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제일 신경이 쓰이는 건
매년 돌아오는 시부모님 생신,
다른 때 선물들도 신경쓰이기는
마찬가지지만,연세가 드실수록 어떤 선물을
드려야 할지 매번 고민이 됩니다.
시아버지 생신 선물은 남자인 남편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보면 좋겠지만..
“선물에 대해 같이 생각을 해보자”하면
남편은 항상 같은 대답을 하죠.
“그럼 당신이 돈을 내, 선물은 내가 살께!”
마눌이 고민을 한 후에,선물을 고르면
자기는 돈만 내겠다는 이야기죠.
자기 아빠 선물이니 자기가
돈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자기는 돈을 내니 선물을 고르는
머리가 빠지는 스트레스는
마눌 몫으로 밀어버리는 남편.
선물의 금액이 조금 넉넉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텐데..
우리식구 선물비는 두당 25유로,
우리부부가 사는 것이니
50유로 내외의 선물을 사야하죠.
시부모님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비와는
상관없이 저는 매번 시부모님께 100유로
정도의 선물을 준비하려고 하죠.
선물 가격이 100유로를 넘어가면
그때는 남편을 설득해야 합니다.
50유로 정도면 되는 선물인데
그 몇배가 되면 남편이 주머니를
열려고 하지 않죠.
막판에 내가 사용하는
히든 카드는 바로 이것!
“인간아, 부모님이 사시면 평생 사시냐?
있을 때 잘해라~”
내 부모에게 돈 쓰라는 것이 아니고,
자기 부모에게 돈 쓰는 것인데
(인색한) 부모에게 배운 것이 있어
절대 후해지지 않는 남편.
대체로 100유로정도의 예산을 생각하고
쇼핑몰로 아이템 헌팅을 나갔습니다.
보통 선물은 30~40도의 독주인
슈납스를 사드리곤 했었는데,
아빠가 암 수술을 한번 하신 후로는
독주 종류를 드리는 건 조금 자제하고 있죠.
작년에는 이런 선물들을 드렸었죠.
http://jinny1970.tistory.com/3306
어떤 선물을 해야할지 깜깜할 때
하는 것이 바로 쇼핑몰 한바퀴 돌기.
쇼핑몰을 돌다가 보면 지나치는
가게들 사이로 선물할 아이템이 보이죠.
정 생각이 안 나면 쇼핑몰 상품권을
드릴까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돈이나 상품권은 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하시는 시아버지라 가능하면 선물을 사야죠.
마무트 매장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가벼운 소재의 소프트 쉘 자켓과 세일 중인 자켓.
검정색 자켓은 160유로,
빨간색 자켓은 50% 할인해서 85유로.
할인된 자켓보다는 가벼운
소프트 쉘 자켓이 눈에 쏙 들어옵니다.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시니
가벼운 것이 더 좋을 것 같고,
자켓 안은 기모 소재라 따뜻할 것도 같고!
마당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시는 시아버지신데,
날씨가 조금 쌀쌀하다 싶으시면
항상 오래된 구닥다리 쉐터를 입으시거든요.
그래서 따뜻하고 가벼운 옷이 딱 일거 같았죠.
마무트 매장 건너편에 있는 Wolfskin
볼프스킨 매장에서도 자켓들을 봤습니다.
검정 자켓은 85유로정도이고,
자켓과 조끼를 매치 해 놓은 건 각각 100유로,
합이 200유로.
우리가 아는 선물비는 대충 100유로선이지만
조금 더 올라간다고 해도 다 남편 몫이니
나는 남편을 아주 쪼매만 설득하면 되는 거죠.^^
저는 일단 선물들을 보는 것만 했습니다.
물건을 사는 건 남편 몫이니
나중에 남편과 함께 와아죠.
내가 남편에게 강력 추천한 것은
자켓+조끼 세트.
소프트 쉘 자켓같은 것은 마당에서
입기에는 조금 거시기 하니
외출하실때나 입으실 텐데..
사드려도 보관만 해 놓으실 게 뻔하고!
세트에 들어있는 털복숭이 자켓은
부드러워서 아빠가 평소에도 입으실 거 같으니 딱!
결제를 할 남편을 데리고 내가 봐준
자켓, 조끼 세트를 보러 왔습니다.
아빠와 덩치가 비슷한 마눌이 M도 입어보고,
L도 입고 남편 앞에서 패션쇼 해주기.
아무래도 겨울 옷이니 몸에 죄이는 M보다는
조금 넉넉한 L을 더 좋을 거 같아서
L을 권했더니 절대 안 된다는 남편.
남편이 생각하는 L은 유럽 사이즈 L.
산만한 덩치의 남편에게 맞는 사이즈죠.
하지만 철마다, 브랜드마다
옷의 사이즈는 조금씩 다르죠.
S를 입는 내가 M을 입을 때도 있고,
L을 입을 때도 있죠.
L은 자기 사이즈라고 생각하는 남편에게
직접 L을 입어보라고 내미니..
쫄티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보고서야
마눌이 권한 L을 수긍하는 남편.
시아버지 선물로 L사이즈 자켓/조끼 세트 당첨.
이제 계산할 시간!
며칠 전 내가 물건을 보러 왔을 때는
내가 본 제품은 정가 판매이고
다른 세일은 없었는데...
며칠 후에 오니 쇼핑몰 오픈 몇 주년 됐다고
쇼핑몰내 여러 곳의 가게에서 사용할수 있는
할인 쿠폰이 나옵니다.
우리가 온 볼프스킨도 1인당
한 제품에 대해 20%할인 가능.
순식간에 잔머리를 팍팍 돌리는
마눌이 생각해 낸 방법!
“남편, 당신이 하나 계산하고,
내가 하나 계산하면 각각 20% 할인
받을 수 있으니 160유로에 물건 구입이 가능해.”
마눌의 잔머리 아이디어를 들은
남편은 그냥 카운터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우리가 둘이니 2개의 물건을
각각 20% 받을수 있냐고!
영수증 하나에 각각의 제품을 20% 할인 해 주면
굳이 영수증을 2개로 나눌 필요는 없죠.
그렇게 200유로짜리 제품을
할인 받아서 160유로에 구입했습니다.
우리부부의 맘에 쏙 든 제품을
가격도 저렴하게 구입하니 물건을 선택한
내 마음도 흡족, 계산한 남편도 좋고!
이제 이 선물을 받으신 시아버지도
흡족하시면 올해는 모두가 만족한
선물이 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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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예약으로 올리는 오늘이
바로 시아버지의 생신이셨습니다.
입어보시고 혹시 안 맞으면 바꿔드리려고 했는데,
자켓이 잘 맞는다고 좋아하셨죠.
올해는 선물을 고는 나도,
계산한 남편도 선물을 받은 시아버지도
만족스러운 선물이 된 올해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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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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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내 일상이자 취미인 장보기.
앞으로 자주 오스트리아 물가를 보시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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