크로와상은 먹습니다.

 

좋아한다고 해서 매일 사먹는 건 아니고,

세일에 들어가면 한두 번 사먹는 정도입니다.

 

며칠 전 전단지에서 보고 “사먹어야지!" 했었던 크로와상.

44% 세일하니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죠.

 

세일할 때 왕창 사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나중에 데워먹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매일 먹고 싶은 정도는 아닌지라 세일 할 때만 사먹습니다.

 

 



저렴하게 파는 누텔라 크로와상을 사면서 집에 계신 시부모님이 생각나서 더 샀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두 분께 드린다고 설탕이 묻은 것과 안 묻은 것 두 개를 접시에 담아서 얼른 엄마네 집으로 갔습니다. 두분다 달달한 것을 좋아하시니 말이죠.

 

크로와상이 세일하길레 두 분 것도 사왔다고 접시를 내미니 엄마가 투덜거리십니다.

 

“아이고, 안 그래도 뚱뚱한데 뭘 이런 걸 사왔어. 먹고 더 뚱뚱해지라고..”

 

시어머니는 집에서 자주 케이크를 구워서 드십니다.

그래서 시아버지가 잔소리를 조금 하시죠.

 

요즘 살이 더 찌시기는 하셨지만 그렇다고 먹는 걸 포기하시지는 않죠.

 

초저녁에 살 뺀다고 버터 바른 빵 하나만 드시고, 저녁 9시가 넘으면 초콜릿, 과자등 군것질을 열심히 하십니다.

 

사실 시어머니는 살 뺄 의지가 없으십니다.

그냥 말만 하시는 거죠.

 

며느리가 맛있는 빵을 시부모님 생각해서 사들고 갔는데..

“뚱뚱한데 사왔다”고 타박을 하십니다.

 

나는 좋은 마음에 사갔는데 기분이 확 상했습니다.

그래서 엄마께 말씀드렸죠.

 

 

 

“엄마, 이거 드시고 뚱뚱해지실거 같으면 이렇게 말씀하세요. 고맙다 지니야, 네가 사온 크로와상덕에 내가 조금 더 찔거 같구나. 네가 내 허리살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구나.”

 

같은 “너땜에 뚱뚱해지겠다.”도 이렇게 돌려서 말하면 사들고 간 사람이 덜 섭섭하죠.

최소한 “고맙다”는 말은 들었으니 말이죠.

 

며느리의 말을 듣고 시어머니는 그제야 “고맙다.”라는 말을 하십니다.

며느리가 사들고 간 것을 어차피 드실 거면서 그렇게 투덜거리고 싶으신 것인지..

 

어머니가 약간 부정적이시고 모든 일에 투덜거리시는지라 며느리는 불편합니다.

같은 말을 해도 조금 긍정적인 쪽으로 말씀을 해주시면 좋겠구먼...^^;

 

우리가 시부모님께 가끔 드리는 선물, 여행권이나 외식권.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받고 싶은 선물중 꽤 우선 순위의 선물입니다.

자식들과 동반해서 여행을 하고, 밥을 먹고!

 

그래서 되도록 시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나 여행을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동행하는 동안 며느리는 그리 편하지 않아도 장남이 해 드려야 하는 의무이니 말이죠.

 

지난 크리스마스 무렵에는 체코의 체스케 부데요비체(독일어로 부드바이즈)에 시부모님을 모시고 갔었죠. 가서 크리스마스 시장도 구경하고, 그곳에 식당에서 저녁도 먹었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났는데 뜬금없이 시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부부랑 다녀온 하루 나들이는 정말 좋았다, 근데 음식은 양이 너무 많더라.“

 

순간 당황했습니다.

나들이는 좋았는데, 음식량이 많아서 불만이셨다는 이야기인지..

 

 

 

내 기억으로 시어머니는 당신이 주문한 음식을 전부, 그것도 제일 먼저 접시를 비우셨는데 뭐가 많았다는 이야기인지..

 

뭔가를 투덜거려야 직성이 풀리시는 것인지..

잘하고 온 나들이의 잘 먹고 온 음식의 양이 많았다니!

 

“엄마, 엄마는 접시에 나온 음식 다 드셨는데 양이 많았어요?”

“.....”

 

유일하게 음식을 다 드시지 않으신 분은 시아버지.

시아버지는 남은 접시의 음식을 포장해서 가지고 오셨죠.

 

시아버지도 “음식이 훌륭하다”고 칭찬하셨었습니다.

곁들여 나온 빵도 훌륭하고 어디가서도 만나지 못할 가격의 품질이라고 말이죠.

 

뭔 얘기여? 싶으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839

참 불편한 시어머니와의 외출

 

잘 다녀왔고, 나름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왠 트집?

 

이런 소리를 듣고 며느리는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대번에 시어머니께 말씀드렸죠.

 

"엄마, 거기 음식 맛이 없었어요?"
“맛이야 있었는데 너무 양이 많더라.”

“엄마, 맛있는 음식이 양도 푸짐하게 나온 거는 감사한 거예요.

거기는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이 푸짐하게 나왔다고 해야 맞죠.“

(사실 엄마는 다 드셨으니 적당량 나온 거지만..)

“....”

 

할 말이 없으신지 화제를 후딱 돌리시는 시어머니.

 

시어머니는 집에 사시는 것도 뭐가 불만이신지 며느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한마디로 “현실 불만족”스러우신거죠.

 

시어머니의 말에 욱한 며느리의 속사포를 받으셨습니다.^^;

 

“엄마, 집에 사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시죠?

 

요양원에 가시면 하루 세끼 밥 먹고는 할 일이 없어서 창밖만 바라보시는 분들이 태반이에요.

 

집에서 살면서 몸이 안 따라주면 안 따라 주는대로 천천히, 느리게 움직이면 되고, 내가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청소도 하고 음식도 준비하는 소소한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러세요?”

 

아직 70대 초반이신지라 정정하시고 특별히 아픈 데가 없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일인데, 그것을 모르시는 거 같아서 가끔은 답답해집니다.^^;

 

이제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으신데, 매사에 뭐가 그리 불만이 많으신지 모든 일에 투덜거리십니다. 그걸 듣는 사람은 짜증이 올라오는 걸 모르시는 것인지...

 

나도 사실은 필사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는 부정적인 인간형입니다.

그래서 내 곁에 이왕이면 날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끌어주는 인간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이가 들면 모든 일에 “감사”를 하면 살아야 삶이 평화로운 법인데..

우리 엄마는 언제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실는지..

 

제 시어머니는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조언을 해주는 며느리가 필요하신 분인 거 같은데, 저는 그리 긍정적인 인간형이 아닌지라 가끔은 시어머니의 불만에 짜증이 먼저 올라옵니다.^^;

 

시어머니의 불편에 짜증 섞인 말대답이 아닌 진심어린 조언을 할 날이 오겠지요?

그때까지 저도 마음을 조금 수련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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