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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90-낚시꾼의 와이오에카 강 여기저기

by 프라우지니 2017.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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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은 근사하고 멋있는 볼거리를 찾아서 이동을 하지만,

낚시꾼은 낚시할 포인트를 찾아서 하루종일 이동합니다.

 

남편도 낚시꾼이니 자신이 원하는 포인트를 찾아다니며 이동을 하고,

낚시꾼 마눌은 그 옆을 항상 따라다니죠.

 

 

 

오늘도 어제에 이어서 포인트를 찾아다닙니다.

 

보통 사람들의 생각 같으면..

각 포인트에 시간을 정해놓고 30분이나 1시간씩 낚시를 언제쯤 끝이 나겠다는 답이 나오지만,

낚시꾼이 필이 꽂히면 한 포인트에서 하루 종일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강 하나의 낚시 포인트를 다 끝내는 시간을 정하기가 힘이 들죠.

 

 

 

오늘은 나름 바쁘게 돌아다녔습니다.

달리다가 포인트에 도착하면 강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고, 따라서 내려가고!

 

내려가서 고기가 있을만한 곳의 이곳저곳에 낚싯대를 던져보고.

강 옆으로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 있어서 이동이 가능하면 그리로!

 

강 옆으로 이동이 불가능하고, 강물이 그리 깊지 않는 곳이면 강 속을 걸어 다닙니다.

 



달리나 싶었는데 차는 또 섭니다.

 

물속에서 오래 걷다 보면 추우니 반바지 안에 두툼한 쫄바지까지 요 며칠 입고 다닙니다.

남편이 저렇게 사라지면, 마눌은 일단 남편이 사라진 쪽의 강을 둘러보죠.

 

낚시꾼 마눌으로 조금 살다보니 강을 보면 혼자서 대충 판단을 합니다.

 

“이 강은 쪼매 작은데, 물은 맑구먼!”

 

물도 깊어 보이고, 강 옆으로 걸어 다닐 수 있는 길도 없다면...

혼자서 판단도 합니다.

 

“늦어도 한 시간이면 올라오겠군.“

 

물론 틀릴때가 더 많지만 말이죠.^^;

 

 

이날 날씨가 엄청나게 더웠습니다.

아스팔트가 다 녹아내릴 정도로 말이죠.

 

하루 종일 해가 쨍쨍이면 이렇게 아스팔트가 녹아내리고..

구름이 끼고, 비가 오나? 싶으면 체감온도는 겨울!

 

 

다시 남편이 낚시 포인트를 찾았습니다.

다리 아래를 보니 물은 안 깊어 보이고, 강을 따라서 걸을 수 있는 길도 있습니다.

 

이런 곳은 마눌이 함께 내려가서 걷기도 합니다.

낚시 간 남편을 기다리며 “혼자 노는 시간“이 지루해지면 곧잘 남편을 따라 가서,

저도 낚싯대를 한두 번 던지기는 합니다.

 

목적은 낚시보다는 조금 걷는 것이지만 말이죠.

 

 

길을 막아놔서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면 직접 저렇게 발품을 팔기도 합니다.

 

혹시나 사람을 만나면 왜 길을 막아놓은 것인지 묻기고 하고,

산사태 등으로 더 이상 안으로 진입이 불가능하면 낚시도구를 다 챙겨서 홀연히 사라집니다.

 

남편은 갈 때 “언제 오겠다.“ 말은 하지 않고 갑니다.

 

시간을 정해놓고 오라고 한들 낚시에 정신이 팔리면 오지도 못할 뿐 아니라, 시간제한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을 테니 마눌은 그냥 차를 지키며 기다리는 역할에만 충실합니다.

 

 

 

와이오에카 강의 낚시 포인트를 찾아다니다가 엊그제 캠핑장에서 만났던 영국인을 만났습니다.

 

서로 갔던 낚시 포인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자신들이 잡았던 송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죠.

 

일종의 낚시꾼끼리 하는 자랑입니다.

“나 XX포인트에서 팔뚝만한 송어 잡았다”

 “팔뚝만한 송어를 봤다.”

 

가끔은 거짓말도 합니다. 큰 거 2마리 잡아놓고는 상대방한테는..

“쪼맨한 거 한 마리 잡았다.”고.

 

 

남편의 낚시 포인트가 이렇게 제대로 된 휴게소이면 남편을 기다리는 마눌은 감사!

 

나무 아래 그늘진 테이블도 있으니 책도 읽을 수 있고,

땡볕 아래 차 안에서 땀 흘리며 있는 거 보다는 열배 더 훌륭한 장소입니다.

 

“그늘이 없어도 차안에서 문을 다 열어놓으면 되지?“

싶으시겠지만, 차들이 오가는 이런 도로옆 휴게소에서 동네방네 문을 다 열어놓고 있다가..

한 떼의 젊은이들의 탄 차가 와서 강도짓을 한다면? 문을 꼭꼭 닫고 있어야죠.

 

이런 무서운 강도 외에도 ‘샌드플라이’라는 초파리 비슷하게 생겨서 모기기능을 가지고 있는 녀석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문은 닫고 있는 것이 안전합니다.

 

젤 좋은 방법은 차문은 잘 잠그고, 긴 옷으로 챙겨서 입고, 나무아래 그늘에 있는 방법입니다.^^

 

 

 

날씨가 덥기는 덥습니다. 남편이 반바지 안에 쫄바지를 벗어던졌습니다.

 

저기 보이는 다리는 목제나무로 지금은 사람의 통행은 막고 있습니다.

다리의 역사에 대한 여러 가지 안내판이 걸려있기는 하지만, 사실 낚시꾼에게 이 다리의 역사 따위가 중요한건 아니죠. 이 강에서 “송어를 잡는냐 마느냐“ 더 중요하니 말이죠.^^

 

남편이 이렇게 풍경 속에 있다는 말인 즉은 마눌도 잠시 함께 산책을 했습니다.

 

남편 옆에 있다고 해서 함께 낚시를 하는 것은 아니고, 가끔은 헤드폰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기도 하고, 남편은 못 알아듣는 한국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혼자서 흥을 내고 잘 놉니다.^^

 



남편이 낚시 포인트를 체험하고, 보고, 확인하고 하는 동안에..

마눌도 하는 일이 있습니다.

 

복분자를 따기도 하고, 잡초처럼 아무렇게나 자란 허브를 찾아내기도 합니다.

이번에 찾은 건 “애플민트”입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유럽의 고급스런 허브“ 들은 사실 야생에서 자라는 풀입니다.

 

럭셔리한 화원이나 가정집에서 예쁘게 키우는 마당이 아닌, 야생풀들과 함께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자라는 허브여서 그런지 향도 꽤 강한 녀석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꽤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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