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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나에게는 너무 피곤한 휴가

by 프라우지니 2017.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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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난 주에 남편과 23일간의 짧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말이 좋아 휴가지, 사실은 겨울맞이 동계훈련을 다녀온 느낌입니다.^^;

 

3(, , ) 동안 동계훈련 같은 휴가를 다녀와서는 바로 하루 10시간짜리 근무를 이틀 연달아 하고 나니 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나왔습니다.

 

제가 피곤하면 입 옆에 바로 물집이 잡힙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제 몸의 면역력이 떨어졌음을 알려주는 알리미 역할을 하거든요.^^;

 

제 몸이 피곤해서 견딜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온 거죠.^^;

 

! 여러분께 저의 피곤한 3일간의 휴가를 공개합니다.

 

 

 

저희부부는 짤스캄머굿 지역으로 휴가를 갔었죠.

 

외국의 관광객들은 이 지역의 호수주변만 볼거리가 있겠거니 생각하시지만,

사실 이 지역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으로 겨울철 스키관광객이 넘치는 지역입니다.

 

그러니 이 지역의 호텔은 겨울이야말로 제대로 된 성수기인거죠.

 

저희가 머물렀던 Bad Goisern 바드 고이세른(실제로는 바드 고이세엔이라 발음) 지역을 중심으로 저희가 3일을 보냈습니다.

 

첫날 정오쯤에 이곳에 도착해서는 주변의 가까운 곳으로 산책(?)을 갔었습니다.

눈신발을 챙겨서 다녀온 산책이었죠.^^;

 

 

 

우리가 산책을 갔던 지역이 처음에는 어디쯤인지 전혀 몰랐었는데..

나중에 다녀와서 이 지역의 지도를 보고 알았습니다.

 

우리가 산책 갔던 지역에 몇 개의 노르딕 스키 슬로프가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당연히 눈이 쌓여있는 지역이었던 거죠. ^^;

 

 

 

나름 도시주변에 있는 집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엄청난 눈을 올해 처음 봤습니다.

 

대충 1미터 이상 쌓인 눈이었지만, 우리는 눈신발을 신었던 관계로,,

무릎위로 더 깊이 발이 빠지지는 않았습니다.

 

눈길에 발자국을 내면서 걷는 것이 생각보다 힘이 드는지라,

몇 걸음만 걸으면 숨이 헉헉거리며 막히는 증상까지 있었습니다.^^;

 

 

 

눈신발이 조금 무거운지라 이걸 신고 걸으면 참 많이 무겁습니다.

 

가뜩이나 무거운 눈신발 아래로 눈이 달라붙으면 더 무거운데,

이걸 신고 오르막을 오르려니..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려해도 힘든 건 힘든 거니..

이건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찬 거야~해 보지만,

모래주머니도 이렇게 무겁지는 않겠구먼..

 

한번 말하면 자신이 말 한대로 지키는 남편,

1시간만 올라간다고 하더니만, 정말로 1시간을 쭉 올라갔다가 내려왔습니다.

 

그렇게 첫째 날은 간단한 워밍업으로 눈신발을 신고 거의 2시간은 넘게 산을 타고 다녔습니다.

 

 

 

둘째 날, 이날은 볼프강 호수 옆에 있는 Scharfberg 샤프베르크 산.

 

그냥 등산이 아니고 산으로 올라가는 산악열차를 탄다고 해서 앗싸~했었습니다.

왜 열차를 타면서 눈신발을 챙겨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죠.

 

 

 

산악열차가 정상은 아니더라도 중턱까지는 가는 줄 알았었는데..

중턱의 반도 안가서는 열차가 서고, 사람들이 다 내립니다.

 

남편이 챙기라고 했던 눈신발은 여기서부터 필요했던 거죠.^^;

 

열차가 이곳에 머무는 시간은 15.

15분 동안 열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이곳에 있는 가판대에서 글뤼바인(따뜻한 레드와인)를 사마시면서 이곳에서 보이는 아랫동네/호수를 즐기면서 담소를 나누다가 다시 열차가 아래로 내려가면 타고 내려가는 거죠.

 

왕복 14유로라고 해도 싸다고 생각했었는데..딱 이곳까지 와서 가벼운 음료(는 추가로) 사 마시고 다시 내려가는 코스 가격이었나 봅니다.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글뤼바인 사마시고 있는 동안에..

우리부부만 눈신발을 신고는 출발합니다.

