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제각기 입는 옷이 다르죠.
유럽 패션 중에 하나인 어깨에 걸치고 다니는 스웨터.
이건 한국에서는 “외국영화나 잡지에서 본 것"이니 따라 해 보지만..
정말로 땀이 삐질 삐질 나는 여름에 어깨에 걸고 다니는 스웨터를 입을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을 떠나면 어깨에 걸고 다니는 스웨터가 정말로 필요한 날씨를 경험하게 되죠.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오스트리아!
한국처럼 사계절이 있기는 하지만, 뚜렷하게 구분이 되지는 않습니다.
단지, 하루에 세 계절을 골고루 맛 볼 수 있습니다.
여름임에도 해가 안 뜨면 체감온도는 가을 혹은 겨울이 되기도 하고, 겨울임에도 해가 쨍쨍하면 스웨터를 벗어던지고 공원에서 선탠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여름처럼 말이죠.
뉴질랜드의 여름도 유럽의 그것과 닮아있었습니다.
여름이여서 땡볕아래는 타 들어가고, 한참 더울 때는 아스팔트도 늘어지는데..
그늘에 가면 서늘한 편이죠.
날씨도 변덕이 심해서 해가 떴나 싶으면 구름이 끼고, 구름이 꼈나 싶으면 비가 내리죠.
관광객이 꿈꾸는 화창한 날입니다.
파란 하늘, 파란 바다, 하늘에 뭉게구름.
다른날보다 구름이 조금 더 많은 날이기는 하지만..
카메라를 어디에 들이대도 정말 근사한 풍경뿐이죠.
남편의 낚시터인 강가에 파란 하늘아래서 예뻐 보인다.. 싶었는데.
구름이 조금씩 더 내려옵니다.
이날은 구름이 내려왔다가 올라가기를 반복했습니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하나 둘 내려오나.. 했었는데, 잔뜩 끼였습니다.
이제 가자고! 가자고! 해도 “나는 안 들려요.“로 일관하는 낚시꾼 남편!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는지라 길을 나셨는데..
오늘 구름이 심상치 않습니다.
원래 변덕이 심한 뉴질랜드의 날씨지만 이 정도는 아닌디..^^;
내리던 비가 우박으로 바뀌나 했는데..
내려도 너무 심하게 내려치는지라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차를 갓길에 세웠습니다.
우박이 마구 들이칠 때는 달리는 것도 위험하다는 판단에 말이죠.
우박 때문에 서 있다가 우박이 비로 바뀐 다음에 길을 나섰습니다.
길 옆으로 하얗게 쌓인 것은 눈이 아니라 우박입니다.
단시간에 이렇게나 많은 우박이 떨어지다니..
변화무쌍한 날씨의 최고치를 기록한 날입니다.
이날 숙박을 위해 들어갔던 홀리데이 파크.
이곳에도 우리가 만났던 엄청난 우박이 내렸던 모양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우박을 만나봤지만, 구슬치기가 가능한 크기는 처음 이였습니다.
우박 때문에 자동차의 지붕이 폭폭 파인다는 이야기가 실감되는 순간 이였죠.
이런 크기가 세차게 내려치면 그 말이 맞을 거 같기도 했구요.
뉴질랜드 길 위에서 심상치 않는 날씨를 만나시면 잠시 차를 세우세요.
가장 안전한 곳은 공터나 주차장이지만, 그런 곳을 발견하지 못하셨을 때는 갓길에 잠시 차를 세웠다가 내릴 거 다 내린 후에 다시 길을 나서시길 바랍니다.
시간이 없다고 험한 날씨를 뚫고 달리다가 큰 낭패를 보실 수도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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