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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682 - 내가 캔 조개로 만드는 크램차우더

by 프라우지니 2017.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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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히파라 해변에서 조개를 캘 수 있다는 걸 알기는 했는데..

 

사실 이 조개는 저희부부가 전에 캐봤지만 먹지 않던 조개였습니다.

해감방법을 몰라서 모래가 씹혔거든요.

 

그래서 이왕이면 해감방법을 아는 조개들을 선호했었는데..

지금은 캘 수 있는 조개가 이것밖에 없으니 이걸로 일단 요리를 시도해봤습니다.^^

 

 

 

 

일단 해감 방법을 모르니 조개를 삶은 후에..

 

조갯살만 발라내서 조갯살이 낀 모래들을 또 다 씻어냈습니다.

이렇게 해야 속속히 박혀있는 모래들이 나올 거 같아서요.

 

처음부터 크램차우더라는 “아웃백”에서 먹어봤던 그 스프를 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조개를 삶아서 최대한으로 모래를 빼내고 남은 것들을 모아보니 그것이 탄생한 거죠.^^

 

모르는 건 무엇이든지 인터넷 검색창에 치면 다 나옵니다.

 

“크램차우더”

다행이 가지고 있는 재료가 다 있느니 못할 것도 없죠.^^

 

버터는 요리사인 제가 안 좋아하는 관계로 버터는 뺐습니다.

 

우선은 양파랑 감자를 썰어서 기름에 볶다가 다 익어갈 무렵에..

밀가루를 1 수저를 넣고 잘 볶아준 후에 우유와 조개 삶은 물을 반반씩 넣어서 끓였습니다.

거기에 다진 조갯살을 넣고, 소금, 후추뿌리니 완성!

 

 

 

처음 한 거 치고는 정말 맛도 근사하고, 모양도 근사한 크램차우더가 완성됐습니다.

 

평소에 남편에게 “오늘은 어떤 걸 요리 할 거야!”고 말하지 않는지라..

남편에게는 매일매일이 새로운 메뉴였지 싶습니다.

 

마눌이 해내는 요리들이 사실 맛이 없지는 않으니 남편 또한 잘 먹습니다.

남편은 맛이 없으면 조용히 수저를 내려놓는 스타일입니다. ^^;

 

크램차우더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조갯살이 듬뿍 들어가 있으니..

정말이지 어느 레스토랑에서도 맛볼 수 없는 최고급 크램차우더입니다. (자화자찬^^)

 

 

 

 

크램차우더를 만들고 얼른 점심상을 차렸습니다.

스프에 곁들이는 토스트는 구워서 아보카도를 버터대신으로 발랐습니다.

 

부부가 점심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으니 어디선가 우리들의 시어머니 로스할매가 등장하셨습니다. 묻지 않아도 먼저 다가오시죠.

 

“뭐 먹어?”

“네? 아, 네~ 해변에서 캔 조개로 크램차우더 스프를 했어요.”

 

로스할매는 안 가고 식탁 옆에 서서 우리 크램차우더가 담긴 냄비를 바라보십니다.

손 큰 아낙이 둘이서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만큼 요리를 한지라 한사람 분은 충분히 더 나오죠.

 

할매가 우리 밥상을 빤히 쳐다보시니 남편이 한마디 했습니다.

 

“같이 드실래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얼른 남편 옆에 빈자리에 앉는 로스 할매.

그래서 얼떨결에 3식구가 나란히 앉아서 크램차우더를 먹었습니다.

 

로스할매는 스프랑 빵은 저희에게 얻어먹고..디저트는 마을에 있는 카페에 가셔서 커피에 케이크를 먹었다고 나중에 오셔서 자랑을 하셨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으셔서 홀리데이파크의 캐빈(방)에  머무시고, 매 끼니도 거의 나가서 사 드시는 분이 왜 시시때때로 왜 가난한 여행자인 우리부부의 한 끼에 살짝 수저를 얹으시는 것인지!

 

다른 사람이 상대 해 주지 않으니 유일하게 말상대를 해주는 우리부부에게 오는 것이라..

그렇게 부부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고 유일하게 있는 가족이 개 2마리인데,

개들이랑은 대화가 불가능하니 말이죠.

 

그렇게 생전 처음한 크램차우더 스프는 나름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잘해서 다 먹어치웠으니 말이죠.^^

 

아직은 조개 해감방법을 모르니 더 연구를 해봐야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조개가 입을 열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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