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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아버지께 해 드린 올 생신 선물

by 프라우지니 2020.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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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변함없이 시아버지 생신은 돌아왔습니다.


세상의 며느리들이 다 그렇겠지만..

 나에게는 유난히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이 시부모님께 드리는 선물 고르기.


한국처럼 비싼 선물을 드려야 하는 부담감은 없지만

그래서 더 고르기 힘든 것이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현찰이나 상품권을 드릴 수도 있지만

제가 몇 번 드렸던 상품권에 대해서 아빠가 대놓고 불만을 표현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드릴 때 그러신 것은 아니고.. 


무슨 말을 하시다 가는 상품권 선물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그때는 안 들리는 척 했습니다.



그때 제 생각은 그랬죠!


쇼핑몰에 200개가 넘는 가게 중에서 당신이 사시고 싶은 선물을 사시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 선물을 받으신 것 보다 훨씬 더 선택의 폭이 넓으신거다.”


시어머니 생신은 코로나로 통행제한령이 걸려있던 3월말경이라 그냥 살짝 지나쳤지만

8월말인 시아버지 생신은 아무런 제한이 없는 시기이니 일단 선물은 사야 하고!


시아버지 생신을 1주일 앞두고는 참 고민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빠가 맥주를 좋아하시니 조금 특이한 맥주를 사고..다른 선물은 뭘로 하나?”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발견한 사실 하나.


아빠는 파란색 아디다스 티셔츠를 특별한 때만 입으신다?”


몇 년전 시부모님과 갔었던 크로아티아 여행에서도 

아빠가 파란색 아디다스 티셔츠를 입으셨었는데.. 


아빠의 형제 분들이 카드게임을 하러 오시는 일요일에 

아빠가 그 파란색 아디다스 셔츠를 입으셨습니다.


역시 눈여겨보니 선물 아이템이 눈에 띄네요

이미 세월이 지나 조금은 후줄근해진 티셔츠를 대체할 티셔츠 선물.




아빠 생일 선물 중에 하나인 맥주 세트


평소에 한 캔에 50센트짜리를 드시는 시아버지

이것도 슈퍼에서 세일 할 때를 기다렸다가 사시죠.


평소에는 고가인데, 특정한 시기가 되면 슈퍼에서 다양한 캔맥주를 세일을 합니다

세일 할 때는 500ml짜리 맥주가 50센트 이하로 내려가니 그때 몇박스씩 구매를 하시죠.


술을 거의 안 마시는 나는 각 브랜드의 맥주 맛 차이를 잘 모르지만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은 맥주 브랜드나 각각의 이름을 가진 맥주 맛을 잘 감별 하겠죠?


항상 저렴이 맥주만 드시는 아빠께 드리는 생일 선물중 하나는 유럽에서 알려진 맥주 세트.

유럽내 알려진 양조장에서 나온 맥주들을 엄선해서 모아놓은 세트


아빠가 드시는 맥주는 캔 하나에 50센트인데

11개들이 캔맥주가 20유로면 엄청 비싼 가격이지만, 선물로 받아서 맛 보시면 좋죠.


이건 내 생각인데 어디 가서 자랑도하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누군가 맥주 브랜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아빠도 한 말씀 하실 수 있죠.


, 그거? 내가 마셔봤는데 ,…”

이렇게 어디 가서 아는 체 하시기도 좋고 말이죠.^^


20유로짜리 캔 맥주 세트를 사오라고 동그라미까지 쳐서 보여줬는데

남편이 사 들고 온건 그 옆의 16유로짜리 병 맥주 6개들이 세트.


설마, 이것이 더 저렴해서 사 온건 아니지?”

아니야, 캔맥주 세트를 찾지 못해서 사왔어.”


하긴 남편이 알뜰 하기는 하지만 써야 할 순간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타입입니다

그러니 마눌에게 2천유로가 호가하는 전기자전거를 선물 주는 때도 아닌데 산 거죠.

 

정말 전기 자전거를? 하시는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3291

남편에게 강림한 지름신


캔맥주 세트도 구입해서 졸지에 2개의 맥주 세트를 선물로 받게 되신 아빠

아빠한테 맥주를 2 세트나 드리는 것에 대해 남편의 한마디.


아빠한테는 캔맥주 세트 드리고 병 맥주 세트는 내가 마시면 안될까?”




남편은 아빠처럼 맥주를 즐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맥주가 아예 없죠


전에도 혹시 집에 손님이 올 때면 자기네들이 마실 맥주를 사 들고 왔었습니다

우리 집에 맥주가 없다는 걸 우리 지인들을 다 알고 있었거든요.


맥주도 잘 안 마시는 인간이 자기 몫으로 마실 맥주를 챙긴다?” 

남편이 마눌에게 자기 속을 살짝 보였습니다


그랬다가 마눌에게 한방 먹었습니다.


아빠가 사시면 백 년을 사시냐? 아끼지 말고 그냥 다 드려라~”


남편의 본전 생각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래도 생신이 신데 기분 좋게 다 드렸습니다.


여기서 잠깐!

유럽의 부모들은 한국의 부모들처럼 자식들에게 헌신하지 않습니다.

 

중학교 졸업하는 15살쯤에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들이 대학을 가는 거보다는 

직업 교육을 받아서 18살쯤에 자립하는 걸 선호하죠. (우리 집의 경우입니다.)

