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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이유있는 거절

by 프라우지니 2015.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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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잠자려고 침실에 들어서니 

남편이 지나가는 말처럼 한마디 했습니다.

 

“R"이 전화를 했었어.”

 

R은 남편 직장의 전 상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직장 상사라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만나도 당연히 상사가 되지만, 


이곳의 상사는 직장에서도 별로 상사 같지 않고, 

개인적으로 만나면 친구가 되죠!

 

R은 저도 잘 알고 있는 남편이 직장 상사입니다. 


남편이 1년반과 2년간의 휴가를 낼 때, 흔쾌히 허락을 했었고, 

다시 직장에 복귀하는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왔지만, 


남편은 우리가 살던 그라츠에서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해 


결국 자신이 흥미가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린츠까지 오게 된거죠!



남편이 근무하던 부서는 우여곡절 끝에

 소속 회사가 달라지게 되었고, 


그 부서에 있던 사람들도 더 이상 남편과 

같은 회사가 아닌 타 회사 사람이 되었지만, 


전에 진행하던 일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지라, 

가끔씩 그들과 소통하면서 지냈습니다.

 

R은 회사의 이름이 바뀌고 나서 

많은 한국 사람들과 접촉를 하고 있는지라, 


시시때때로 남편에게 전화를 해 와서 

이런저런 한국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는 했었습니다.

 

가령...

 

남편이 빨간색 펜과 종이를 

내 앞에 내놓고는 뜬금없이 하는 말.

 

“여기에 당신 이름을 써봐!”

 

생각없이 이름을 쓰려고 펜을 집어 드니 남편이 하는 말!

 

“한국 사람들은 빨간펜으로 자기 이름을 쓰지 않는다며?”

“응”

“왜?”

“빨간색은 죽음을 의미하거든, 

그래서 한국에서는 빨간색 펜으로 이름을 쓰지 않아!”

 

R과 통화하면서 그에게서 들었던 이야기였던거죠.



그것이 진짜인지 한국 사람인 

저에게 테스트를 한거구요!^^;

 

“한국에는 엘리베이터 안에 4층 표시대신 F가 있어. 

4는 죽음을 의미해서 쓰지 않거든!”

 

더불어 한가지 더 알려주는 선에서

 한국 이야기는 종료했었습니다.^^

 

R은 남편에게 좋은 친구이면 조언자이면서 

남편의 능력을 알아주는 상사여서, 


회사 이름이 바뀌는 과정에서 남편을 

다시 불러들이려고 시시때때로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때마다 남편은 항상 같은 대답을 했죠!

 

“지금 내 마눌(네! 접니다^^)이 여기서 직업 교육중이라 

그라츠로 갈 수 없다는..”

 

설마 제 남편이 정말로 저를 “마눌”이라고 

칭한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죠?


남편은 마눌이란 단어 대신에 

제 이름 “진”을 위의 대화에서 사용합니다.^^

 

“가려면 가! 

당신이 주말에 집으로 오면 되잖아!”

 

해 보지만, 이렇게 되면 월세를 두 곳 에 내야하니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도 같고..


 

아시죠? 

저희는 시댁에 살면서도 월세를 내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341

월세 요구하시는 시아버지

 

아이구~ 오늘도 이야기가 너무 멀리 갔네요^^;

다시 R이 전화한 이야기로 돌아와서!^^

 

 

다음에서 캡쳐했습니다.^^


그렇게 시시때때로 남편에게 스카웃제의를 하던 R이 

남편이 혹~ 할만한 제안을 해 왔었습니다.

 

“R이 전화를 했는데.. 

당신 면접 볼 생각이 있냐고!”

“아하! 요새 한국 사람들이랑 접촉을 하다 보니

 한국어를 하는 직원이 필요하구나!”

“응, R 생각에 당신이 적당하다고 생각한 거 같아.”

“면접관은 오스트리아 사람이야?”

“응”,“인사과에서 보는 거 같아! 
면접 한번 볼래?”

“아니!”

“왜?”

“가서 면접보고 합격해도 일할 수 없을 거 같거든!

그래도 보라면 면접은 볼 수 있지만 일은 못해!”

“왜?”

“나 지금 직업교육 받는 중이거든!”

 

마눌이 당연히 응할 줄 알았던 제안인데, 

마눌이 거절하니 남편도 수긍을 합니다.



R은 한국 사람이 필요하기도 하고, 

남편도 필요해서 이런 제안을 한 거 같기도 하지만..


정말 이유야 모르죠!

 

사무실에 앉아서 한국 회사랑 연락이나 

주고받는 나름 편안한 일에 


월급도 별로 낮을 거 같지 않는

(내 생각에^^) 자리이기는 하지만, 


지금 제가 직업교육을 포기하면 

저는 다시 0 으로 돌아가게 되니..


관심은 있지만, 

뿌리칠 수밖에 없는 유혹이였습니다.

 

“그래도 좋은 기회인데 가지 그래” 

하시는 분들에게 제 생각을 잠시 말씀드리자면..

 

제가 R의 회사에 취직해서 2~3년 정도 일하다가, 

다시 남편이 “떠나자!”하면 


몇 년 오스트리아를 떠나있게 될 것이고, 

다시 오스트리아에 돌아오면 취업을 해야 하게 될텐데..


오스트리아에서 받은 직업 교육이 없는 저는 

다시 “청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에 사무직 근무 따위는 다시 취직하는데 

도움이 안 된다는 말씀인거죠!


더구나 한국어에 관련된 취업 자리는 

하늘에 별따기처럼 찾기 어렵고 말이죠!^^;


 

더 문제인 것은 지금 제 나이입니다. 


지금도 쉽지 않는 나이인데, 

50살이 되어서 다시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직업교육”의 기회가 올지도 의문이고 말이죠! 


그냥 지금 하고 있는 “직업교육”을 끝까지 마치는 것이 

앞으로, 뒤로 재보고, 맞춰봐도 맞는 결론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제대로 받게 되면


 오스트리아가 아닌 어느 나라에서도 취업이 가능하고,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와도 취업이 가능하니 


지금 제가 받고 있는 교육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람은 항상 지금보다는 

조금 먼 미래를 보고 살아야 하니 말이죠!

 

“그라츠에 한국인 유학생이 많아서 

시간제 직원은 구하기 쉬울꺼야. 

R에게 그렇게 이야기 해!


혹시 1년반 뒤에도 여전히 직원을 찾는다면 

그때는 생각 해 보겠다고!”

 

저의 대답을 남편이 R에게 전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라츠에 조만간 한국인 직원을 

구한다는 구인 광고가 날거 같기도 하니, 


그라츠에 사시는 분들은 정보를 잘 수집하시기 바랍니다.


운이 좋으신 분이 아마도 그곳에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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