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 중에 젤 중요한 과제(남편의 영구거주비자 취득)을 해 치우고,
지금은 남편이 여러 강을 중점적으로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강이야 상류에서 하류까지 각각의 낚시 포인트를 헤매도 다녀도 그러려니 하겠는데..
남편이 요즘 매일같이 다니는 강은 별로 유명하지도 않고, 비포장도로는 기본입니다.
바다와 만나는 강의 하류야 그러려니 하겠는데..
강의 상류까지 찾아 들어간다니 시간도 많이 필요한 작업이 되지 싶습니다.
오늘 남편이 선택한 강은 Waimana 와이마나 강.
강의 하류인 강어귀에서 이미 낚시를 해봤으니 이 강의 상류 쪽으로 올라갑니다.
이 길에는 캠핑장도 2개나 보이니 낚시하다가 시간이 늦어지면 잘 수도 있고..
뭐 이런 마음에 길을 나섰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낚시하는 여행자의 일상적인 하루를 잠시 엿보실 수 있습니다.
출발 전에 남편은 가지고 있는 와이마나 강을 따라서 낚시 포인트를 내비게이션에 옮기는 작업을 합니다. 이렇게 미리 찍어놓아도 대충의 위치인지라 차에서 내려서 확인하고 강을 찾고..
이런 부가적인 작업은 낚시꾼이 직접해야합니다.
가령 지도상에는 길 옆에 붙어있는 강이고, 낚시 포인트인데..
실제로는 강은 200m아래에 있는 경우도 있고, 별의별 상황들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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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따라 강 옆에 나란히 나있는 길을 달리다가..
길 바로 옆, 주차 공간도 있는 곳에서 잠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차를 놓고 가는 곳이 그늘도 없는 땡볕인 경우도 있고,
차들이 쌩쌩 달리는 위험한 갓길일 때도 있고, 허허벌판인 곳도 있는지라..
이곳처럼 그늘진 나무아래에 주차하면 낚시꾼 마눌은 정말 땡큐입니다.
마눌이 그늘진 차안에서 혼자 잘 놀고 있을 때,
남편은 저렇게 위, 아래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낚시를 합니다.
사실 대낮에는 고기들도 물지 않는디..
웬만하면 아침, 저녁 선선할 때 하는 것이 고기를 잡을 확률도 높은 법이지만..
그렇다고 대낮에 놀 수는 없으니 일단 낚싯대를 던지고 또 던지로 하는 모양입니다.
낚시하다가 쉬고 싶거나, 배가 고프면 낚시꾼 남편은 차로 돌아옵니다.
대부분은 캠핑장에서 준비해온 음식이거나, 전날 먹던 음식인 경우도 있고,
때로는 슈퍼에서 사온 햄으로 빵 사이에 넣어서 샌드위치를 먹을 때도 있습니다.
이때 남편이 먹는 점심메뉴는 전날 먹다가 남은 스테이크를 송송 썬 것과,
오이 샐러드에 삶은 달걀, 피클을 넣고 소스를 넣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렇게 가볍게 점심을 먹고 나면 남편은 다시 낚시를 나섭니다.
주변에 사람들이 있으면 때로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을 소요하기도 합니다.
생전 처음 본 사람하고도 기본 30분 대화이니, 한두 시간은 금방이죠.^^
강의 상류를 따라 외진 곳으로 들어가다 보니 나타나는 풍경.
차들이 다니는 도로인데 아이들이 말을 타고 유유히 걷고 있습니다.
이곳은 “원주민인 마오리들이 사는 지역”입니다.
다른 말로 해석하자면..
이곳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입니다.
가난하다고 다 관광객에게 적대적인 것도 아니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지만,
조심해야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들이 눈에 “여행 온 외국인” 들은 그들보다 가진 것이 더 많은 사람들일 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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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계속해서 안으로 달리며, 낚시 포인트를 찾아갑니다.
안으로 들어가다 보니 포장도로도 끝이 나고 비포장도로가 나옵니다.
점점 더 우리는 강의 상류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죠.
강의 상류로 가면서 여기, 저기에서 낚시를 한 남편이 오늘은 나름 행복한 날입니다.
중간 크기의 송어 한 마리를 잡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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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나타난 캠핑장을 찾아서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니..
이 근처에 있는 등산로들에 대한 이정표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이정표 주변의 공터에는 등산을 간 듯 한 차들이 저렇게 주차되어있죠.
우리가 이 길에서 찾고 있는 무료 캠핑장.
분명히 오늘 우리가 달리는 이 길에는 이 캠핑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 종류의 지도에서 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 보입니다.
혹시나 우리가 있는데 못 찾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길을 두세 번씩 왕복 해 가면서 찾고,
또 찾았지만, 캠핑장에 대한 어떤 이정표도 보지를 못했습니다.
사실 원주민인 마오리들이 사는 계곡이 저는 조금 무섭습니다. 북섬에는 활동 중인 마오리 갱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었고, 가난한 마오리들이 하는 도둑질 때문에 범죄율이 높다고 들었었죠.
남섬 같았다면 강가의 아무데나 차를 세우고 노숙을 해도 되지만, 북섬은 무서워서 오늘 달리는 이 길에서 DOC 캠핑장을 찾았다고 해도 거기에 머무는 사람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치려 했었죠.
몇 번을 반복해서 찾아도 있어야 할 캠핑장 이정표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곳에서의 숙박을 포기하고 남은 시간을 남편은 낚시하면서 보냈습니다.
지금까지 다닌 강에 비해서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물도 맑고, 낚시꾼에게 최고의 선물인 송어까지 잡은 강인지라 하룻밤 묵으면서 아침, 저녁으로 낚시를 하고픈 남편의 계획은 이루지 못했지만, 안전 제일, 건강 제일인 여행자인지라 미련 없이 이곳을 떠났습니다.
남편의 낚시는 저녁 9시 30분까지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와이마라강의 석양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라의 한 관청인 DOC(자연보호부)에서 만든 캠핑장이라면,
사유지가 아닌 공유지에 만들었다는 이야기인데..
캠핑장을 안내하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남편은 이 문제점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 했습니다.
“전에 우리가 갔던 곳에 철제 안내판이 다 너덜너덜해져서 곧 떨어져 나가려고 했던 거 본 적 있지?”
“응.”
“그거 내가 왜 그런지 설명 해 줬지?”
“거기 사는 마오리들이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 막으려고 그걸 떼어내려고 하는 거 같다며..”
“응, 여기에 사는 마오리들이 관광객이 오는 걸 막으려고 DOC캠핑장 안내판을 떼어서 버린 거 같아.”
“그래서 이 길을 몇 번씩 오르락, 내리락 해도 못 찾은 거야?”
“그치, 다른 등산로 안내판은 길옆에 잘 보이게 있는데, DOC 캠핑장 안내판이 안 보인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
“그렇지, DOC캠핑장 안내판은 큼지막하게 항상 잘 보인데 있지.”
어차피 캠핑장을 찾았어도 숙박객이 없으면 허허벌판에 우리만 머물다가 밤에 무슨 일을 당할 수도 있는지라, “숙박을 확실하지 않으면 하지 말자!“ 했었으니 무료 캠핑에 대한 미련은 없지만..
“정말 마오리들이 캠핑장 안내판을 떼어냈을까?”
하는 의문은 그 후 며칠 동안 내내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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