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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외국인이라서???

by 프라우지니 2012.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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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남편과 외식을 갔습니다.

 

평소에는 내가쏠께!” 해도 별로 반응을 안 하는 남편인데, 이날은 왠일인지 흔괘히 제 초대에 응하는 남편과 함께 식료품쇼핑도 겸해서 집근처에 있는 쇼핑몰에 갔습니다.

 

외식이라고 해도 우리부부의 외식메뉴는 소박해서리 두당 10유로(15,000원정도) 이하의 음식을 먹는답니다.  가끔씩 찾는 레스토랑에 슈니츨(오스트리아 돈까스)을 먹으러 갔는데, 이날따라 세일 한다는 전단지가 커다랗게 붙어 있더라구요.

 

그 전단지를 보고는 웨이츄레스에서 “저 메뉴 지금 세일중이예요?”했더니만, 인상을 팍 쓰더니,“뭐라구요?”합니다.  몇 번을 되풀이로 말해서 세일하는 메뉴와 음료를 주문했는데...

 

(한국에도 이런 사람들 있죠? 외국인이 쪼매 안 되는 발음으로 한국어 하면 알아들었으면서도 인상 쓰면서 “뭐라구요?”하는- 제발 이러지 마세요^^;)

 

아무리 생각해도 웨이츄레스가 불친절합니다.  주문을 받아서 돌아가면서도 Danke당케(감사합니다.)라는 말도 없고. 음료수 먼저 가져와서는 식탁위에 탁소리가 나게 놓고는 사라집니다.

 

음식을 가져와서는 테이블위에 놓더니만, “Mahlzeit말자이트(맛있게 드세요!)"도 아주 기분 나쁘게 하고는 사라집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봐서는 절대 팁을 주고 싶지 않은 상황입니다.  남편한테 “저 웨이츄레스 팁은 안줘도 되겠지? 너무 불친절해!”했더니만,  남편도 긍정하는걸 봐서 그녀의 불친절은 저만 느끼는 것이 아니였던 거죠!

 

음식을 다먹고 남은 슈니츨을 포장하려서 접시위에 두고는 “계산이요!”했더니만,  영수증과 호일(알루미늄)을 가져와서는 접시위의 슈니츨을 우리에게 묻지도 않고 자기가 직접 둘둘 맙니다.

(지금까지는 계산한다고 하면, 웨이츄레스나 웨이터가 호일을 가져와서 테이블위에 놓고, 내가 포장했었는데..)

 

슈니츨 싸는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계산하면서 50센트의 팁을 더 주었습니다. 그런데..그녀는 내가 테이블위에 놓은 돈을 지갑에 담더니 고맙다는 말도 없이 사라집니다.

 

(50센트가 적다고 하시나요?

팁 하나도 안 주는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기네 맘에 들지 않게 서비스하면요.)

 

그녀의 행동을 본 남편이 “팁 안줬어?”하길레, "줬는데 인사도 없이 사라지네..".하면서 식당을 나왔습니다.

 

아마도 한동안은 그 식당을 안갈거 같습니다.

기분 좋게 외식 갔는데, 불친절한 직원 때문에 기분 잡치는 일을 또 당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이럴 때마다 생각합니다.

“내가 외국인이여서 이런 대우를 받나?”하는...

 

지금 배우고 있는 독일어코스에 러시아에서 온 아낙은 예전에 의사로 일했었답니다.

이곳에서 의사로 일하는 건 텍도 없는 일이고, Billa빌라(수퍼)에 이력서를 써서 냈었답니다.

(본국의 서류를 오스트리아에서 확인, 공증하는 작업이 짧으면 2년이요~ 길게는 5,6년도 걸릴수 있는지라 대부분은 그냥 본국의 학벌이나 직업에 대해서 포기하는 듯 합니다.)

 

수퍼에서 계산도 하고, 청소도 하고, 물건진열등도 하는 일을 하려구요. 그런데.. 결과는 “죄송하지만, 학벌이 너무 높아서 우리 수퍼에서 일하실수 없습니다.”라는 대답을 들었답니다.

 

또 다른 수퍼(Lidl리들)에 이번에는 대학졸업 및 의사로 일한 경력을 빼고 이력서를 넣었더니만,

“죄송하지만, 님의 학벌이 짧아서 우리 수퍼에서 일하실수 없습니다.” 하더랍니다.

그러면서 “청소라도 해야할까봐..”하면서 말끝을 흐리는 그 아낙을 보면서 한마디했습니다.

 

그건 학벌때문이 아니라 니가 외국인이여서 힘들다는 얘기야!”

오스트리아 사람은 중졸만 해도 일할 수 있는 수퍼인데, 고졸의 학력이 짧다는건 말이 안되는 얘기죠!!

 

그렇습니다. 외국에서 살아가다보면.. 이런 저런 차별을 받는답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건 “내가 외국인여서 그런가??”하는 자격지심만 생긴답니다.

 

정말 내가 외국인여서 그 직원이 그렇게 불친절했고,정말 그녀가 외국인(참고로 그녀는 금발의 푸른눈을 가진 러시아아낙입니다.)이여서 수퍼에서 일할 수 없는 걸까요?

 

가끔씩은 나에게 차별없이 대해주는 우리나라가 그립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외국인이 차별받는 일이 덜 일어났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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