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중에 공항에서 한 무리의 한국인들을 만났었습니다.
저는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가는 관광객도 아니다 보니 면세점을 기웃거리지도 않고, 게이트 앞에 앉아서 탑승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옆 게이트로 출국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단체관광객으로 보이는 팀이였는데, 유럽여행을 끝내고 이제 한국으로 들어가는 여정인지라 대부분 긴장은 풀린 상태의 사람들이였습니다.
모두들 그 동안의 여행에 대해서도 얘기 하시고, 공항 내에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혹은 면세점들을 둘러보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앉아서도 카페나 모든 것이 보이는 공간이라..)
상대방이 한국 사람인 것을 알아도(한국말을 하시는 단체이시니..) 내가 한국사람 임을 밝히는 경우는 드문데.. 그 중에 한분이 목이 마르신지 내가 마시던 물을 손가락으로 가르치면서..
“저 물은 어디서 사야 하는 거야? 나 목 마른데..”
단체를 이끄는 (통역)가이드가 없이 공항에서 물을 사기는 쉽지 않죠!
모른 척 하려다가 물을 애절하게 찾은 아주머니가 안타까워보여서 한마디 했습니다.
“저기 초코렛 파는 가게 안에 가시면 물 1유로에 사실 수 있어요.
보딩패스를 가지고 가셔야 면세 가격인 1유로에 사실 수 있어요.”
건너편에 앉아계시던 아주머니들이 탄성을 지르십니다.
“어머, 한국 사람이였어~ 우리는 몰랐네...”
그렇게 얼떨결에 내가 한국 사람임이 밝혀진 후..
단체와는 조금 동떨어지게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 한분이 살짜기 제 옆에 앉으셨습니다.
제가 한국 사람임을 알고 자리를 옮기셨으니 아마도 저희 대화를 하시고 싶으셨던 모양이라고 판단한 내가 먼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유럽여행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가시는 모양이예요?”
“네, 보름동안 유럽을 도는 건데, 여행사 상품이 싸게 나왔길레...”
“아, 그럼 친구 분들이랑 함께 오신거예요?”
“아니..처음에는 4명이서 올 계획이였는데...결론은 나혼자 왔다우~
다들 일이 생기고 해서 처음 생각대로 4명이 다 움직이지 못했지..”
“그럼, 여행하시는 내내 혼자셨어요?”
“응”
“아주머니처럼 혼자 온 사람도 있었나요?”
“왠걸, 다들 부부동반에 친구들이랑 왔더라구. 혼자 온 사람은 나밖에 없었어..”
“그래서 여행은 재미있게 하셨어요?”
“아니, 다들 눈치를 줘서리 보름동안 편치 못했어..”
“아니 왜요? 왜들 눈치를 줘요?”
“부부동반해서 온 아낙들이 자기네 남편이 나한테 눈길을 주니 째려보고...
다른 사람들도 여행기간내내 내 뒤에서 “저 아낙은 왜 혼자서 여행을 왔을까”에 대해서 얘기를 하더라구. 15일인 여행기간은 왜 그리 길던지..
내가 다시는 이런 식으로 혼자서 여행을 오지 않을 생각이라우~ 이거 못할 짓이야~“
하긴 이 아주머니가 참 곱고 예쁘셨습니다.
이렇게 예쁜 아주머니가 혼자서 단체여행에 참가를 하셨다면 아저씨들이 한번쯤 슬쩍 쳐다볼만한 외모이기는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비싼 돈 들여서 여행에 참가한 아주머니를 “내 남편한테 꼬리치는 여자”로 간주한 아주머니들의 눈치가 여행기간 내내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아주머니가 포함된 단체관광객은 20여명으로 작은 단체였고, 내가 보기에 부부동반을 제외한 다른 분들은 다 친구로 보이는 아주머니들의 그룹이였는데, 여자끼리 온 그룹에서조차도 혼자 온 아주머니를 따돌리고, 뒤에서 “저 여자는 왜 혼자서 여행을 온 것일까?”에 대해서 여행기간내내 얘기 했다는 것이 조금 우습게 느껴졌습니다.
역시 여자의 적은 여자인가요?
한국여자는 단체 관광하는데 혼자 참가하면 안되는건가요?
한국 남자 혼자 단체 관광에 참석했었다고 해도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요?
오히려 혼자 떠나는 여행이였다면 이동하는 길에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서 더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을텐데...
단체여행에 혼자 참가하는 것이 절대 못할 짓이 아닌, 새로운 사람들은 만나는 즐거운 여행이라는 경험이였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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