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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교통사고를 기념하는 자전거.

by 프라우지니 201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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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에 회사의 크리스마스 회식에 참석했을 때, 그라츠 지방의회 의원이시기도 한 사장님께서 “내가 며칠 전에 의회 참석차 자전거를 타고 XX를 지나는데...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의 상체 거의 절반을 트럭 아래로 들어가는....”하시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대충 교통사고가 난 얘기를 하시는 모양인디..

사투리를 섞어서 말씀하시는 통에 저는 대충~ “음 어디서 사고가 났다보구나..”하고 이해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시내로 나가려고 차를 바꿔 타는 과정에서 하얀 자전거가 서있는걸 봤습니다.

(우리 집에서 이곳까지 버스로 와서 전차로 갈아타야 하거든요.)

처음에는 “아니 누가 화단에 자전거를 세워놨누?”하면서 무심코 지나쳤는데..

생각해보니 사장님이 말씀하신 그 사고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자전거로 가까이 가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이곳에 사장님이 말씀하신 그 사고 현장인거죠!

 

지난 2011년 12월15일에 74세의 할머니가 자전거를 타고 가시다가 사거리에서 트럭이 덥치는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셨고,

이 자전거는 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의미의 기념비로 이곳에 둔다는 내용입니다.(대충 해석^^;)

 

사실 그라츠시내에는 많은 자전거들이 다닌답니다.

저처럼 자전거 도로만 찾아서 달리는 사람도 있지만, 차들이 달리는 차도를 나란히 달리는 자전거들도 수두룩합니다.

물론 헬맷도 쓰지 않는 상태에서 말이죠!

(저는 헬맷 안 쓰면 절대 안 되고, 차도로 달려서도 절대 안 된답니다.-우리집 양반의 엄명^^;)

 

요즘 운전면허 이론책을 보다보니 자전거는 차를 운전하는 운전자에게는 백미러로도 안 보이는 사각지대에 위치하게 되서 운전자가 신경써서 봐야한다고 합니다.

 

유럽이 자전거 천국이라고, 모든 자동차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배려한다고, “나도 나중에 유럽가면 자전거타고 시내를 다녀야지!”생각하시는 분들은 다시 생각해보셔야겠습니다. 사실은 자전거도 자기방어운전을 해야 하거든요.

어느정도 능숙하게 타지 않으면 힘들다는 얘기죠! 사실 이사고로 돌아가신 할매도 한평생 자전거를 타셨던 분이셨을텐데...

 

저는 겨울에는 자전거를 타지 않습니다.

눈이 왔을 경우 도로가 미끄러운 것도 있지만, 여름에 비해서 위험도가 높아지는지 남편이 절대 못 타게 하는 대신에 교통비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한달권 38,20유로중에 30유로 지원(빵빵한 지원인거죠! 물론 다 내주면 좋겠지만^^;))

 

74세나 되셨으니 “사실만큼 사셨네!!”하실 수도 있지만, 명대로 삶을 다 하는 것과, 사고로 가는(어디로?)것과는 차이가 있겠죠?

돌아가신 그 할매의 영혼이 이곳에 서있는 하얀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떠나시 못 하시고 배회하시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분의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가셨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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