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이 타고난 팔자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과 노력한대로 살아지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자신의 삶을 조금 더 행복하게 바꿀 수 있음에도 그런 시도는 접어놓고 그냥 사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제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보이는걸 보면 말이죠.

 

오스트리아 시집와서는 내내 남편의 양아버지를 돌보느라 집안에만 있어서, 독일어도 기초에 가깝고, 사는 낙도 없는 내 친구. 가까이 있을 때는 만날 때마다 푸념을 듣느라 내가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해도 내말을 듣기보다는 매번 만날 때마다 같은 불평만 하던 친구.

아마도 그녀에게 필요한건 그저 그녀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사람이었나 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서 “잘 지내고 있나?“했던 친구는,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왔습니다.

 

엄마 병간호를 간다고 하더니만, 다시 돌아온 건 이유가 있어서 왔겠지요.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636

친구가 돌아왔다.

 

다시 돌아와서도 그녀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남편의 양아버지인 백인 할배를 돌보는 24시간 간병인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할배의 친딸은 외국에서 온 전문 요양인보다 더 싼 가격으로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셈이죠.

지금은 하루에 50유로정도를 받으면서 한 달 일을 하면 1500유로정도 월급을 받습니다.

 

원래 일을 하면 고용주가 4대 보험 따위는 내주는 것이 맞지만, 그녀는 “불법”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라 고용주가 내줘야 하는 보험료 혜택도 못 받고 있습니다.

 

나중에 직업교육을 받으려면 4대 보험은 내고 있어야 하는데, 그녀는 불법으로 일을 하는지라 그런 혜택을 받을 수가 없어서, 나중에 직업교육을 받을 목적으로 그녀가 받는 월급 1500유로중 500유로를 투자해서 “4대 보험”을 내는지라 실제로 그녀 손에 쥐는 돈은 천유로 남짓입니다.

 

 

그녀와 그녀가 돌보는 남편의 양아버지.

 

다시 돌아와서도 남편의 양아버지를 돌보고 있는 친구는,

해마다 그분의 생일에는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 북에 올립니다.

 

0대 중반이시 할배는 아직 정정하시지만,

언젠가 그분이 돌아가실 때면 친구는 어떻게 자기 인생을 펴나갈지 궁금합니다.

 

다시 돌아온 친구에게 내 딴에는 중요한 조언도 했었습니다.

 

“간병하는 할배가 돌아가시면 네 남편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빨리 네 국적부터 바꿔놔.”

“그것이.. 남편이 회사에서 떼어놔야 하는 서류를 안 떼어다 줘!”

“그럼 그것 말고는 다 준비가 되어있고?”

“아니, 서류가 워낙 복잡해서..”

“나머지는 네가 다 준비해놓고 남편에게 서류를 달라고 해야지. 그리고 남편이 안 주면 네가 남편 회사에 가서 필요한 서류를 떼어달라고 하면 되잖아.”

 

아무래도 국적을 바꾸는데 필요한 서류 중에 남편의 월급명세서 따위가 들어가고, 국적을 바꿀 때 내야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은지라 남편이 흔쾌히 응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러면 그녀라도 열심히 수속을 진행해야 할 텐데..

그녀 또한 하는 일이 바빠서 그런지 오스트리아 국적취득은 계속 미루고 있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녀에게 묻지 않았지만 그녀가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온 이유는 알만합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산 7년 세월이 그녀를 많이 변화 시킨 거죠.

 

다시 돌아간 동남아의 가난한 나라인 자신의 모국과 오스트리아를 비교하니..

그곳에서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 싶습니다.

 

이곳 생활이 힘들어서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돈 버는 것이 그곳에서 저렴한 일자리를 찾는 것보다는 더 좋은 방법이었던 것인지 그녀는 다시 돌아와서 다시 24시간 간병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경우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악기를 배워 40 평생 악기를 연주하고, 오스트리아 국내 정상의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활동을 했던 일본 아낙.

 

어느 날부터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아서 연주를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답니다.

 

10대 후반에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와서 40대 중반까지 학교를 다니고, 직업 연주인이 되어서 살았는데, 연주를 못하니 당연히 실업자가 된 거죠.

 

그렇게 일본으로 돌아갔는데, 그곳에서는 아무도 만날 수가 없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답니다. 자신은 일본인인데 일본 밖에서 살아온 삶이 더 긴 그녀는 외모만 일본인이였던거죠.

