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시부모님은 바보십니다.
시아버지는“딸 바보”, 시어머니는 “아들 바보”죠.
외모적으로 봐도 딸은 아빠를, 아들은 엄마를 닮았습니다.
외모가 닮은 자식이여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아빠는 시누이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해 주시려고 하사고,
엄마는 아들이 원하는 건 뭐든지 해 주시려고 하시죠.
시어머니는 아들이 나타나면 아들만 바라보십니다.
남편이 “마마보이”였음 꽤 힘들었을 “시집살이”였지 싶습니다.^^;
얼마 전에 장례식에 간다고 남편이 찾은 검은색 와이셔츠.
남편이 가지고 있는 검정셔츠는 딱 하나.
그것도 엄마가 몇 년 전에 선물 해 주신 거죠.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니 마눌을 잡는 남편.
마눌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 시어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엄마, 혹시 당신 아들 검은색 와이셔츠 보셨어요?”
“응, 마당에 널려있는데 목이 조금 닳은 거 같아서 내가 가지고 왔다.”
마당에 널어놓은 빨래를 거둬가시면 미리 말씀 좀 해주시지...
아무것도 모르는 마눌만 남편의 잔소리 사냥을 당했습니다.^^;
수선을 하시려고 챙기셨던 모양인데, 남편은 낡은 셔츠를 입고 장례식에 참석을 했었죠.
그리고는 잊었습니다.
며칠 전에 해놓은 빨래를 개면서 같은 2개의 같은 셔츠를 발견했습니다.
남편은 절대 사지 않은 검은색 셔츠이니 시어머니가 사신 모양입니다.
시어머니는 아들의 낡은 셔츠와 똑같은 셔츠를 사셔서 세탁 후 가져오셨던 모양인데!
가끔 시어머니가 남편의 빨래를 하시는지라,
새로 사셔서 세탁후 가져오신 줄 전혀 몰랐었습니다.
시어머니가 아들 선물로 사시는 셔츠는 나름 고가인데..
크리스마스도 아니고 아들 생일도 아님에도 새로 사셨던 모양입니다.
아들의 낡은 셔츠가 애처로워보이셨던 걸까요?
아들이 필요했음 알아서 샀을 텐데...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새로 사셨다면 생색을 내실만도 한데...
아무 말씀 없이 세탁후 주신지라, 며느리도 몰랐던 사실.
아들을 그림자처럼 돌보시는 시어머니가 남편도 부담이었던 걸까요?
요새는 조금 과장스러운 남편의 행동이 이해가 됩니다.
시부모님과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나눌 때 남편은 시부모님 특히 자신을 바라보는 시어머니가 아닌 옆의 마눌에게만 눈길을 줍니다. 의식적으로 시어머니의 눈을 피하는 거죠.
가족이 같이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해도 남편은 마눌 뒤에 숨는 거 같은 느낌도 받았었죠.
시어머니가 아들에게 묻습니다.
“다음에 어떤 걸 요리할까. 슈니츨 할까, 피자 할까?”
그러면 아들은 마눌에게 묻습니다.
엄마가 아들에게 묻는데 아들은 마눌에게 묻죠.
매번 이런 식입니다. 엄마가 하는 질문에 한 번에 대답한 적이 없습니다.
“엄마가 당신한테 물어봤잖아. 당신이 대답해야지 왜 나한테 물어? 엄마가 나한테 물어보신 것이 아니잖아.”
매번 이런 식으로 마눌의 퉁명스런 반응이 날아오지만 남편의 태도는 변함이 없습니다.
“당신은 당신 가족들인데 왜 맨날 주어온 아들처럼 행동해?
당신이 매번 내 뒤에 숨어서 내가 이집 딸 같다니깐! 난 며느리야!!!“
아들만 바라보시는 시어머니인데, 아들까지 마마보이였으면 며느리는 그 중간에 끼여서 세상에서 가장 힘든 시집살이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시부모님 앞에서 마눌을 더 사랑하는 척 하고, 스킨십을 더 많이 하는 남편.
남편이 부담스럽게 느끼는 시어머니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나름의 방법인걸까요?
그것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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