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는 우리부부가 거의 매년 휴가를 가는 곳이었지만,
매년 가는 곳만 가는지라 다른 곳은 잘 몰랐습니다.
우리가 아주 자주 가는 Istria 이스트리아 지역의 Premantura 프레만투라.
이곳에서도 무화과는 아주 많이 봤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조금 이른 여름인 6월쯤에 가도 익은 무화과가 있었고,
늦은 여름인 9월에 가도 무화과는 있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프레만투라에서 봤던 무화과는 두 종류입니다.
위 사진의 우측이 바로 초여름에 먹을 수 있는 무화과입니다.
초여름인 6월에 이미 익어서 먹을 수 있고, 초록색을 띄는 청무화과.
익어도 초록색이고, 만져보면 물렁물렁합니다.
이 무화과는 익으면 다 나무에서 떨어져 버리죠.
또 하나는 좌측의 자주색 무화과.
가을쯤에 나는 무화과로 이건 슈퍼에서 많이 팔리는 종류입니다.
크로아티아의 초여름에 볼 수 있는 청무화과를 슈퍼에서 본적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익으면 물러져서 보관이 어려운 단점 때문인 것도 같고...
내가 아는 청무화과는 익어서 땅에 떨어지면...
홍시처럼 푹 퍼져버리는지라 주워 담지 못하거든요.
글을 쓰면서 생각 해 보니 우리 집 마당에 있는 무화과 나무가 청무화과인거 같습니다.
시부모님 모시고 갔던 크로아티아의 로빈에서 담장 아래 떨어진 푹 퍼져있던 무화과에서 씨를 가져오셔서 아빠가 싹을 키워서 심으셔서 이제는 나무가 된 녀석이 몇되거든요.
우리가 결혼할 무렵에 시부모님을 모시고 갔던 휴가에서 가져오신 거니..
이제 10년이 넘어가는 무화과 나무입니다.
오스트리아는 무화과를 키우기에 적당한 기후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오스트리아도 자꾸 더워지는지라 올해 처음 무화과가 열 댓개 달려 수확을 했었죠.
가을에는 보라색 무화과만 나는 줄 알았는데, 우리 집에는 초록색 무화과였습니다.
지금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상관없는 쪽으로 가고 있네요..
자! 다시 방향을 틀어서..
내가 많이 봐온 무화과는 청무화과이고, 이것이 물러서 나무에서 떨어지면 홍시 꼴이 된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말린 무화과를 만드는 것이 꽤 어렵겠다고 생각했었죠.
내가 아는 (청)무화과는 나무에서 떨어지면 팍 퍼져서 다시 주워 담지도 못하는 상태였는데.. 프라프란트노의 캠핑장에서 발견한 무화과 나무 아래는 마른 무화과가 있습니다.
처음에 이걸 보고 “웬일?” 했습니다.
말린 무화과는 무화과를 따다가 정성을 들여서 말린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무 아래 말라서 떨어진 무화과를 보니 따로 말릴 필요가 없네요.^^;
나무 아래 떨어진 무화과 말고 혹시 나무에도 달려있는 것이 있나하면서 찾아봤습니다.
나무에서 마르면 따로 말릴 필요가 없으니 “대박”이지 싶어서 말이죠.
나무를 한 바퀴 돌면서 찾아보니 아직 달려있는 무화과가 있습니다.
그것도 잘 마른 상태로 말이죠.
너무 높아서 딸 수 없는 건 포기하고, 내 손이 닿는 위치에 있는 무화과를 따 먹어보고,
땅에 떨어진 마른 무화과도 주어 먹어봤습니다.
시중에 파는 말린 무화과보다 작기는 하지만, 이것도 말린 무화과는 맞습니다.
너무 말라버려서 씹는 맛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말이죠.
처음 알았습니다.
무화과는 익어도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고 잘 마른다는 사실을!
여러분도 알고 계셨나요?
무화과는 종류에 따라 익어도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고 말라간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번에 알게 된 또 다른 하나는 자동차 열쇠 안의 구조입니다.
운전도 못하는 아낙이 뜬금없이 자동차 열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냐구요?
이번에 남편이 사고를 쳐서 마눌이 수습해야 했거든요.^^;
오후에 느긋하게 해변에 앉아서 수영간 남편을 기다리며 멍때리고 있는데..
수영간지 얼마 안 된 남편이 다시 해변으로 돌아왔습니다.
웬일인가 싶어서 남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니..
(수영복)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마눌의 손에 꼭 쥐어주고는 다시 바다로 가는 남편.
뭘 이렇게 소중하게 주나하고 펴봤더니만..
남편의 자동차 열쇠입니다.
이 양반이 자동차 열쇠를 수영복 주머니에 잘 묶어놨는데,
그걸 잊고는 그냥 바닷물에 들어갔던 모양입니다.
아이고야! 그냥 물도 아닌 바닷물에 자동차 열쇠가 들어갔다 나왔으니 이건 어쩌누?
자동차 열쇠의 리모컨이 작동을 안 하면 자동으로 문 여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매번 자동차 문에 열쇠를 꽂아서 수동으로 열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디...^^;
남편의 자동차 열쇠를 받아서는 얼른 캠핑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면서 머릿속으로는 별의 별 생각을 다했습니다.
“일단 짠물을 빼야하니 수돗물에 담가야 하나?”
바닷물에 한번 빠졌으니 수습 불가한 상태이만 일단 살려볼 요량으로 요리조리 자동차 열쇠를 분해 해 봤습니다. 일단 물기를 닦아내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하는 거죠.
그래도 안 되면 여행 내내 수동으로 문을 여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구요.^^;
제일 중요한 건전지 들어가는 부분을 열어보니 건전지를 감싸고 있는 또 하나의 방어막.
문을 열고 닫는 누름단추 쪽에는 물이 들어간 상태인데, 가장 중요한 건전지는 안에 하얀 플라스틱 속 뚜껑이 있어서 젖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건전지를 제외한 다른 곳의 물기를 잘 닦아낸 후 조립해서 리모턴을 누르니..
“찰깍”하고 열리는 자동차 문.
이때 정말로 “에헤야~디야~”소리가 나왔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여서 말이죠.
물론 남편은 수영하고 돌아와서 마눌의 폭풍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마눌이 차키를 고쳤으니 기고만장해서 더 신이 났었죠.^^
“앞으로 잘해! 또 바닷물에 차키 가지고 들어가면 얄짤 없다!”
이번에는 잘 수습이 잘 돼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마눌은 이번 기회에 자동차 열쇠를 분해하는 새로운 세상도 맛봤습니다.^^
모든 자동차 열쇠들이 다 이런 구조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수로 “자동차 키가 세탁기나 변기에 빠졌다?“ 긴장하지 마시고 얼른 자동차 키를 살짝 열어보시기 바랍니다.
안에 하얀 플라스틱이 건전지를 잘 감싸고 있다면..
물기만 닦으면 고장 없이 다시 사용하실 수 있으니 말이죠.
위기는 뭔가를 배우는 기회를 갖게 되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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