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부가 뉴질랜드 길 위에 살 때 종종 훈제기를 사용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을 떠날 때는 짐을 정리하면서 그것도 팔아 치우고 왔죠.
낚시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는 일상에서는 절대 볼일이 없을 줄 알았던 훈제기였는데.
어느 날 훈제기가 내 앞에 나타났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던 훈제기보다는 조금 작기는 하지만, 사용법은 같은 그 훈제기가 맞습니다.
“이건 어디서 산겨?”
“아마존”
“왜? 생선 훈제하게?”
“....”
“여기에 무슨 생선이 있다고 훈제기를 샀어?”
“고기도 훈제 해 보려고.”
“얼마나 해 먹는다고 훈제기를 사.”
“....”
마눌의 핀잔을 들으면서 훈제기를 개봉이 됐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지하실에 잘 보관해뒀다 싶던 훈제기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날씨 좋은 주말에 남편이 훈제기를 꺼내서 청소를 합니다.
확실히 전에 사용하던 것보다는 더 작지만 품질은 훨 좋은 거 같습니다.
열심히 훈제기를 닦고 기름 치던 남편이 마눌에게 외치는 한마디.
생선을 훈제 할 때는 특별한 양념이 필요한건 아니고..
설탕과 소금만 골고루 치면 완성입니다.
역시 양념(소금, 설탕)을 해 놓으니 연어가 반짝이는 것이 먹음직스럽습니다.
이렇게 1,2층으로 연어를 예쁘게 나열해서는 불 위에 올릴 준비는 완료입니다.
알코올 위에 연어박스를 올리고,
뚜껑을 덮어서는 타고 있는 알코올이 꺼질 때까지 기다리면 되죠.
알코올이 타들어가는 시간 10여분에 뜸 들이는 시간 5분 정도면 따끈한 훈제연어가 완성됩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 흐르고, 예쁜 훈제연어가 완성이 됐습니다.
이렇게 넉넉하게 훈제를 했는데 제가 먹은 건 단 한쪽입니다.
남편이 두 쪽, 마눌이 한쪽, 시부모님 한쪽씩 드리고..
매주 일요일에 놀러 오시는 시 큰아버지, 시 작은아버지 두 쪽씩 드리니..
연어 한 마리가 사라졌습니다.
매년 여름 “송어훈제”를 해서 형제분들을 불러서 파티를 하시는 시 큰아버지/작은아버지께 그동안 얻어먹은 훈제송어의 수에 비하면 소박한 답례였지만,
그래도 감사하게 받아 가시고 나중에 “맛있었다”고 말씀해주시니..
남편도 은근히 흐뭇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남편이 산 훈제기로 연어 훈제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남편 말대로 “고기를 훈제”하기 위해서 샀다고 했으니..
다음번에는 “고기를 훈제”해서 햄으로 먹어볼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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