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한밤의 청소작전

by 프라우지니 2019. 3. 10.
반응형

 

 

청소를 해야 하는 날에서 며칠이 지났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집안이 지저분하다고 잔소리할 남편은 출장 중!

 

나 혼자 있는 집이 조금 지저분하다고 사는데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니 패스.^^

그렇게 편하게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하면서 며칠을 보냈습니다.

 

결론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는 이야기죠.^^;

 

장보러 갈 일도 없고, 일하러 가는 날도 아니니 일부러 외출을 할 일도 없었고..

사실 집에만 있으면 세수도, 샤워도 다 귀찮습니다.

 

밖에 나가지 않으니 세수마저 건너뛰는 하루를 보냈지만 저도 나름 바빴습니다.

내가 찍어놓은 동영상 편집한다고 글 쓰는 것도 미뤄놓은 며칠이었습니다.

 

그렇게 미뤄뒀던 청소였는데..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는 일이 생겼습니다.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오는 금요일.

그날 근무를 마치고 저녁 비행기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했었는데...

 

혹시나 싶어 거기서 출발하는 시간을 물어보니..

금요일 오전에 호텔에서 짐을 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금요일 오후쯤에는 집에 돌아온다는 얘기죠

 

 

금요일 오후쯤에 청소를 시작할까 했었는데 남편이 오후쯤에는 집에 돌아온다니 청소는 그전에 끝나야 하고, 그렇게 되면 나는 아침부터 청소를 해야 할 거 같은데..

 

결국 이른 아침부터 청소를 하느니 느긋하게 저녁에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내가 청소를 시작한 시간이 자정이라는 것!^^;

 

3주 만에 남편이 돌아오니 침대보랑 이불보도 다 바꾸고, 먼지도 다 털어내고.

바닥도 쓸고 닦고 광을 냈습니다.^^

 

요즘 저는 극세사 수건 한 장으로 아주 쉽게 청소를 해치웁니다.^^

살면서 터득한 저만의 노하우죠.^^

 

저도 처음에는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했었는데..

시댁으로 이사 오면서 청소기로 하는 청소가 힘들어 졌습니다.

 

무거운 진공청소기를 지하에서 1,2층으로 옮겨가면서 청소하기 힘들어서!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극세사 청소!

 

기존의 걸래봉에 마른 극세사 수건을 빨리 집게로 고정해서는 마닦을 쓸어서 먼지를 닦아내고, 마른걸레질이 끝나면 극세사를 빨아서 다시 걸레봉에 고정해서 이번에는 젖은 걸레질!

 

처음에는 마눌의 청소법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던 남편도 청소 후에 바닥이 뽀득 거리는걸 확인한 다음부터는 잔소리 안하는 마눌의 청소법입니다.^^

 

그렇게 바닥청소는 다 끝냈는데 아직도 끝내 못한 청소는 남았습니다.

테이블 위에 쌓아놓은 짐들도 다 정리해야 청소는 끝이 나는데..

 

한국에서 챙겨온 짐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남편의 출장지인) 바르셀로나에 다녀오고 보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정리를 해야 할 지 감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몰랐던 사실을 제가 이번에 알았습니다.

사는데 그리 불편하지 않아서 인지를 못했던 것인지..

 

저는 정리는 잘 못합니다.

아니 완전 젬병입니다.

 

울 언니는 내가 신기하다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넌 어떻게 침대 위에 옷을 다 어질러 놓고 침대 한 귀퉁이 빈자리에서만 잠을 자니?”

 

“네가 방바닥에 옷 널어놓은 그 가운데만 길 터서 다니는 거 보면 모세의 기적 같아.”

 

방바닥에 옷이 널려있는 건.. 이 옷, 저 옷 꺼내서 입어보다 보면 그럴 수 있고..

그렇게 널어놨다고 사는데 지장 있는 건 아니니 지금까지 잘 살았습니다.

 

사실 여자라고 다 정리 잘 하고 청소 잘 하는 건 아니죠.

 

영화나 드라마 같은데 보면 여자아이 방이 남자아이의 방보다 더 엉망이이고 지저분한 경우도 있잖아요. 제가 바로 그런 “여자아이”의 방 임자였습니다.

 

어린 시절을 더듬어 보니 저는 늘 챙겨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엄마와 떨어져 살았던 기간에는 큰언니 혹은 작은언니가 엄마 대신에 항상 절 챙겼죠.

 

어릴 때부터 그렇게 두 언니로부터 챙김을 받는 막내딸 같은 존재라 내가 직접 뭘 할 일은 없었고, 몇 년간 외국에 살 때는 집안에서 일하는 메이드들이 다 해줘서 불편함이 없었죠.

내가 방 한가득 어질러 놓고 외출해도 돌아오면 다 정리된 상태였거든요.

 

내 스스로 하는 정리는 잘 못해서 그런지...

남편과 결혼하고 10년도 더 지났는데 저는 남편에게 잔소리를 듣는 마눌입니다.

 

남편은 마눌과는 달리 엄청 깔끔하고 정리 정돈의 제왕이거든요^^;

남편은 모든 것들은 다 정해진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아무거나 한꺼번에 때려 넣어놓고 나중에 뭐 하나 찾을 때 허둥대는 마눌과는 완전 반대죠.

 

저도 할 말은 있습니다.

여자는 남자보다 옷도 많고, 신발도 많고, 거기에 화장품, 액세서리까지 필요한 물품이 아주 많죠. 물론 멋쟁이 남자들 같은 경우는 여자보다 더 짐이 많을 수도 있지만 예외는 빼고!

 

집이 조금 넓으면 뚜껑이 있는 곳에 다 넣어버리고 닫아버리면 장땡인데..

지금 우리 집은 수납공간이 엄청나게 부족하니 문제입니다.

 

보관할 장소는 부족하고 그렇다고 다 버릴 수는 없고..

 

청소하면서 어딘가에 (쑤셔 넣어) 정리 해야 할 물건들을 처리 못 해 시간이 걸리고 있는 저의 “한밤의 청소 작전”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