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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89- 낚시꾼에겐 익숙한 강가의 노숙,

by 프라우지니 2017.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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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남섬에서는 가끔씩 강변에서 노숙을 하곤 했었습니다.

남섬은 북섬에 비해서 백인들이 더 많고, 치안도 조금 안전한 편이거든요.

 

그렇다고 원주민인 마오리들이 사는 북섬이 아주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조심은 해야 합니다.

(물론 이건 저희 부부가 그동안 주어들은 정보와, 경험에서 온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북섬에서는 웬만하면 위험한 노숙은 안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비포장도로로 들어가면 대부분은 가난한 마오리들의 사는 마을인지라..

우리에게 아무 짓을 안 해도 괜히 불안하고 무섭거든요.^^;

 

 

구글지도에서 캡처했습니다.

 

남편이 정복중인 와이오에카 강.

강 하나를 훓는데 짧으면 이틀, 보통 3~4일, 길면 1주일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동을 하다 보니 벌써 하룻밤을 묵어갈 곳을 찾아야할 시간이지만,

낚시꾼인 남편은 지칠 때까지 낚시를 하다 오는지라, 가끔은 어쩔 수 없이 노숙을 하기도 하죠.

 

 

 

남편이 국도에서 벗어나서 강 옆으로 나 있는 비포장도로로 들어갑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학교도 나오고, 송어 낚시, 농장투어, 가이드 투어 등이 가능한 숙박업소도 있습니다. 일단 학교가 있는걸 보니 (마오리) 마을이 있기는 한 모양입니다.

 

 

 

비포장도로의 이곳 저곳에 차를 세워두고 남편은 저렇게 강물을 따라 갑니다.

 

날씨가 쌀쌀해서 반바지 안에 쫄바지를 입고 활동을 하십니다.

남편이 저렇게 사라져서 몇 시간 안 오는 동안 낚시꾼 마눌도 나름 바쁘게 지내죠.

 



낚시꾼 남편이 사라지면 마눌이 제일 처음 하는 일은 주변을 둘러봅니다.

 

이렇게 복분자가 있으면 열심히 따 모으죠.

 

아침에 비타민 충만한 아침 식사용으로!

바닐라푸딩을 부어서 디저트용으로!

설탕 넣고 갈아서 아이스크림 소스용으로!

다양하게 사용이 가능한지라 눈에 보이면 일단 땁니다.

 

뉴질랜드에는 200여종이 넘는 고사리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작은 고사리류도 있지만, 대부분은 대형 고사리입니다.

비올 때 고사리 아래 있으면 비도 피할 수 있는 크기입니다.^^

 

 

 

길을 달리다가 낚시 포인트를 발견했습니다.

자! 이곳으로 가능한데까지 차를 몰고 들어갑니다.

 

남섬에서는 강변에서 노숙도 가능하지만..

여기는 북섬이니, 아무데나 노숙하다가 마오리 강도 만나면.. 큰일 나죠.!^^;

 

 

 

낚시 포인트롤 들어서니 우리보다 먼저 들어와 있는 캠핑카가 있습니다.

조금 거리가 있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독일어!

 

그들의 캠핑카는 렌트카 인걸 보니 관광객인거 같은데..

어찌 이런 낚시 포인트까지 찾아들어온 것인지..

 

남편처럼 강의 위, 아래로 헤매고 다니는 사람이 저 차에는 없는걸 봐서 단순 관광객 같은데..

숙박비 아끼려고 비포장도로를 달려서 이런 숨어있는 곳까지 찾아들어온 정성이 대단합니다.

 

사실 이곳에 아무도 없었다면 노숙할 생각은 안 했었는데..

숨어있는 이곳에 이미 독일관광객의 캠핑카가 있으니 우리도 살짝궁 노숙을 하기로 했습니다.

 

 

 

노숙이 확정되니 남편이 또 낚싯대를 가지고 사라집니다.

저렇게 사라지면 깜깜해진 다음에야 돌아와서 이만 닦고는 잠자리로.

 

그리고 아침이 되면 아침도 먹기 전에 다시 또 낚시를 나서죠.

아침 산책이 아닌 아침낚시로 새로운 날을 맞습니다.^^

 

 

 

남편이 사라지고, 마눌도 낚싯대를 들고 나왔습니다.

두어 번 던져서 송어가 안 잡히면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남편을 기다리죠.

 

날이 밝으면 책이라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겠지만..

날이 어두우면 그것도 불가능하니 밖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잘 자고 아침이 왔습니다.

 

사실 잘 잤다는 건 뻥입니다.

하루 종일 강을 오락가락하는 남편이야 피곤하니 잘 잤겠지만..

 

저는 자다가 몇 번 잠을 깼습니다.

내 꿈에는 저 독일 관광객 캠핑카는 이미 가버리고, 마오리 청년들이 우리 차 운전석에서 권총을 빙빙 돌려가면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북섬이 치안이 불안한 걸 알기에, 무의식중의 두려움이 나온 거 같습니다.

 

 

 

남편은 이른 아침을 먹고 낚싯대를 들고 사라졌고, 우리 옆에서 함께 노숙을 한 독일인 관광객 가족들도 늦은 아침을 먹고 정오가 다 되갈 무렵에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이른 아침에 낚시 “잠시”만 하고 오겠다고 사라진 남편.

남편이 낚시할 때 “잠시”는 한두 시간이 될 수도 있지만, 하루 종일도 될 수 있는 시간인지라..

혼자 남은 마눌은 아침 운동 삼아서 마눌도 팔 운동(낚시?)을 조금 했습니다.

 

송어를 잡아도 남편이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죽이기도 못하면서..

뭘 잡아보겠다고 시도는 해봅니다. 하지만 시도는 시도로 끝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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