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 사람들만 이민을 꿈꾸는 줄 알았었습니다.
한국을 떠나 외국으로 이민 간 한국 사람들이 다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이민 간 나라에서 적응하기 위해 한국에서 해 보지 않았던 일(청소?)들을 시작으로 서서히 그 나라에서 정착할 방법을 모색하죠!
저희가 2년간 떠돌아다녔던 뉴질랜드도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살았음 좋겠을 나라”로 꼽히는 나라였습니다.
실제로 살기에는 조금 살벌한 환경이였지만 말이죠!
아무리 자연이 “신의 축복”을 받았다고 해도 자연만으로 사람이 살아지는 것은 아니죠!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돈도 벌어야 하고, 집도 얻어야 하고, 식료품도 사야 하는데..
뉴질랜드에서 월급을 받아서 위의 3가지를 하고 나면, 저금할 돈이 없어서 휴가도 못 가는 사람들이 태반이였거든요. 물론 서민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민을 꿈꾸는 건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거 같습니다.
저희부부가 가능하는 챙겨보는 독일TV 프로그램이 하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외국으로 이민을 가는 독일인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이 겪어가는 일들을 방송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이민을 추천” 하는지 아니면 “이민 가봤자 이런 일만 당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좋은 사례“보다는 ”나쁜 사례“들이 더 많다는 얘기인거죠!
매회 다른 나라, 다른 환경으로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이 이야기가 나오지만, 대부분은 꿈만을 챙겨서 떠났던 나라에서 꿈과 현실사이에서 돈 잃고, 시간 잃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 이야기이거나, 아직 독일로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현지에서 살아 갈 방법도 다시 독일로 돌아올 방법을 찾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스페인의 휴양지 섬 “Mallorca 마요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8,000유로를 들여서 악세사리 가게를 차린 이 남자도 장사가 안 되서 월세도 내기 힘든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싼 월세를 찾아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드문 후미진 곳에 가게를 차렸고, 한여름 휴가지로 유명한 이곳에는 여름에만 관광객이 몰리는데, 이곳에서 사계절 악세사리를 팔겠다는 생각또한 조금은 엇나간 생각이였고, 쉽지 않는 스페인어도 문제라면 문제고 말이죠!
이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서양 사람들도 참 멍청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하긴 생각이 있는(=배운?) 사람들은 휴가 갔던 곳이 마음에 들고 살고 싶다고 해서 섣불리 전 재산(이라고 하기에도 얼마 안 되는)을 털어서 그 나라로 떠나지는 않죠!
태양이 작열하는 스페인의 해변도시에 “선탠가게”를 인수해서 장사를 시작한 커플은 손님이 없어서 다시 정리하고 독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연광에서도 선탠이 잘되는데, 굳이 선탠가게를 돈 주고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없죠!
생각 조금만 하면 답이 나오는 사업이건만, 귀가 얇은 사람들은 남의 말만 듣고는 “노다지”라고 생각해서 그 가게를 몇 천 만원에 덜렁 인수 한 거죠!
저는 외국에 사는 한국인들만 서로 사기치고 사는 줄 알았습니다.
외국에 있는 한국교포 사회는 소문도 참 빠르답니다.
“한국에서 돈 많은 사람이 사업을 하겠다고 왔다”
라는 소문이 났다 싶으면, 얼마 안가서..
“그 돈 많은 사업가가 XXX(사기꾼)한테 걸렸다더라.”
조금 더 지나면..
“ 첫 번째 XXX 한테 털리고, 이번에는 OOO가 그 사람을 잡았다더라.”
물론 이런 이야기는 유럽의 한국교포들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한국과 가까운 동남아의 한 나라 교포사회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어벙한 초기 이민자 등쳐서 돈 버는 혹은 뺏어가는 이런 류의 사람이 한국 교포사회에만 있는것은 아니더라구요. 외국인들도 이런 사기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민가방 챙겨서 현지에 도착한 말도 통하지 않는 어수룩한 이민자들에게 이미 현지에서 자리를 잡은 자국민 사기꾼들이 붙어서 집 얻어준다고, 차 사준다고 돈을 빼가고, 괜찮은 사업이라고 해서 돈을 투자하게 만들고는 사업은 공중분해 시키고 사라지는 사기꾼!
이런 사람들은 국적을 초월해서 세계 어디나 공존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말 통하는 내 나라에서 사는 것도 힘든데,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사는 것이 설마 더 쉬울거 같아서 쉽게 이민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죽을 결심을 하고 산다면 내 나라만큼 또 일어서기 쉬운 나라가 어디 있을까요?
제 남편도 이민을 꿈꿨고, 실제로 그 나라에서 살면서, 쉽지않은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직장을 때려치우면서까지 갈만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인거죠!
다행이 제 남편은 2년간의 휴가였고, 다시 회사로 복귀를 했지만, 저희에게도 2년간의 손실은 있었습니다. 2년동안 부부가 지출만 했지, 돈을 벌지 못했거든요.
다른 나라로의 이민을 꿈꾼다면..
한국의 모든 것을 정리해서 한 번에 떠나기 보다는..
적당한 기간동안 그 나라에 직접가서 살면서 현실을 보는 것이 좋은거 같습니다.
가서 살아보고 둘러보고 비교 해 보고, 아니면 그냥 한국으로 돌아와서 한국에서의 생활을 이어가면 되니 짐싸고 풀고의 불편함도 없고 말이죠!
물론 개중에는 “한국이 지긋지긋해서”떠나시는 분들도 계시기는 하지만..
사람은 떠나봐야 알 수 있죠!
내가 “지겨워서 떠났던 그곳”이 얼마나 그립고 가고 싶은 곳으로 변할 수 있는지!
국적을 떠나서 사람들은 현실을 떠난 삶이 더 행복하고, 더 만족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행복과 만족을 찾는 것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굳이 외국으로 눈을 돌리지 않더라도, 내가 태어난 내 나라의 자연이 내가 살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이고, 내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은 떠나봐야 내가 있던 자리를 볼 수 있는 모양입니다.
한국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이고, 얼마나 살기좋은 나라인지는 떠나봐야 알게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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