 

남들은 다 서서 음료마시고 있는데, 우리부부만 이곳을 출발하니.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지라 졸지에원숭이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산악열차가 정상까지 운행하는 기간에는 이렇게 철로를 따라 걷는건 불법이지만,

지금은 폐쇠된 구간이라 눈신발을 신고 걷습니다.

누군가는 스키를 타고 내려간 흔적도 보이고 말이죠.

 

 

 

우리부부는 열차에서 내린 1130분에 눈신발을 신고 출발해서는 2시까지 계속 위로 올라갔다가 위에서 230분경에 다시 아래로 내려와서는 330분 열차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눈신발을 신고 다니는 우리야 눈이 얼마나 쌓였는지 실감할 수가 없었는데..산길에 만난 그냥 등산화를 올라온 사람들을 보니 눈이 허벅지 아래로 푹푹 빠지는 것을 볼 수 있었죠.

 

눈신발이 무겁기는 해도 눈이 많이 쌓인 곳에서는 꼭 필요한 신발인 모양입니다.

 

무릎 아래로 발이 푹푹 빠지는데도 열심히 걸어 올라오는 부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나마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좋은 환경이었다고 합니다.

 

어제는 허리 아래까지 눈 속에 파묻히는지라 도저히 올라올 수가 없어서 포기했었다네요.

 

오스트리아의 겨울철에는 산위의 모든 산장들이 다 휴업을 합니다.

그래서 정상에 올라가도 뭘 사먹을 수 있는 곳이 없죠.

 

샤프베르크 정상에도 여름에는 호텔도 있고, 산장도 있고, 레스토랑도 있지만,

가을쯤에 문을 닫았다가 봄에 다시 문을 여는지라 겨울에는 영업정지입니다.

 

그렇게 오후 4시쯤에 산에서 내려와서는 그 마을(생 볼프강)을 조금 구경하고는..

우리의 숙박지는 Bad Goisern 바드 고이쎈 에 후딱 되돌아와야 했습니다.

 

 

 

우리 여행을 온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동네서 열리는 "Perchtenlauf페르턴라우프" 라는 행사를 보기 위함이었죠.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크게 퍼레이드가 열리는 이곳을 마눌에게 보여주려고 남편이 선택한 곳입니다.

 

낮에 눈신발 신고 산 위를 헤매고 다닌것도 피곤한데, 이 퍼레이드를 보느라 또 길 위에서 두어 시간을 보내고 나니 행사는 저녁 9시까지 열리고, 천명이 넘게 나온다는데, 700번 되니 지칩니다.

 

춥고, 피곤하고, 퍼레이드 중에 이것들이 뛰어나와서 사람들을 회초리로 때리는데,

나도 몇 대 맞고 보니 아프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이곳에서 열리는 퍼레이드가 가장 와일드 하다고 하더니만, 이 무서운 탈을 크람푸스들이 막아놓은 게이트를 타넘어 오려고 하고, 관람객들을 대놓고 패는지라 소리 지르고, 도망가느라 바빴습니다.

 

말이야 심하게 때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회초리 몇 개를 묶어서 가지고 다니는지라,

실제로 맞으면 아프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에는 산타만 등장하지만, 서양에서는 산타와 함께 이 인물이 등장합니다. 일명 Krampus 크람푸스 라고도 불리는 일종의 악마.

 

착한 일을 한 어린이는 산타가 선물을 주지만, 나쁜 일을 한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때 이 크람푸스가 와서는 벌을 준다고 하는지라 산타와 함께 다닌답니다.

 

다음에서 캡처

 

크람푸스의 뜻은 위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나쁜 일을 한 어린이들에게는 벌을 준다고 했었는데..

 

우리가 구경 갔던 곳에서는 조금 만만 해 보이는 관람객에게는 여지없이 회초리를 들이대는지라, 남편도 마눌 뒤에 있다가 마눌이 도망가는 바람에 얼떨결에 맞았는데, 아팠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추위에 떨고, 맞아서 아픈 저녁을 마감하고 다시 날이 밝았습니다.

 

3일째는 산은 오르는 일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할슈타트에도 오를 산은 있더라구요.^^;

 

 

 

할슈타트의 주차장은 공휴일에는 무료주차라고 남편이 인터넷에서 확인을 했는데..

주차장 2개는 휴업 해 버리고 달랑 하나만 개방해놨는데, 1시간에 3.50유로. 미친 거죠.

