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수강생중 케냐에서 온 아그네스가 자기 스마트폰에도 사전앱이 있으면서 굳이 내 스마트폰을 달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은 내 개인적인 물건이라 안 주려고 하다가 몰인정 해 보일까봐 그녀에게 내 스마트폰을 넘겨줬습니다.
아그네스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그녀들을 조심하세요.
앞에서 강사가 수업중일 경우, 저는 모르는 단어가 있어도 스마트폰에 코 박고 단어를 찾는 일을 안 합니다. 강의를 받는 동안은 강의에 집중하는 이유도 있지만, 나중에 강의가 끝나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야 더 느긋하게 찾을 수 있으니 말이죠.
강의중 임에도 굳이 단어를 찾던 아그네스!
그녀의 동작이 굼떴는지 스마트폰이 잠겼습니다.
제 스마트폰은 잠김 화면에 제 서울가족의 사진이 있습니다.
같이 있지 못해서 더 눈물 나게 보고 싶고, 더 끔찍하고 애뜻한 내 형제들!
앞에서 강사가 강의중인데, 아그네스는 네게 질문을 합니다.
“누구야? 사진 좀 보자!”
서울가족은 아무하고나 사진을 보면서..
이런 류의 애기는 저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 가족을 아무하고나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고, 아무에게나 보여주고 싶지 않는 내 소중한 부분이자 멀리 떨어져 살기에 나에게는 아픔이기도 한 가족이기에 말이죠!
제가 “아무나”라고 표현한다고 이상하게 생각하실 지도 있지만, 같이 강의를 듣는다 뿐이지 저랑 아무런 친분관계도 없는 사람을 저는 “아무나”로 분류합니다. 처음에는 “아무나”로 시작해서 기간이 지나고 친해지면, “지인”이 되는 것이고, 그 것이 조금 발전하고 내 마음이 동한다면 “친구”도 되는 것이지요.
됐다고 스마트폰을 챙기니 (그리고 지금 강사가 앞에서 수업을 하는 중입니다. 아무리 제대로 가르치는거 없는 강사하고 해도 수업시간에 집중은 해 줘야 하는 거죠.) 입을 내밀고 한마디 합니다.
“나는 니 친구잖아!”
헉^^; 나는 내 나이의 반도 아직 안된 아이랑 친구가 될 이유가 전혀 없는 중년아낙입니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나랑 대화가 통한다면 친구가 안 될 이유도 없지만, 아그네스는 산만해도 너무 산만한 아가씨인지라 조금 거리를 두고 싶은 종류의 인간형이거든요.
아마도 자기가 남친한테 쫓겨난 이야기를 저에게 해서 제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너만 알고 있어.”
해서 비밀인줄 알았었는데, 나중에 보니 반 사람들이 거의 다 알고 있었고, 그 사람들은 다 자기만 알고 있는 비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참 기발한 방법입니다.
우리 반 사람들이 수업에 관한 혹은 독일어나 오스트리아의 여러 가지 제도에 대해서 궁금 해 하고,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면, 기꺼이 가르쳐줄 용의는 있지만, 아직은 이곳의 사람들은 저에게는 타인인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단지 매일 얼굴보고 수업을 들었다고 “친구”라고 하면서 제 사생활을 파고 들어 오는 건 절대 안 될 일이죠.
이번 기회에 저도 몰랐던 저의 성격을 봤습니다. 저는 개방적인 성격이고 주변 사람들이 물어오는 것은 다 말해 주는 줄 알았는데, 상대에 따라서 개방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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