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부부에게는 노총각 지인이 있습니다. 저희 결혼식의 증인이기도 하면서, 저희부부와는 스스럼없이 편안하게 지내는 친구죠! 저희가 뉴질랜드 길 위에 살 때, 저희를 방문해서 한 달 동안 함께 여행하기도 했고, 제가 그라츠에 볼일이 있어서 갔을 때는 저를 위해서 자신의 침대를 양보한 참 좋은 친구!
남편이 그와 전화통화를 하면 마눌이 곧잘 남편의 뒤에서 소리를 칩니다.
“A, 잘 지내지? 보고 싶어! 사랑해~~”
그럼 그가 하는 말을 남편이 전해주죠!
“A도 당신 보고 싶데, 사랑한데!”
물론 우리가 한다는 그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은 아닌 거죠!
농담처럼 서로 “사랑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사랑이라기보다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임에는 분명하고, 남편 또한 A를 좋아하는 친구 중에 하나고 꼽는지라 A는 언제나 우리부부의 좋은 친구죠!
저는 여러 번 그 친구를 위해서 주변에 괜찮은 여인들을 찾았었습니다. 몇 년을 겪어오면서 정말 괜찮은 그이기에 정말 좋은 여자를 만났음 하는 바람이 있어서, 괜찮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소개를 하려고 시도를 했지만, 그때마다 그 친구가 거절하는지라 연결이 되지는 않았었죠!
이번에 데이센터로 실습을 가면서 그곳에서 일하는 여직원 중에 한 명을 유심히 봤었습니다.
J는 5년 동안 방문 요양 일을 했고, 지금은 데이센터에서 일 하는데 외모면 외모, 어르신을 대하는 태도면 태도 모든 것이 다 좋아보였습니다.
사람들에게 봉사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은 없는 법이니 말이죠!
제가 실습 다니는 데이센터에는 5명의 직원이 있습니다.
2명의 요양보호사 남자직원과 3명의 Heimhilfe하임힐페(일반적인 가정 일을 돕는 일) 여직원 3명.
여직원 중에 막내인 J는 함께 사는 동거남도 없고, 남친도 없다고 하니, 그녀를 A에게 소개하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에서 그녀에게 운을 띄워봤습니다.
“내가 남자 한 명 소개시켜 줄까?
내 남편 동료인데.. DI 디플롬 엔지니어(석사학위 엔지니어)야!”
귀가 솔직한지 그녀가 반응을 보입니다.
“디플롬 엔지니어여서 수입은 나쁘지 않고(사실은 훌륭하죠!),지금 그라츠에 아파트가 한 채 있는데, 지금은 농가 한 채를 사서 수리중이야!”
일단은 직업 탄탄+ 고수입 월급+ 소유하고 있는 집=한 번쯤 만나볼 가치는 있는 남자!
여자들이 생각하는 남자를 만나는 기준인거죠!
집에 와서 남편에게 A에게 소개할만한 아가씨가 있어서 A의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고 하니 남편이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만 한마디 합니다.
(이상하다? 난 돈 없어도 좋다고 한 적은 없는디...^^;)
“아니, 이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이 돈 없는 건 상관이 없다고 쳐도 사랑하지도 않고 처음 만나는 사람인데, 조건을 안 보는 여자가 어디 있어? 일단은 직업+수입+집은 기본적으로 보는 거지! 그리고 당신은 집도 없잖아! 그렇게 따지면 A가 당신보다는 좋은 조건이네!”
그렇게 남편과 다툼 아닌 다툼을 해 가면서 A에게 문자를 넣었습니다.
원래 숫기가 없는 A는 자신이 관심이 없으면 문자를 보내도 씹는 인간형인데, 웬일로 답변을 했습니다.
“A, 내가 실습 다니는 데이센터에 35살짜리 슬로바키아에서 온 아가씨가 있는데, 소개시켜 줄까?“
“그 사람이 너처럼 참하면.. 좋지! 요즘은 어때?”
A가 나를 “참한 마눌”로 생각 해 주는 건 고마운데, 세상에 “나 같은 여자”는 나밖에 없는 거죠!^^
함께 여행 다니면서 내가 남편을 챙기고, A 또한 챙기는 역할을 많이 한지라 A에게는 내가 정말로 자신이 생각하는 “참한 여자”인 모양입니다. 감사하게 말이죠!^^
A도 좋다고 해서 바로 여직원 J의 사진을 보내줬습니다.
물론 J 에게는 내 핸드폰에 있는 A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기본적인 단계를 밟았습니다.^^
A를 린츠에 오라고 해서 서로 얼굴을 보게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님 서로 연락하게 전화번호를 주는 것이 좋은지 생각할 때쯤 J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함께 근무하는 여직원 중에 58살의 O. 실습생인 우리들을 참 잘 챙겨주는 왕언니 역할을 하는데, 저는 O가 아닌 저와 함께 실습을 하고 있는 슈테피에게서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O의 여동생이 병(암?)에 걸렸고, 투병을 했었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었다고 합니다.
지금 달려오면 (죽기 전에) 얼굴은 볼 수 있다”
내 형제가 죽어간다는데, 지금 안 가면 다시는 볼 수가 없다는데 안 달려갈 사람은 없죠!
원래 오후 2시에 퇴근하는 J에게 O가 부탁을 했던 모양입니다.
동생이 죽어 가는데, 지금 병원에 가야하니 대신에 근무를 조금 오래하면 안되겠냐고?
그 부탁을 J는 간단하게 거절하더랍니다. 병원 예약을 해놔서 안된다고!
병원예약은 미루면 되는 것이고, 정말로 아프지 않다면 동료직원의 부탁이고 급한 상황이면 들어 줬을 만도 하련만, 간단하게 거절하고 퇴근했던 J.
나중에 알고 보니 그녀가 있다고 했던 병원예약도 사실은 거짓 이였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서 저는 둘을 소개하는 일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인간성”에서 조금 벗어난 인간형이여서 말이죠.
그러고 보니 J는 조금은 이기적인 직원이었습니다.
보통 기존의 직원들이 실습생의 쉬는 시간을 챙겨주고, 점심 휴식시간이나 점심을 챙겨 주는 것이 보통인데, 그녀만은 실습생을 챙기기보다는 본인의 휴식시간만을 챙기는 유일한 직원 이였습니다.
가끔씩 그녀와 나란히 서있는 상황이면 그녀는 끊임없이 이런저런 불평을 해댔습니다.
“슬로바키아에서 자신은 고졸인데, 그것이 오스트리아에서는 인정이 안 된다.”
같은 외국인으로 그녀가 하는 불평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가진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가진 환경 속에서 만족하고,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을 터득하려는 나에게 그녀는 조금 부정적인 인간으로 비춰졌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A옆에서 한평생 그렇게 불평이나 해대고, A을 챙기기보다는 자신만 챙기는 이기적인 여자는 소개 시켜준 후에 평생 그것을 지켜보며 “내가 왜 저 인간을 A에게 소개 시켜줬을까?”하는 후회를 하는 일은 안 만드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는 내가 소개시켜주지 않아도 하나님이 이미 정해놓으신 짝이 있다면 만나게 되겠죠.
마흔이 아니라 쉰이 될 수도 있고, 예순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정말 그렇게 늦으면 안되는디..^^;)
저는 자기 삶에 만족하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커플의 평안한 모습으로 살고 싶습니다.
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로 채워지기를 원합니다.
혼자 살아가는 A가 안쓰럽기는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아가는 것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취미생활을 하면서 자기 삶에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로 제가 원하는 모습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 글은 참 두서가 없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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