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부부가 “뉴질랜드 길 위에 사는 여행자”이기는 하지만..
가끔씩은 한 곳에 사는 일상이 될 때면 저는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제가 여행자가 아닌 거주자가 되는 순간이죠.
아히파라의 홀리데이파크에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전에는 몰랐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7시경에는 케이프레잉가로 가는 “원데이 투어“버스가 매일 출발하죠.
다들 가벼운 배낭을 메고 타는 버스에, 3박4일용 커다란 배낭을 메고 타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아니 가벼운 버스투어에 왜 커다란 배낭을 메고 가는 것인지...“
궁금한건 물어봐야하니 홀리데이파크 안내 데스트에 물었습니다.
“저 사람들은 Te Araroa 테 아라로아를 걷는 사람들이야.”
“응? 그거 뭐래?”
“뉴질랜드의 최 북단인 케이프 레잉가에서 최 남단의 블러프까지 걸어서 가는 거야.”
“얼마나 걸리는데..”
“모르지..”
아! 여기서 케이프 레잉가 원데이 버스투어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889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656 - 케이프 레잉가 버스투어, 원데이 투어
아하! 뉴질랜드를 위에서 아래까지 걸어서 여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또 정말로 그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어제 와서 하루 숙박을 하고 오늘 길을 나선 일본인과 잠시 이야기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테 아라로아는 뉴질랜드의 북에서 남까지 3,00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하는 여행입니다.
걸어서 하는 여행이다 보니 기간은 보통 4달은 넘게 걸린다고 합니다.
사진속의 일본 중년아저씨는 한참 일할 나이인데, 왜 4달 넘게 투자해서 이 여행을 하는 것인지,
이 여행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지, 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는 서둘러 길을 나섰습니다.
Te Araroa 테 아라로아는 보시는 대로 이런 심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도에서 이 심벌이 있으니 찾기가 쉽죠.
일단 궁금한 것이 생겼으니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봤습니다.
테 아라로아를 걷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웹사이트도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테 아라로아를 궁금하신 분을 위해 아주 짧게 소개하자면...
뉴질랜드의 북에서 남까지 뉴질랜드의 중간을 직통으로 하는 도보여행입니다.
중간에 물을 건너는 2번을 제외하고는 순전히 자신의 다리로 뉴질랜드를 종주하는 거죠.
뉴질랜드 전국을 몇 번 돌아본 저희 부부이고, 아낙이지만..
전 테 아라로아 트랙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었습니다.
“평생에 한번 하는 뉴질랜드 여행일수도 있는데..
뉴질랜드의 멋지다는 곳만 찾아서 봐도 시간이 부족할 텐데..
뉴질랜드를 쭉 걸어서 내려가는 도보여행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물론 사람마다 여행을 하는 방법이 틀리고, 보고자 하는 것도 틀리겠지만..
이왕에 하는 여행, 좀 더 멋진 풍경을 보고, 좀 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더 멋진 여행으로 기억하고 싶은 것이 보통 사람들이 바라는 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닌가요?
이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제가 아히파라의 홀리데이파크에서 봤던 커다란 배낭을 멘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케이프 레잉가에 가서 이 테 아라로아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였습니다.
케이프 레잉가에서 3박 4일 나인티 마일비치를 따라서 걸어 내려오면 해변이 끝나는 지점에 아히파라가 있습니다.
그러니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나 나인티 마일비치를 걸어서 내려온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이기도 한거죠.
나인티 마일비치는 80km가 조금 넘는 길로 단 3일에도 걸어서 내려올 수는 있지만,
밀물 때는 이동이 불가능한지라 물때를 잘 맞춰야 합니다.
뉴질랜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무료 지도에서 이 테 아라로아는 잘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3,000km를 걷는 것은 힘들지만, 짧은 구간이라도 이 길을 걸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뉴질랜드 여행 중에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머물던 11월은 아직 비수기이고, 날씨도 비가 오는 날이 많은 날임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이 도보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사람들이 지나가기도 했고, 2~3일에 몇 팀씩 지나가기도 했죠.
같은 길을 걷다보니 사람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 친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하긴 4달을 이렇게 자주 만나면서 걷다보면 나중에는 정말로 친구가 될 거 같기도 합니다.
저희부부는 남편이 낚시꾼인지라 이 종주여행을 하지는 못합니다.
뉴질랜드 내륙지방을 걸으면서 낚시를 할 수는 없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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