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커플들이 존재합니다.
합법적으로 결혼한 남녀 간의 부부, 혹은 동성끼리의 부부.
저희도 길 위에 살면서 여러 동성커플을 만났었습니다.
대놓고 자신들은 “커플”이라고 밝히는 경우도 있었지만, 남들 앞에서는 친구인 척하고 뒤에서 주고받는 은밀한 그들의 눈짓과 몸짓으로 그들이 커플임을 알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아히파라에서 만난 동성 커플은 특이해도 너무 특이했던지라.
아직까지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이 두 명의 여성이 커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둘 다 아이를 업고 홀리데이 파크에 입장을 했었죠.
신기했던 것은 둘 다 남자아이를 그것도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데리고 왔었죠.
건물의 안 밖 구분없이 기어다니던 그녀들의 아들들.
커플의 아이들은 홀리데이 파크내의 건물 이곳저곳을 기어 다니느라 항상 바빴고,
두 아낙도 아이들을 쫓아다니느라 항상 바빴습니다.
둘 다 수화를 사용하면서 약간 이상한 발음으로 목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그들 사용하는 언어가 독일어인건 알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아낙이 각자의 아이를 업고 다니니 아무도 그들 커플이라는 건 알지 못했습니다.
기어 다니는 아이들이 예쁜지라 제가 그들에게 말을 걸어봤었죠.
입 모양을 보고 아는 것인지, 아님 알아듣는지는 모르겠지만,
묻는 말은 알아듣고 대답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둘 다 11개월이고, 자신들은 독일에서 왔고, 자신들은 커플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둘 다 인공수정으로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했다고 말이죠.
나와 이야기를 했던 아낙은 다른 아낙을 "남편"이라고 칭하는 걸 봐서 부부라는 걸 알 수 있었죠.
그 부부를 만나고 난후 참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청각장애라는 장애를 안고 태어난 것도 살기 힘든 세상일 텐데..
레즈비언도 정상인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당할 텐데..
자신들이 보통 사람과는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손가락질 하고,
쳐다보는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자신들을 내보이고,
더 나아가 완벽한 가정을 위해 각자의 아이들을 낳아서 행복하게 살고 있고,
지금은 자신을 세상에 내보이며 당당하게 여행 중인 레즈비언 커플입니다.
그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내 것과 다르고, 내가 알고 있는 세상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들이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은 하나만은 존경스럽고 정말로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 또한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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