 

아무리 관광지여도 그렇지 1시간 3,50유로라니!

 

3~6시간까지는 8유로여서 그냥 주차를 할까 했었는데..

마눌이 주차비를 낸다고 해도 거절하시는 남편!

 

결국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호숫가에 주차하고는 마을까지 한 30여분 걸었습니다.

 

 

 

할슈타트 언덕에 있는 소금광산은 겨울이라 휴업이라고 합니다.

모르죠, 우리가 간 때만 휴업을 한 것인지도.

 

언덕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있지만, 어제도 그제도 눈신발을 신고 훈련을 했으니..

언덕쯤이야 슬슬 걸어 올라가면 되는 거죠.

 

올라가는 두 길 중에 한길에 택해서 올랐습니다.

 

내려올 때는 경사도가 약한 길로 내려올까 했었는데..

오르막길에서 만났던 이곳 주민이 다른 길은 눈 때문에 폐쇄했다는 친절한 설명을 들었죠.

 

 

 

걸으면 1시간이 걸린다는 길이었는데, 눈이 많이 녹은 곳은 얼음처럼 빙판인지라 올라가기 힘이 들었고, 더 위로 갈수록 눈이 더 쌓여있는지라 조금 더디기는 했지만, 올라가면서 볼 수 있는 풍경은 근사했습니다.

 

 

 

오히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보는 정상보다,

 정상을 오르는 길에 본 이런 풍경이 더 근사합니다.

 

 

 

눈길이라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카메라 앵글에 걸리는 사람들이 없으니 좋고!

올라가는 중턱쯤에 찍은 할슈타트 호수의 겨울 풍경입니다.

 

 

 

우리는 걸어서, 다른 사람들은 케이블카(산악열찬가?)를 타고 올라온 전망대입니다.

 

올라올 때 빙판길도 있고, 눈도 엄청 쌓였던지라 내려갈 때는 많이 위험 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내려갈 때는 그냥 케이블카를 탈까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습니다.

 

"남편, 우리 내려갈 때는 잘못하면 미끄러져서 머리가 깨질 수도 있으니 그냥 케이블카 탈까?

그래.

케이블카는 얼마나 할까?

모르지.

.. 5유로 하면 타고 내려가고, 10유로 하면 그냥 걸어가자.

 

밑에서 언덕까지 오는 케이블카는 운행길이가 길지도 않았구먼.

편도는 9유로인지라 우리가 예상한 금액을 넘어서 우리는 그냥 걸어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이곳의 케이블카는 왕복은 16유로, 편도는 9유로입니다.

 

올라올 때 2시간이 걸린지라 내려갈 때는 더 위험한 빙판길일지도 모르니 그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했었지만, 생각보다는 내려오는 것이 그리 불편하지 않는지라 생각보다는 빨리 내려왔습니다.

 

그렇게 언덕을 다 내려올 때쯤 맑았던 날씨가 갑자기 한 번에 확~ 바뀝니다.

 

구름이 내려오나 싶더니만, 눈발이 날리고 비도 오고..

 

 

 

우리는 차가 마을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지라 부지런히 30분을 걸어야 했죠.

 

진눈깨비를 30분 맞으며 우리차가 있는 곳까지 와보니 부부의 옷이 몽땅 젖었습니다.

다행히 여행 중이라 둘 다 여유분의 외투가 있었던지라 차에서 얼른 갈아입었습니다.

 

이렇게 나름 육체적으로 조금 지치고 힘든 휴가를 지내고 곧바로 근무 이틀을 하고 나니 많이 피곤합니다. 이제 조금 쉬나 했었는데.. 남편은 또 장거리를 뛰실 모양이십니다.^^;

 

이번 주에는 비엔나의 시누이 집과 그라츠의 친구 집에서 하룻밤씩 머문다는 계획을 세우십니다.

 

비엔나는 시누이한테 가겠다고 숙박 허락까지 받아놓은 상태였지만,

아무래도 무리인거 같아서 취소를 했습니다.

 

그라츠는 내일 출발할 모양인데..

안 가려도 시도를 해 보니 남편이 불만을 토로하는지라 그냥 따라가야할거 같습니다.^^;

 

다음 주는 근무 이틀에 뮌헨으로의 23일 여행이 잡혀있는지라 몸 관리를 잘해야 하지 싶습니다. 입가에 물집을 달고 계속해서 다닐 수는 없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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