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수영이 불가능한 해변의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나라에도 물살이 센 곳의 해변에서는 “수영금지”라고 푯말이 붙어있을 것 같기도 하고...
보통 바다로 휴가를 가는 이유가 수영을 위함인 것을 생각한다면..
수영을 할 수 없는 바다에 여행객들이 찾아올까? 싶습니다.
하지만 저희부부는 뉴질랜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정말로 수영을 할 수없는 해변을 많이 봐왔습니다. 물살이 너무 쎄서 수영을 하러 갔다가는 그냥 파도에 휩쓸러버리는 곳이죠.
지금 저희가 머물고 있는 아히파라의 해변도 수영은 불가능한 해변입니다.
수영은 할 수 없는 해변이지만 사람들은 모여드는 해변이죠.
밀물이나 썰물이나 파도가 거칠기는 마찬가지지만..
밀물때 더 많은 사람들이 해변으로 몰려듭니다.
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나 가까이 가보면 두 부류의 사람들로 구분이 되죠.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서핑을 배우고 있는 서빙초보자.
그리고 밀물과 함께 몰려오는 고기들을 낚기 위한 낚시꾼.
보통 때는 한가한 해변인데 밀물 때만 이렇게 바다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장관인 곳.
이곳의 낚시꾼들은 취미삼아서 낚시를 온 여행자들이 아닙니다.
이곳에 터를 잡고 사는 원주민들이 물때에 맞춰서 한 끼 식량을 구하러 온 거죠.
뉴질랜드 남섬에 비해서 많은 원주민이 살고 있는 북섬은 정말로 아직까지도 자연 속에서 채집활동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저희도 시시때때로 고기를 잡고, 과일들을 따 가면서 생활했었고 말이죠.
이 해변에서 낚시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조금 여유가 있으신 분은 다른 방법으로 확실하게 생선을 잡습니다.
간만에 콘티키를 가지고 등장하신 백인아저씨도 만났습니다.
해변에서 낚시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확실하게 고기를 잡는 방법입니다.
저 기계에 달린 낚싯줄에 여러 종류의 미끼들이 달려있으니..
고기들이 입맛대로 미끼를 먹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뭐시여? 하시는 분만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180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458-낚시도구 Contiki콘티키를 아십니까?
전에 두어 번 봤던 콘티키와 세트인 미끼통도 등장했습니다.
저는 심심해서 해변을 오가던 산책객 이였던지라 콘티키를 해변에 띄우시는 아저씨를 도와드렸습니다. 이 작업이 둘이서 하기에는 조금 바쁜 작업이거든요.^^;
아저씨는 낚싯줄을 다 바다에 띄우고는, 얼떨결에 낚싯줄을 바다에 띄우는 걸 도와준 아낙(접니다.^^)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 동네 분은 아니시고, 이 동네 별장을 가지고 계신데..
지금 짧은 휴가를 즐기시고 있다고 말이죠.
이야기 중에 아저씨의 선조가 독일인이라고 말씀도 하셨습니다. 자신은 독일어를 하지 못하지만, 아직도 부모님에게서 배운 음식들은 만들어 먹는다고 하시면서 마침 가지고 있는 음식을 보여주십니다.
“Essig-gruken 에식-쿠어컨 은 아직도 만들어 먹어.”
“오이피클? 아니, 그 오이피클(영어)대신 에식-구어컨(독일어)이라고 하시네요?”
영어를 하시는 아저씨 입에서 독일어 음식 이름이 나오니 조금은 웃겼습니다.
아저씨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고 하시면서 유리병을 차에서 가져오셔서는 내 앞에서 뚝 따서는 한 개를 내미셨습니다. 직접 만드셨다니 안 받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어째 상황이 웃기죠.
해변에서 만난 백인아저씨가 동양인 아낙에게 짜리몽땅+뚱뚱한 오이피클 하나를 내밀었고,
아낙은 그 오이를 받아서 먹고 있는 중입니다.
저 때문에 새로 병조림을 따신지라 사양하지도 못할 상황이었고 말이죠.
이제는 독일어도 못하는 독일인의 후손이지만, 그래도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식습관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걸 독일어를 쓴다는 관광객(은 오스트리아에서 온 한국아낙이지만..)에게 보여주고 싶으셨나봅니다.
콘티키가 다시 돌아오는 두어 시간 후에 다시 오면 생선을 주시겠다고 하셨지만..
말씀하신 그 시간에 다시 해변을 나가지는 못했습니다.
아히파라의 해변은 산책을 나갈 때마다 새로운 멋진 풍경을 선사하고, 풍경과 더불어 해변을 나갈 때마다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이 있어 나에게는 즐거운 해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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