15살 이후로는 견습생으로 3년 일하면서 월급 받아서 자기 인생을 살게 되는 

자식들에게 부모는 더 이상의 경제적인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


남편 같은 경우도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부모에게 받은 지원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무료 학비에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생활비를 받아가면서 살았죠


그래서 부모에게 뭔가를  해 줘야 한다는 그런 부담감도 

부모님이 자신을 위해서 희생했다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마구 퍼주고 싶은 생각은 안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타입이죠

내가 생각하는 부모와 남편이 생각하는 부모는 조금 다른 의미의 존재입니다.




내가 선택한 두 번째 선물은 값비싼 티셔츠

당신이 직접 사지 않는 조금 고급 티셔츠를 선택했습니다.


마무트는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브랜드죠

아디다스와는 또 다른 산악용품 브랜드입니다.


쇼핑몰을 한 바퀴 돌다가 원단이 일반 면제품이나 기능성 제품과는 

또 다른 종류라 한번에 찜 했습니다


가격을 들으면 남편 눈이 나올 걸 예상했지만 일단 찜~


내가 봐둔 셔츠는 남편과 가서 구입을 했습니다

평소에 마눌이 비싼 제품도 엄청 싸게 잘 구매하지 이번에도 그런 줄 알았던 모양인데..


생각 없이 카드를 내밀어 계산을 하고 나온 남편.

티셔츠 가격을 보고 남편이 깜짝 놀랐습니다.


이 티셔츠가 50유로나 해?”

이건 원단이 기존 제품 하고는 달라, 완전 고급져!”


시부모님이 자식들 생일 때 매번 50유로 이내로 선물한다고 

우리도 시부모님 생신 때 딱 50유로를 맞춰서 드릴 수는 없죠.


이번 생신 때 아빠께 드린 선물은 대충 86유로선


한국에서는 부모님 생신 선물을 보통은 몇 십만원 기준으로 드릴 텐데.. 

거기에 비하면 저렴해서 한참 저렴하죠.


올해는 셔츠와 맥주 세트로 아빠가 만족 하실만한 선물을 드린 거 같아 

흡족했던 며느리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몇 달 동안 집에 안 오던 시누이가 드린 아빠 선물은 

셀카용 폴라로이드 카메라


조금은 뜬금없는 선물이라 제가 다 당황했습니다.


70대 초반이신 시부모님께 여러가지 전자 제품을 드려봤지만.. 

나중에 보면 사용하시지 않고 한쪽에 쳐박아둔 걸 발견하곤 했죠.


시누이는 지난번에 탄산수 제조기를 선물로 드렸었는데..


드려도 시부모님이 사용을 안 하시니

 나중에는 자기가 비엔나에 가지고 가서 사용하더라구요.


시부모님은 평소에 탄산이 없는 수돗물을 드시는데,

 왜 뜬금없는 탄산수 제조기를 선물했던 것인지.. 


나보다는 시부모님과 취향이나 기호를 더 잘 알 거 같았는데..

이번의 폴라로이드 카메라 선물도 어르신께는 조금 뜬금없는 선물.


카메라를 내밀면서 자기가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고 해서는 

단순히 아빠 생신 때 사진을 찍을 용도로 가져온 줄 알았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것이 70대 초반의 할배께 드리는 생신 선물이었습니다.

50대초반인 나도 이런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받아도 안 쓸 거 같은데..^^; 


이런 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물 아이템이 아닌가요?




시누이가 시키는 대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셀카를 찍으시려고 시부모님.


셀카용이라 오른손으로 카메라를 잡고는 눌러야 하는데..

아빠께는 쉽지 않는 셀카찍기 입니다.

 

사실 시부모님이 사용하시는 스마트폰으로도 

셀카를 찍으려면 충분히 찍을 수 있기는 한데..


사진이 나오는 아날로그 감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이날 아빠가 찍으신 사진들은 하나도 건질 것이 없었습니다


아빠는 셀카로 찍는 얼짱 각도도 모르시고

또 두 손으로 카메라를 잡으니 카메라는 코 앞에 있고

또 카메라를 한참 내려서 사진을 찍으시니 얼굴만 크게 나오고

거기에 왜 그리 인상을 쓰시는지 사진 속의 아빠 얼굴은 죄다 인상파.


시누이가 시부모님께 드린 선물은 내가 보기에는 조금 황당한 선물이었지만

시누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니 그런 선물을 드린 것이겠죠.



올해 아빠 생신은 일요일이어서 비엔나의 시누이도 집에 왔었고

온 가족이 마당에 나온 김에 아빠 생신 기념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다들 집에서 입는 옷이라 후줄근한 상태의 가족사진입니다.

(1미터 거리 유지를 계속 했었는데 사진 속에는 너무 붙어있네요.^^)


사진 찍으신다고 아빠가 아들 내외가 선물해준 마무트 티셔츠를 입으셨는디.. 

집에서 입는 옷이라 바지 앞의 후크는 고장 난 상태의 옷차림입니다. ^^


시어머니께 내가 가지고 있는 철사 머리띠를 해드렸는데.. 

매듭이 제대로 서지를 못했네요. ^^;


아빠 생신인 데도 가족들이 함께 모여서 식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요리는 엄마가 하셨지만, 식사는 각자의 공간에서 했죠.


시부모님의 당신들의 주방에서

아들 내외는 그들의 방에서

딸내미도 자기만의 공간에서 

렇게 우리 가족은 따로 또 같이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지난 3월의 코로나 상황 이후 계속

~ 한자리에 모이는 걸 극도로 꺼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당에서 만나도 1미터 거리 유지를 하고 

엄마가 요리를 하셔도 우리 집으로 배달을 해 주시죠.


내년 3월의 시어머니 생신 때는 온 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할 수 있기를 바래보지만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질지는 아직도 불투명한 것이 현재의 코로나 상황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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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사준 전기 자전거타고 첫 테스트 나갔던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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