 

자신이 연주인으로 살 때 자주 다녔던 유기농 야채가게의 주인(남자)와 연락을 하고 지냈던 모양인데, 그분이 “그렇게 힘들면 그냥 여기 와서 같이 사는 것이 어떠냐?”고 했답니다.

 

그렇게 그녀는 유명 연주인으로의 삶을 놓고 다시 오스트리아로 들어와서 지금은 유기농가게를 하는 남자의 아내로 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자신이 살수가 없어서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이죠.

 

 

 

 

24시간 간병하는 그녀는 가끔 휴가를 내서 짧은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같은 도시에 사는 그 나라 사람들(교포)들은 다 남편을 좋게 보는 사람들인지라,

어디 가서 남편의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행은 같이 다니는 모양입니다.

 

마음은 터놓지 못하지만 혼자 가기 힘든 여행을 같이 가주는 사람들은 많은 모양입니다.

 

 

 

그녀가 이렇게 페이스 북에 그녀의 여행 사진을 올릴 때쯤엔 항상 나에게 부탁을 해옵니다.

 

“지니, 혹시 주변에 24시간 간병할 사람 없을까? 한 3일정도.

일당은 하루에 50유로고, 여기까지 오는 왕복차비는 내가 부담하고.“

 

그녀는 나를 겨낭하고 이런 부탁을 해오는지 모르겠지만..

제 주변에는 이런 일을 할 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하루 10시간 근무를 하면 100유로가 넘는 일당을 받는 전문 요양보호사가,

24시간 간병하면서 달랑 그 반도 안 되는 일당을 받는 일을 할리도 없거니와!

 

그녀가 너무 안타까워서 내가 도와주려고 한다고 해도..

다른 도시에 가서 생전 처음 보는 할배를 24시간 간병한다면 허락할 남편이 아닙니다.

 

“그냥 외국에서 오는 ”24시간 간병인“을 부르지 그래?”

“그렇게 부르면 하루 70유로도 넘게 줘야 하거든.”

 

아무래도 하루 50유로정도의 일당을 받는 자기 일당보다 더 주기는 부담이 되는 모양입니다.

 

지금은 멀리 있어서 그녀가 사람이 필요할 때만 연락을 해오는 정도입니다.

 

이번에는 1월 초순에 고향에 2주 동안 휴가를 간다고 “일당 55유로짜리 24시간 간병인”을 물어왔습니다. 내 주변에는 다 오스트리아 공식 “요양보호사”들인지라 이런 헐값에 일할 사람들도 없고, 더군다나 1월 초순이면 휴가철인지라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는데..

 

매번 그녀의 부탁에 “미안, 내가 아는 사람이 없고, 나도 시간이 안 되네”합니다.

 

나도 정해진 근무일에는 근무를 하러 가야하는지라, 들어주고 싶어도 들어주지 못하거든요.

 

그녀의 삶이 행복 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녀가 선택한 최선의 삶인 것 같기도 하면서도,

그녀가 돌보는 할배가 돌아가시면 오스트리아살이 10년차 아낙의 초보 독일어 실력으로 그녀가 원하는 직업교육을 받으면서 홀로서기를 잘할 수 있을지도 걱정입니다.

 

양아빠가 돌아가셨으니 그녀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그녀의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면 그녀는 이곳에 법적으로 머물만한 조건이 안 되는지라 쫓겨날 수도 있는데..

 

그녀의 남편이 그렇게 나쁜 인간은 아니길 바래보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것인지라...^^;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불행해진, 아니 어쩌면 행복의 시작일지도 모를 아낙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남편 회사 동료, 이태리 출신 박사 학위 엔지니어.

이태리 사람들이 다 바람둥이는 아니겠지만, 내가 아는 그는 쫌 그런(?) 바람둥이입니다.

 

여자를 만나면 첫날은 뽀뽀하고, 1주일이면 대충 다 즐기고 정리 끝~

그런 그가 그 당시 만나던 20대 초반의 러시아 아가씨가 임신했다는 들었을 때 우리끼리 했던 말.

 

“아니, 그 친구는 어쩌다가 그런 실수를 했을까?”

 

워낙 다양한 국적의 아가씨들을 주 단위로 바꿔가면서 만나온 그의 다양한 여성편력으로 봐서는 그는 “특 바람둥이”인데, 그가 러시아 아가씨를 임신시켰다니 놀라울 수 밖에 없었죠.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러시아 아가씨의 노력이었을 수도 있고 말이죠.

