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어제 저녁 케이프레잉가에서 멋진 석양을 보고 늦으막히 타포투포투의 캠핑장에 왔습니다.
캠핑장엔 원래 일찍 와야 명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만, 이곳의 명당자리보다는 케이프레잉가의 석양이 더 중요했고, 저희는 이곳의 명당자리에서 이미 며칠을 보냈었기에 그리 미련은 없습니다.
강 옆에 자리를 잡으니 바다 앞쪽처럼 복작거리지도 않고 나름 여유가 있습니다.^^
한 가지 흠이라면 차들이 지나갈 때 비포장인지라 먼지가 조금 폴폴 날린다는 것!^^;
그래도 우리 옆을 지나가는 차들이 생각보다는 얼마 안 되니 다행입니다.^^
타포투포투 캠핑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 여행기 612회에 이미 한번 나간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저번에 판도라 쪽으로 가면서 올라갔던 산에서 찍은 (항공은 아니지만 조금 높은 곳에서 찍은^^)사진을 보시며 캠핑장 지리를 익히시는데 도움이 되실 거 같습니다.^^
저희는 앞쪽에서 뒤쪽으로 빠지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직 쌀쌀한 날씨인지라 차보다는 밖에 음식을 보관하는 것이 더 좋은 계절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먹을 빵, 우유 같은 것을 박스에 담아서 차 아래에 두고 잠을 잤었습니다.
차 뒤쪽의 하얀 박스중 한 개는 우리의 주방이고, 또 하나는 저장 음식을 보관하는 곳이죠.
차 옆쪽으로 보이는 파란 박스에 밤 동안 조금 더 차갑게 보관하면 좋은 것을 담아놨었는데..
이곳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복병이 있었습니다.^^;
새벽에 화장실에 가려고 차문을 여는데 차 옆에서 후다닥 거리면서 도망가는 것들!
너무 어두워서 보지 못했지만 우리가 밖에 내놨던 빵, 우유를 공략하러 온 놈들이라는 건 알 수 있었죠.^^;
그 다음날 아침에 확인한 우리들의 일용할 양식,
엄밀히 말하면 남편의 일용할 양식^^; 이 절단이 났습니다.^^;
이렇게 되면 남편은 아침이 없습니다.
이날 일기를 보니 마눌은 아침으로 먹는 뮤슬리와 사과와 키위도 마지막 이였습니다.
식빵도 이것이 마지막 이였는데, 식빵이 이렇게 난도질당했으니..
남편의 이날 아침 메뉴는 크래커에 잼이였습니다.^^;
저희가 장봐서 스피릿츠 베이에서 1주일 넘게 머물고 다시 이곳으로 온지라 남아있는 식료품도 얼마 없었는데, 빵도 없으니 가능한 빨리 시내로 나가는 것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입니다.^^;
남편의 빵을 이렇게 절단내놓은 것들이 뭔지는 안 봐도 다 압니다.
뉴질랜드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포섬’이라 불리는 녀석들!
뉴질랜드 여행 중에 들어가게 되는 여행 안내소에서 한두 번쯤 박제가 된 포섬을 볼 기회가 있습니다만, 저는 여러분들에게 살아있는 포섬을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녀석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한 특별 서비스입니다.^^
(뭔 서비스? 오래된 여행기 재활용 함시롱!^^;)
아래를 클릭하시면 아주 예쁜 포섬을 만나실수 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458
낚시하며 뉴질랜드 남섬에서 보낸 4달-108회
Totaranui(Separation Point-Mutten Cove-Anapai Bay)
음식을 밖에 내놓을 때 조심해야 하는 것들이 몇 있습니다.
바닥에 내려놓으면 포섬이 음식을 노리고, 전에 보니 소시지를 봉투에 담아서 시람의 허리높이쯤 되는 줄에 걸어놓으니 웨카라고 불리는 날지 못하는 새가 그 소시지를 먹겠다고 밤새 뛰어오르려고 버둥거리는 것을 봤었습니다. 물론 저는 제 3자라 구경만 하고 말았지만 말이죠.
조금 더 시원하게 보관하겠다고 음식을 밖에 내놨다가는 다시는 그 음식을 보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뉴질랜드 자연속의 삶입니다.^^;
저희의 식빵은 포섬들이 여기저기 맛만 보고 갔지만, 먹은 데만 잘라내고 먹기에는 위험이 따르는지라 전부 버리는 것을 선택해야했습니다.^^;
덕분에 불쌍한 남편은 일용할 양식을 잃어야 했습니다.^^;
이날 써놓은 일기장 귀퉁이의 메모는 다음과 같습니다.
“새벽 3시에 화장실 가다가 깜짝 놀랐다. 밖에 차가우라고 내놓은 것들중에 식빵봉지가 포섬에 의해서 난자당했다. 울 테오 (남편이름) 3일치 아침식사가 훅~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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