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다시 케이프레잉가로 왔습니다.
전에 보지 못한 이곳의 석양도 보고, 저희가 “다음”으로 미뤘던 “Cape Maria van Diemen 케이프 마리아 반 디멘“를 걷는 트랙도 할 생각으로 숙박지를 이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중입니다.^^
어디에서 어디로 숙박지를 옮기는지 궁금하신 분에게만 알려드립니다.
(사기 치네, 안 궁금해도 읽어야 하는구먼..^^;)
전에 살던 Kapowairua 카포와이루아 라고 불리는 “Spirits Bay 스피릿츠 베이”에서 지금 “Tapotupotu Bay 타포투포투 베이“로 이사하는 중에 잠시 케이프레잉가에 들렀습니다.
전에는 타포투포투에서 판도라 가는 방향(2번)으로 산길을 조금 걸었으니, 이번에는 타포투포투에서 케이프레잉가(3번)와, 케이프레잉가에서 “Cape Maria van Diemen 케이프 마리아 반 디멘“(4,5번)까지의 트랙을 걸을 예정입니다.
케이프레잉가에서 Ahipara 아히파라까지 이어지는 83km를 걷는 데는 2~4일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차 두고 걸어갔다가 차가 분실하는 사고를 당할 수 있으므로 저희는 차를 놓고 멀리 가는 일은 안 합니다.^^
지금 시간 저녁 7시.
아직 해는 지지 않았지만, 이곳의 그 많던 관광객은 거의 빠진 상태입니다.
이곳에서 해가 지는 걸 기다리는 사람은 우리를 포함해서 채 열 명이 되지 않습니다.
차없이 여행하는 사람들은 그렇다 쳐도 차로 여행하는 여행자들도 이곳에서 느긋하게 지는 해를 바라보는 여유는 없는 모양입니다.
평생에 한 번으로 기억남을 뉴질랜드 여행이고, 평생에 한 번 일수도 있는 뉴질랜드 북섬 최북단, 케이프레잉가에서 보는 석양인데 말입니다.^^;
해가 슬슬 아래로 내려옵니다.
주변이 예쁜 오렌지색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저희는 운이 좋은 거 같습니다.
이곳에 온다고 항상 석양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여러분은 지금 뉴질랜드의 북섬, 케이프레잉가의 지는 해를 보고 계십니다.^^
기다리니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몇 안 되는 이곳의 관광객들이 바쁘게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 찍겠다고 설치는 마눌에게 남편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을 그대로 즐기라고! 카메라 렌즈가 아닌 당신 눈으로 봐!”
남편은 저기 앉아서 지는 저녁놀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사진 몇 장을 찍고 나서 마눌도 남편의 옆에 앉아서 케이프 레잉가의 석양을 봤습니다.
세상이 오렌지색으로 변하고, 옆에 앉은 남편의 얼굴도 오렌지 빛이 돌기 시작합니다.
평생에 한 번 일수도 있는 이곳의 석양을 부부가 나란히 앉아서 제대로 즐겼습니다.^^
해가 점점 바다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생각보다 해는 빨리도 바다 속으로 잠수를 합니다.^^;
해는 졌지만, 여전히 세상은 예쁜 오렌지색입니다.
저기 보이는 저 끝이 저희가 앞으로 가게 될 “Cape Maria van Diemen 케이프 마리아 반 디멘“입니다. 저 곳도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 아닌지라 뭘 보게 될지 기대가 되는 구간입니다.^^
케이프레잉가의 유명한 등대는 저렇게 석양 속에 외롭게 서있습니다.
저녁이라고 해서 출입문을 닫는 것도 아닌데, 저희가 이곳에서 석양을 구경할 때, 저 아래로 내려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해가 지고 있는 이곳은 더 이상 유명 관광지가 아닌 그저 뉴질랜드의 외딴 곳뿐입니다.^^;
해도 졌고, 이제는 슬슬 이곳을 떠야할 시간, 저희마저 가 버리면 이곳은 정말로 텅 비고 말겠지만, 이곳의 주차장에서 날밤을 샐 수 없으니, 이제 갑니다.
노숙이 아닌 제대로 된 숙박지를 찾아서 말이죠.
케이프레잉가에서 석양을 봤으니 나름 만족스럽게 하루를 마감합니다.^^
이제는 잘 곳을 찾아서 출발합니다.^^
오늘밤 우리의 숙박지는 전에도 머물렀던 Tapotupotu 타포투포투 캠핑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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