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제가 살던 그라츠에 왔습니다.
1박 2일로 그라츠에 볼일을 보러 온 것이지만..
몇몇의 지인들에게는 문자를 넣었습니다.
“안녕! 잘 지내고 있지? 나 잠시 그라츠에 왔어.”
문자를 보내자마자 몇 친구에게서 바로 답장이 날아옵니다.
대부분이 일하는 평일이다 보니 만난다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실 같은 도시에 산다고 해도 그리 자주 만나지는 않았었습니다.
제가 그라츠에 살 때도 1년에 한 두번 정도 만나게 되는 친구도 있었구요.
나이는 나보다 한참 어리면서도 날 언니처럼 챙기는 헝가리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언제 가? 나 요새 아파서 병가중이야! 우리 만날까?”
“그래, 만나서 같이 점심이나 먹을까?”
“내가 지금은 돈이 없고.. 굴라쉬 좋아해? 내가 해 줄게”
(외국인들은 돈에 대한 얘기를 안 한다고 알고 있지만, 외국인도 나름인지라..
자기 형편을 다 얘기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그렇게 그 친구의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감기 때문에 며칠 일을 못 나가고 있다는 친구는 굴라쉬를 만들어 놓고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엄마를 헝가리에서 모셔오고, 여동생까지 데리고 와서 함께 살고있는 그녀!
내 얘기를 얼마나 들으셨는지 그녀의 엄마는 나를 보자마자 꼭 안아주십니다.
“내 딸한테 그동안 얘기 많이 들었어..”하시면서!
그녀는 정성스럽게 만든 굴라쉬에 우리나라 수제비처럼 만든 국수를 보여줍니다.
“헝가리 정통 굴라쉬는 한번도 안 먹어봤지?”
“(시)엄마나 남편이 하는 굴라쉬는 먹어봤는데, 헝가리 사람이 해주는 굴라쉬는 처음이지.”
혹시라도 입맛에 안 맞으면서 음식을 주는대로 내가 꾸역꾸역 먹을까봐..
그녀는 빈 접시를 나에게 내밀면서 직접 굴라쉬를 떠먹으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접시에 굴라쉬를 담아서 베란다쪽에 자리를 잡고, 그녀와 식사를 했습니다.
요리에 관심도 많고, 주방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직업교육을 받지 못해서 주방보조로만 일하고 있는 그녀!
시간제로 일하는 그녀는 적은 수입으로는 생활비를 충당할 수가 없어서 새벽에는 식당의 청소를 나간다고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그녀는 참 열심히도 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노동청에 가서 조리사코스 직업교육을 받고 싶다고 하는 건 어때?
직업교육 받는 동안은 노동청에서 생활비를 대주니 편안하게 배울 수 있잖아.
내 친구 보니까 1년 6개월동안 교육받는데, 한달에 800유로정도 받았다고 하더라구!“
“나도 받으면 좋지. 평생 주방보조로 일할 수는 없으니...”
“그러니까 지금 일하고 있는 식당에 사정을 얘기하고 노동청에 가보면 안 될까? "
(여기서 약간의 불법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한달에 370유로이하를 벌어야 하므로, 식당에서 시간을 줄여 주던가하는 일을 해줘야 가능합니다.)
제가 조금 그런 스탈입니다.
제 주변의 사람들에게 뭔가 할 수 있다는 그런 자극을 주는 편입니다.
주방보조 보다는 직업교육 받은 뒤에 제대로 조리사로 일하는 것이 좋죠!
그렇게 몇 시간 그녀의 장래와 계획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가 그녀의 집을 나서는데..
그녀가 내 손에 쥐어주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거, 내 동생이 너하고 나하고 디져트로 먹으라고 사 온 거야!”
햄버거 모양의 젤리입니다.
단 종류는 그리 많이 먹지 않는 편이지만, 그녀의 성의가 감사해서 받아서 나왔습니다.
그라츠에 있을 때도 사실 그녀를 자주 만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이곳에 정착할 때, 안되는 독일어로 취직을 했었고, 그때는 같이 일을 하니 매일 얼굴을 보던 사이였는데, 같이 일하지 않게 된 후로는 만나도 하게 되는 대화가 한정되는지라..
사실 만나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가끔씩 잘 지내냐는 안부나 문자로 주고받았었죠!
그라츠를 떠나면서도 그녀에게는 잠시 떠나노라는 소식도 안주고 떠났었는데..
그녀는 1년 만에 그라츠에 온 저를 너무도 따뜻하게 반겨줍니다.
그동안 그 친구에게 너무도 소홀했던 나 자신이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내년에 다시 그라츠에 돌아온다면...
맛있는 점심을 해서 그녀를 초대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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