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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680 - 레몬 찾아 동네 한바퀴

by 프라우지니 2016.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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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전국에서 레몬이 나는 지역이 몇 군데 있습니다.

 

이 동네를 가면 집집마다 레몬나무에 레몬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죠.

남섬의 최북단에서도 봤었는데, 북섬의 최북단에도 마찬가지로 레몬이 납니다.

 

제가 어디를 가도 기본적으로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현지탐사를 하는지라..

대충 어떤 것이 나는 동네인지는 금방 파악이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슈퍼에서도 레몬을 살수는 있지만, 일단은 비싸고, 더군다나 유기농은 가격이 몇 배가 더 비싸니 이왕이면 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레몬을 바로 사거나 얻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레몬을 얻으러 갈 집을 정하고 나서는 새로 스콘을 구웠습니다.

 

말려서 가지고 다니던 말린 레몬껍질을 넣어서 레몬껍질이 씹히는 레몬스콘을 말이죠.

금방 구은 스콘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몰랑한지라 먹을 만하니. 챙겼습니다.

 

스콘을 굽고 싶은 분만 참고하시라!

 

여행 중에는 이 스콘이 남편의 간식이요~ 가끔씩 우리부부의 끼니요~

선물용으로 아주 요긴하게 쓰인 녀석입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786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100-여행 중에 “쉬운 스콘굽기”

 

저의 거래조건은 일단은 돈으로 살 예정인데, 산다고 해서 돈을 많이 들고 가는 건 아니구요.

 

한 2불 정도에 레몬 몇 개를 얻어올 생각도 있고..

스콘으로 물물교환을 할 예정인지가 가서 상황을 봐서 바꿀 시나리오를 준비했습니다.^^

 

아니 넉살이 얼마나 좋길레 아무집이나 가서 그렇게 하시남? 싶으신가요?

저는 처음 보는 사람들하고도 이야기를 잘하는지라 이런 일이 창피하지는 않습니다.

 

하는 방법은..

 

일단 레몬나무 집에 가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계세요?”

 

이걸 여러 번 해야 합니다. 시골집은 초인종이 없거든요.^^;

 

이집에서는 첫마디가 끝나기가 무섭게 어디서 송아지만한 개가 짖으면서 나에게 달려와서는 낮은 담장을 넘으려고 껑충거리는지라 제가 아주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제가 개를 조금 무서워하거든요.^^;

 

일단 주인어르신 부부를 마주했으니 제가 온 이유를 말씀 드렸습니다.

 

“저기 마당에 레몬이 탐스럽게 달린 레몬나무가 있던데... 제가 몇 개만 살 수 있을까요?”

(사실 얻으러 가서도 말은 이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레몬을 팔지는 않는데... 몇 개가 필요한데?”

"그럼 제가 구워온 스콘을 3개 드릴 테니 레몬 6개만 주세요.“

“마당에 들어와서 따 가요.”

“제가 개를 무서워해서 마당에는 못 들어갈 거 같은데요..^^;”

 

할매는 마당으로 레몬을 따러 가셨고, 할배는 문 앞에서 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집 주인인 노부부이신데 백인남편과 인도인 아내로, 레몬나무가 있는 집은 4년 전에 사셔서 도시에서 이곳으로 이주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짧은 시간에 별말을 다 했나 싶으신가요?

 

어르신들은 원래 대화를 시작하시면 묻지도 않는 이야기들을 줄줄 하십니다.^^

 

 

 

 

할매는 커다란 레몬을 10개나 따다 주셨습니다.

 

제가 가지고 갔던 스콘의 양에 비해 너무 많이 주신지라, 스콘을 더 갖다드리겠다고 했더니 더 갖다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면서 스콘은 잘 먹겠다고 감사인사를 하셨습니다.

 

감사야 레몬을 10개나 받은 제가 곱빼기로 해야 하는데 말이죠.^^

 

레몬을 챙겨서 돌아서는 제 등 뒤에 인도인 할매가 한마디 하십니다.

 

“우리 집은 레몬을 잘 안 먹으니 필요하면 또 와요!

어차피 나무에서 떨어지면 버리는 것이니 필요한 사람이 가져다쓰면 좋지.”

 

 

 

얻어온 레몬은 씻어서 껍질을 두툼하게 잘라낸 후 채 썰어서 말릴 준비를 합니다.

 

유기농 레몬을 이렇게 말려놓으면 나중에 물에 불려서 스콘을 구울 때 넣으면 맛있고 색다른 스콘이 되는지라, 기회가 될 때마다 레몬껍질을 열심히 말려놓습니다.

 

껍질 벗긴 레몬의 원액은 물에 타서 마시면 건강에도 좋고 상큼하니 1석2조인 레몬입니다.

 

혹 어떤 분들은 아낙이 주책없이 그렇게 남의 집까지 찾아가서 레몬을 가져와야 쓰겠냐? 하실 수도 있지만, 뉴질랜드도 노부부가 외롭게 계시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의 방문을 좋아하신답니다.

 

그러니 아낙의 주책도 전혀 민폐가 아닌 것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신 소리!! 민폐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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