 

이 당시에 러시아에서 “오페어(아이 보러 오는 학생)“로 유럽에 입성한 아가씨들이 본국에 돌아가지 않기 위해 현지인 남성과 아이를 낳고 동거를 하다가 결혼을 해서는 합법적으로 눌러앉는 경우가 꽤 많았거든요.

 

그녀도 이런 류의 “오페어” 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어쩌다 이태리 바람둥이를 만나서 아이를 낳고 함께 살았습니다.

 

아이를 낳고 살면서도 이태리 바람둥이는 끊임없이 바쁘게 다녔습니다.

 

주말 저녁에 연락 없이 그의 집에 살짝 들리면 아이엄마인 러시아아가씨가 하는 말.

 

“장보러 갔는데?”

 

그녀 앞에서는 말을 안 했지만 우리끼리는 알고 있었죠.

 

“또 샜구먼, 주말에 어디 가서 장을 본다고?”

 

아이를 낳고 살면서 러시아 아가씨는 이태리 바람둥이가 자신과 결혼해주길 바랬습니다.

 

학생신분이니 그냥 계속 학생비자로 합법적인 신분을 만들어주려는 남자의 마음과는 다르게,

여자는 배움에는 뜻이 없는지라 그냥 이곳에 살면서 일하고 싶어 했었죠.

 

러시아 아가씨가 결혼을 너무 원하는지라.. 같은 여자인 내가 보기에 참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이태리 남자와 친한 관계의 사람들만 모였을 때 제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태리 친구는 왜 결혼을 안 하려고 하는 거야? 아이 낳아서 잘 키워주고 있잖아.

집에서 살림하는 마눌 노릇까지 다 하는구먼. 결혼은 왜 안 되냐고?”

“결혼을 하면 러시아아가씨가 원하는 것이 더 늘어나지.”

“뭐?”

“지금은 밖으로 나돌아 다녀도 아무 말 않지만 결혼을 하고나면 그런 것까지 단속하려고 들 거 아니야. 그것 때문에도 그렇고, 지금도 밖으로 나돌아 다니면서 여자들 만나는데, 나중에 더 좋은 여자 만났을 때 발목 잡히면 곤란하잖아.”

“그런 이유야?”

“일단 발목 잡히는 것이 싫어하지. 자유로운 영혼이잖아.”

 

뭐 이렇게 결혼을 원하는 그녀와, 결혼을 원하지 않는 남자의 줄다리기는 몇 년째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둘 사이에 태어난 딸은 너무 이뻐라 하는지라,

그녀와 아이 하나쯤은 더 가질 줄 알았습니다.

 

미국으로 파견 나가면서도 아이와 아이엄마까지 데리고 가서 2년을 보낸지라,

조만간 결혼을 하겠지 했었습니다.

 

그렇게 잘살고 있는 줄 알았던 그 커플의 소식을 최근에 들었습니다.

이태리 남자에게 새 여자가 생겼다고!

 

라틴댄스를 추러 다니던 그에게 새로운 파트너가 생긴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이엄마인 러시아아가씨와 헤어지려고 하는데, 아이 때문에 소송까지 들어갔다고!

 

이태리 법정에서 난 판결이 “아이 양육권을 엄마에게 주고, 양육비를 지급하라.“ 이었는지, 아님  ”아이는 네가 키워줘 (난 바빠서 아이 키울 시간이 없으니) 내가 돈줄께!“이었는 모르지만. 최근에 이태리 남자는 러시아 아가씨에게서 자유로워졌습니다.

 

남자는 월급에서 아이 양육비를 떼어줘야 하는 손해(?)는 보겠지만 나름 만족스런 지난 날일 테지만. 처음부터 “결혼”을 원하지 않는 남자를 만나서 몇 년을 결혼하려고 노력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잃어버린 러시아 아가씨의 지난 세월은 어디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남자가 결혼하고 싶게 만드는 방법이 있더라고.

거기에 있는 건 다해 보려고!”

 

마지막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가 했던 말입니다.

 

20 초반에 15살 연상의 남자를 만나서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면서 가정을 꾸려보려고 노력했었던 그녀는 처음부터 잘못된 선택을 했었던 걸까요?

 

그저 이태리 남자의 의도대로 하룻밤 사랑으로 끝났던 사이라면 지금쯤 그녀는 제대로 학교를 졸업해서 커리어우먼으로 지금보다는 더 당당한 자신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나도 그녀와 같은 여자여서인 모양입니다.

 

처음의 내 친구도 두 번째 러시아 아가씨도 자신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대도 그들의 삶이 조금 아쉽고 애처롭고 그들의 시간이 조금 아깝게 느껴지는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12.30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