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여행을 마친 후 3일차.
이제야 노트북 앞에 앉을 시간이 생겼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왔던 금요일은
이미 저녁이라 차에서
짐을 내리는 것만 해 놨었고,
토요일부터 본격적인
여행의 마무리 작업을 했죠.
우리는 여행가기 전에 짐 싸는 것도
2박 3일동안 했었는데,
짐을 푸는 작업 또한
이틀에 거친 긴 시간이었습니다.
여행 기간은 10일이었지만
이삿짐 싸는 것처럼 짐을 차에
차곡차곡 싸는데 3일,
다시 푸는데 2일,
우리는 총 15일동안 바빴습니다.
여행에서 있었던 이야기는 나중에
슬슬 영상과 함께 풀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찍어놓은 영상들이 꽤 있어서
편집 작업하는데 시간이 걸릴 거 같아요.
짧은 여행 기간임에도 하고 싶은 것이
많았던 남편이 차에 실은 것들은
자전거 2대에 고무 카약까지.
여행을 가기 전에 차 뒤에 자전거를
거는 장치를 사려고 시도를 했었지만,
기간이 너무 짧아서 그냥
차 안에 넣어서 가는 것으로 선택.
이번에는 캠핑 여행이라
제법 두툼한 매트리스까지
챙겨서 차박으로 하기로 했었는데,
자전거까지 차 안에 넣어야 하니
짐을 쌓는 과정이 꽤 길었습니다.
문화가 다른 부부이다 보니
같은 문제를 봐도 해결하는 방법이 다르죠.
마눌이 좋은 의견은 내놔도 마눌과는
생각이 다른 남편이 자꾸 삐딱선을 타니
마눌의 목소리를 높아지고 결국
“나 휴가 안가, 니 혼자 가!”
휴가를 다녀와서는 휴가 가기 전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해야 했습니다.
휴가 때 챙겨갔던 모든 것들을 다 세탁해서
말리는 작업만 2박 3일이 걸렸죠.
마침 날씨가 좋아서 하루에 세탁기를 3~4번씩
돌려도 빨래들이 후딱 말려서 휴가를 끝내는
작업은 꽤 순조로웠습니다.^^
우리가 차박에서 사용했던 매트리스는
이케아에서 싱글 매트리스를 사서
차의 길이에 맞게 절단을 해서 사용했었죠.
매트리스를 차 안에서만 사용했다면
따로 세탁할 생각을 안 했을 텐데..
친구네 집의 거실에 3일씩이나 깔렸던
매트리스도 이번에는 껍데기를 훌러덩
벗겨서 세탁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다행히 매트리스 커버를 벗겨서
세탁할 수 있는 제품이라 손쉽게 해낼 수 있었죠.
휴가를 끝내는 작업중에 시아버지가 주신
매운 파프리카를 말리는 작업도 해야 했습니다.
만지고 나면 손끝이 아릴 정도로
매운 오이파프리카 크기의 매운 고추.
아빠는 “엘리펀트(코끼리) 파프리카”라고 하시던데,
아무데서 구할 수 있는 종류는 아니고,
아빠가 어디서 얻은 것에서
씨를 받아서 매년 심으시죠.
올해는 다른 해보다 더 많이 심으셨는데,
장이 좋지 않으셔서 올해는 매운 것을
거의 드시지 않으시니
많은 파프리카는 다 며느리 몫.
다 익은 후에 저절로 말라가던 파프리카를 주시니
날름 받아서 길게 썰어서 말리는 작업도 병행.
보통은 아빠한테 여쭤보지 않고
몰래 몇 개 갔다가 우리 집 창가에서 말렸지만,
아빠가 공식적으로 주시는 건
마당의 볕 좋은 곳에서 말리기.^^
서리 한번 오면 다 못쓰게 되는
허브들도 생각이 났을 때 해치우기.
바질은 이미 꽃피고 씨까지 맺히고
잎 파리도 누리끼리 하지만,
가루로 내놓으면 향내는 데는 그만이니
다듬어서 말릴 준비 완료.
파슬리는 마당에 지천이지만 내 것이 아닌
아빠가 심으신 것이라 아빠께 여쭤보고
한 곳에 있는 것을 왕창 잘라 왔습니다.
아빠는 “좋은 것만 따라!” 하셨지만,
누런 잎들도 몽땅 잘라서 다듬느라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마당에서 나는 것이 많은 집이라
말려 놓을 것들도 꽤 되죠.
캠핑 짐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화장실에 사고를 쳐 놓으신 남편.
휴가 가기 전에는 괜찮았는데,
다녀와 보니 변기 물이 시원치 않다?
물 탱크에 이상이 생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용할 수는 있었는데,
토요일에 변기 물탱크를 떼어버리면
어쩌라는 이야기인지..
얼떨결에 우리 집 화장실이
동남아 어느 나라의 화장실
비주얼이 되고 말았습니다.
월요일까지 그냥 뒀으면 쓰는데
지장이 없었을 텐데,
하필 토요일이라 볼 일보고
물을 부워야 하는 불편함을 이틀이나 겪었죠.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월요일.
여행관련 모든 짐 정리는 끝이 났고,
고추랑 허브는 아직 마르고 있는 중이고,
우리 집 화장실에는
다시 새 물탱크가 달렸습니다.
이제 나의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다시 열심히 글을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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