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골목 어귀마다 있던 공중전화 부스들이 하나둘씩 사라져도 우리가 알아채지 못한 이유는 전화를 하기위해 공중전화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서 였을까요?
우리 동네 공원 한복판에 서있는 작은 미니도서관을 봤을 때 그것이 “공중전화 부스”라는 걸 알아 차리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그 작은 도서관을 한 바퀴 삥~ 돌아보고 나서야 “아하~ 공중전화 부스” 했다면..
제가 너무 둔한 걸까요?
자! 이쯤해서 제가 늦게 알아차린 그 “공중전화 부스”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실 우리 동네라고 했지만, 엄연히 말하면 우리 집 바로 옆은 아니였구요. 자전거타고 15분 정도 달려가야 하지만 제가 다니는 “실습요양원”이 있는 동네인지라, 저에게는 우리 동네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휭~하니 지나갔다면 못 봤을텐데..
이날은 제가 자전거를 끌고 천천히 걷고 있던 터라 이 쪼맨한 도서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이 수상한 도서관을 한번 삥~ 둘러봤습니다.
이 공중전화 부스 재활용으로 탄생된 도서관의 이름은 Bücherzelle 뷔혀젤레.
독일어는 여러 단어를 붙여서 한 단어를 만드는 특성이 있는 언어입니다.
Bücher 뷔혀 는 Buch 부흐 (책)의 복수로 책들.
Zelle 젤레는 작은 방! 두 단어의 뜻을 조합하면 책방인거죠!
동네 공원에 서있는 작은 책방.
한 바퀴 둘러보고는 안을 열어봤습니다.
과연 이 공중전화 도서관 안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말이죠.
작은 공중전화부스 도서관의 문을 빠꼼히 열어보니 안에 책장이 있습니다.
안에 진열된 책들은 쪼매 오래된 것들이라 읽을 만한 책을 찾으려면 좀 시간이 걸릴 거 같습니다.
(책의 수량을 봐서는 그리 오래 안 걸릴 거 같은디...)
안내문을 읽어보니 참 이용이 편리한 책방입니다.
책을 빌려갈 때 따로 이름이나 책이름 같은 걸 적을 필요 없이 그냥 가져가면 된답니다.
책을 다시 가져와야하는 만기일이 없으니 부담 없이 책을 가지고 갈 거 같습니다.
다 읽은 책이나 더 이상 필요 없는 책들은 그냥 여기에 놓고 가면 된다고 합니다. 읽은 책을 돌려줄 때, 집에서 안 읽는 책들을 한권씩 가지고 오면 이 작은 책방도 금방 부자가 될 거 같습니다.
이곳은 Traun트라운 도서관과 트라운 공업고등학교가 공동으로 만든 1호 책방이라고 합니다.
오스트리아의 도서관은 시시때때로 헌책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일반인에게 판매하는데, 아마도 이곳에 진열된 책들은 도서관에서 정리된 책들+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가지고 온 책인 거 같습니다.
안의 책들이 조금 부실한 것만 빼면 이 공중전화 책방은 참 아이디어가 뛰어난 거 같습니다.
각 가정에서 다 읽고 책장에 모셔놓은 책들을 한 두 권씩만 기증해도 이런 공중전화 도서관은 골목 어귀마다 설 수 있을 거 같고, 그렇게 되면 대대적인 “책 읽기 운동“ 뭐 이런 거 아니래도 사람들이 쉽게 책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이제는 폐기처분하는 “공중전화부스” 와 “책장에서 자고 있는 책들”이 만나면 이렇게 멋진 책방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널리 알려서, 이런 작은 책방들이 동네 어귀마다 생긴다면.. 참 근사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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