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아닌가 모두 알고 계신가?)
제가 지금 오스트리아에 머물고 있습니다.
제가 살던 그라츠도 아니고, 남편도 없이 혼자서 시댁이 있는 린츠에서 머물고 있는 중이죠!
물론 오래 머물게 되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외국 시댁(시부모님)이여서 한국 시댁보다 좋은 것이 있다면..
며느리를 집안에 무료로 들인 가정부 취급을 하지 않는다는 것?
대한민국의 며느리라면 누구나 그렇죠!
시댁에 가면 주방에 들어가서 일단 일을 시작하죠!
시댁에 가면 젤 많이 머물게 되는 곳이 바로 주방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제가 살고 있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손님취급 하십니다.
주방에서 요리하시는 시어머니 옆에서 야채를 다듬거나 요리하면서 나오는 자질구레한 그릇같은 것을 설거지 하거나 하면,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항상 말씀을 하십니다.
한국며느리는 당연히 해야 하는 주방 일인데..
(한국에서 그러니! 그렇다고 제가 한국에서 결혼을 해본 것은 아니구요!^^;)
도와 드릴 때마다 고맙다는 인사를 시어머니는 잊지 않고 항상 하십니다.
에궁~ 오늘도 이리 얘기하고자 했던 것과는 상관없는 일에 대해서 나열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쪼매 자랑을 하려고 합니다.
저희 부부가 오스트리아를 잠시 떠나있게 되면서..
모든 짐들은 여기저기에 포장이 되어있는 상태로 있는지라..
사실 옷도, 신발들도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상태입니다.
한여름 외출 준비를 하는 며느리가 가죽 신발을 신는 것이 어머니는 마음에 걸렸던 모양입니다.
쇼핑몰에 볼일이 있어서 갔었는데..
갑자기 신발가게로 며느리 손을 잡고 가시는 시어머니!
“너 여름인데, 샌달이 하나도 없더라! 하나 골라봐!”
“엄마, 나 여름 샌달 있어요! 한국에도 하나 있고, 뉴질랜드에도 하나 있고!
여기(오스트리아)에도 있기는 한데, 이삿짐 싸서 그라츠에 놓고 왔거든요.
그러니까 따로 샌달을 살 필요는 없어요!”
“빨리 하나 골라! 내일 외출하는데, 니가 샌달신고 외출 하는 거 보고 싶다!”
(시)아빠한테 도움의 눈길을 던져보니 아빠도 “그냥 골라!” 하십니다.
자꾸 사양을 하니 갑자기 (시)엄마가 버럭하시면서 한마디 하십니다.
“나는 맨날 너한테 받기만 해야하냐? 나도 너한테 주고 싶다!”
결국 저는 신발을 고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정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하는 샌달을 하나 골랐는데..
엄마는 생각하셨던 가격보다 너무 저렴했는지, 집에서 신는 슬리퍼를 고르라고 하십니다.
남편이 알면 난리날 일 인거죠!
남편은 나라에서 주는 연금 받아서 사시는 부모님에게서 명절 때 주고받는 선물 외에는 절대 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인간형입니다. 물론 따로 용돈을 드리지도 않구요!
결국 진열장에 있는 신발 중에 젤 저렴한 것으로 골랐습니다.
선물을 받으면서도 며느리는 참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매달 나오는 연금을 아껴서 생활하시는 시엄마가 쌈지돈 꺼내서 며느리 신발을 사주시는 거죠!
“매번 받기만 하는 것이 미안하다..”말씀 하시는 시어머니!
며느리가 시어머니께 뭔가를 해 드리는 것이 당연한 일인디!
한국에서 며느리가 챙겨서 오는 선물의 가격이 그리 비싼 것이 아닌디!
외국인 시어머니는 매번 이런저런 선물들을 챙겨서 오는 며느리에게 받기만 하시는 것이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시엄마가 사주신 두 컬레의 신발은 신발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신발의 가격을 떠나서 며느리가 계절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것까지 신경 써주시는 엄마의 그 마음이 참으로 감사합니다.
샌달은 새것이여서 신으면 발뒤꿈치가 아픈디..
며느리는 엄마와 함께 하는 외출에 샌달을 챙겨서 신고 나갔었습니다.
새신발이여서 발 뒤꿈치가 다 까졌지만..
그래서 걸을 때마다 아픔이 느껴졌지만..
샌달 신은 며느리의 맨발이 너무 예쁘다고 칭찬해주시는 엄마 덕에 그 아픔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외출 갔다가 온 거죠!)
양발 뒤꿈치가 벗겨지고, 물집이 잡혀있는 상태이지만..
그래도 며느리는 참 감사한 날입니다.
한국인 시어머니도 제 외국인 시어머니처럼 며느리를 이렇게 챙겨주신다면..
대한민국에 고부간의 갈등은 절대 없을거 같습니다.
시엄마가 사주신 신발에 대해서는 아직 남편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엄마의 쌈지돈으로 사주는 걸 사양하지 않고 받은 마눌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거 같아서 말이죠! ^^
나중에 남편 얼굴을 보게 되면 말할 예정입니다.
엄마가 사주시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맙고, 예뻐서(어른에게 이런 말 하면 안되요~) 절대 사양할 수가 없었다구요!
이런 감사한 선물을 받은 며늘이 해드릴 수 있는 거 라고는..
나중에 다시 출국할 때, 며느리가 쓰던 방 청소하러 오실 시어머니께 감사하다는 쪽지와 수퍼마켓 상품권(젤 자주가시는 수퍼)을 침대위에 살짝 놓고 가는 것 뿐이랍니다.
엄마! 감사합니다!
가끔 길에서 만나게 되는 엄마의 지인들이 나를 가르켜 “누구냐?”고 물어오면..
나를 안으시면서 “내 며느리!”하시는 것도!
시내에 외출 나가서 사람이 많은 거리에 들어서면 내손을 꼭 잡아주시는 것도!
별로 잘 도와드리지도 못하는데,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세탁기 돌아갈 때 며느리가 살짝 넣은 빨래 다림질까지 하신 후 주시는 것도!
(다림질 하신후에 돌려주실때는 정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고집불통에 독불장군이기는 하지만 제 남편을 낳아주신 것도! ^^;
오늘은 제가 세상에서 젤 행복한 며느리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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