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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오스트리아의 거리에서 만난 민망한 이동화장실

by 프라우지니 2018.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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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하면 복지국가, 선진국, 우리보다 더 잘사는 나라라고 생각을 하죠.

하지만 현실에서는 사실 그렇지도 못합니다.

 

복지국가라고 해도 모든 사람이 다 복지혜택을 받으면서 잘사는 것도 아니고,

잘사는 나라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잘사는 것도 아니고,

선진국이라고 해서 우리나라보다 모든 시설이 다 훌륭한 건 아닙니다.

 

가끔은 뜨악하는 풍경도 만나게 되고, 저걸 정말로 사용하는지 믿기 힘든 것들도 만나죠.

 

제가 얼마 전에 오스트리아 강변의 운동시설이 얼마나 열악한지 여러분께 보여드린 것이 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2375

나를 실망시킨 오스트리아 강변의 운동기구

 

제가 사는 우리 동네에는 축구장이 하나 있습니다.

 

동네 축구장보다는 크지만, 내가 아는 커다란 운동장보다는 훨씬 더 작은 크기.

 

별로 커 보이지 않는 축구장임에도 오스트리아의 프로축구팀(LASK팀인가?)이 자주 경기를 하러 오고, 이곳에서 출구경기가 있는 날은 우리단지로 들어오는 차도가 다 봉쇄됩니다.

 

경찰이 축구장으로 들어오는 모든 출입구를 막아버린지라 사람들은 다 걸어서 입장해야하고,

단지 내에 사는 사람들만 차를 몰고 올수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대부분은 야간경기만 하는 것인지.. 경기가 있는 날은 늦은 오후부터 사람들의 행렬이 시작되고 저녁이 되면 사람들의 함성이 들리죠.

 

우리 집 창문에서도 경기장의 조명이 보이고, 가끔은 함성도 들립니다.

 

주택 단지 내에 있는 축구장이고, 시누이가 어릴 때부터 있었다던 축구장인데..

남편에게 물어보니 단지 내에 있는 축구장임에도 한 번도 가본적은 없다고 합니다.

 

하긴, 고등학교 때까지는 우리나라처럼 대학 가려고 열공했을터이고...

 

대학은 다른 도시로 가서 졸업하고 그곳에서 취직하고 반평생을 살았으니,

아무리 동네라고 해도 축구를 좋아하지 않으면 안 가봤을수도 있죠.^^

 

 

 

자전거타고 오며가며 거의 매일 보는 축구경기장 앞에 있는 특이한 시설을 봤습니다.

 

이동용 화장실은 이해가 가는데, 그 옆에 있는 저것은 도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보니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한 저것은 정말로 내가 생각하는 그 용도가 맞는 것인지??

 

 

 

어떤 날은 중간에 테두리까지 하고 있는 저 시설의 용도는??

남자표시가 있는 걸 봐서는 저건 남자용 변기가 맞습니다.

 

우측은 여성용 화장실이고, 좌측의 저것은 남자용 소변기라는 이야기죠.

 

우측의 사면이 막힌 화장실은 한 번에 한 명의 볼일만 가능하지만,

남자용 소변기는 3명이 한 번에 볼일(?)을 볼 수 있는 다기능 시설입니다.

 

축구 경기 내내 맥주 잔뜩 마신 남자들이 잠시 쉬는 시간에 후딱 볼일을 봐야하니,

3명이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썩 훌륭하기는 한디..

 

보면서도 “설마”했습니다.

 

“설마 정말로 저 상태로 이용하는 건 아니겠지?

경기가 시작되고 사람들이 몰리면 저기에 비닐이라도 씌우겠지..”

 

이 글을 쓰면서 생각 해 보니...

 

저 중간에 끼워놓은 테두리는 사용하지 않을 때 닫아놓는 용도였던 모양입니다.

경기가 자주 있을 때는 항상 열려있었던걸 보면 말이죠.

 

 

 

“설마 사람들이 이용 할 때는 뭐라도 덮어서 민망한 모습은 안 보이게 하겠지..”

 

이건 저만의 착각이었습니다.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정말로 이 민망한 남자용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을 봤습니다.

저렇게 뻥 뚫린 곳의 화장실을 이용했다는 이야기죠.

 

저기에 서서 바지의 앞쪽을 내리고 볼일을 보는 남자의 뒷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는 자전거 타고 가는 내내 혼자 궁시렁 거렸습니다.

 

“해도 너무한다. 어떻게 저렇게 원시적인 화장실이 있을 수 있지?”

“민망해서 어떻게 저기서 볼일을 보냐고?”

“왜 저런 걸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두면 어떻게 볼일을 보냐고?”

 

이용하는 사람은 별 불만이 없는데, 보는 사람만 이러는 것인지..

 

보고 또 봐도 민망하고, 자주 보면 익숙해질 만도 한데, 그래도 여전히 민망한 화장실.

 

우리 동네 축구 경기장에 딱 버티고 있는 경기장용 민망한 화장실.

 

오스트리아의 모든 경기장에 이런 민망한 화장실이 있는 것인지, 아님 조금 큰 곳은 사면이 막힌 화장실만 사용하는지는 다른 (축구)경기장은 내가 안 가봐서 알 길은 없습니다.

 

오스트리아에는 3명의 남자가 한 번에 볼일을 볼 수 있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내 생전 처음 보는 그런 화장실이 말이죠.

 

볼일을 보는 사람도 민망한지는 (내가 사용할 수가 없어서) 잘 모르겠고, 보는 사람은 참 민망하고,  누군가 이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면 지나가면서도 얼굴을 들지 못하고 딴 곳을 쳐다보면서 지나치게 되는 화장실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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