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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916-다시 돌아온 클리프톤 clifton 캠핑장에서 만난 강적

by 프라우지니 2018.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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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프톤을 떠난 지 5일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맞아주는 사람은 없지만 낯익은 장소에 오니 괜히 반갑고 그렇습니다.^^

 

 

얼굴 안다고 이제는 매니져 아저씨가 바다가 보이는 방향으로 우리에게 자리를 내줍니다.

 

원래 이런 자리는 돈을 더 내야하지만, 지인 혜택인지라 일반 요금만 냈습니다.

차 안에서도 바다가 보이고, 파도소리가 들리는 24불짜리 럭셔리캠핑입니다.^^

 

 

 

며칠 만에 와도 이곳의 풍경은 그대로인데 변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전에는 오전에 이곳을 지나던 가넷투어 트랙터가 이제는 다 늦은 저녁에 갑니다.

 

매일 한 시간씩 물때가 늦춰지다보니 썰물 때가 저녁이면, 물때는 맞추다 보니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이 가넷투어를 갑니다. 개인이 걸어가기에는 조금 힘든 시기인거 같습니다.

 

 

 

전에는 못 보던 캠핑장 주방에 붙박이장처럼 붙어있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호주에서 왔다는 청년은 하루 종일 주방의 테이블에 노트북을 꺼내놓고 살고 있습니다.

 

낮에 사람이 없을 때는 노트북 충전을 하면서 저 테이블에 부부가 나란히 앉아서 서로 할 일을 하곤 했었는데, 호주 청년이 저렇게 하루 종일 테이블을 꺼내놓고 앉아있으니 주방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불가능 합니다.

 

남편은 낮에는 전원을 켜고 노트북 작업을 해야 하는데 주방에 호주청년이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앉아서 꼼짝을 안하니 괜히 마눌에게 짜증을 내기도 하고, 마눌이 있는 차로 자꾸 와서 심술을 부리는지라, 할 수 없이 마눌이 노트북을 들고는 붙박이장인 호주 청년 옆으로 와야만 했습니다.

 

이곳이 아니면 갈 곳이 없는지라 청년에 자리를 내주지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궁디를 들이 밀어야했습니다.

 

이곳에서 캠핑비를 내고 묵는 사람들은 다 주방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니 말이죠.

 

“어이, 나도 앉게 자리 좀 만들어 보지?”

그렇게 청년 옆에 앉아서 글도 쓰다가 심심하면 질문도 하다가 했습니다.

 

이곳에 2주 동안 있었다고 했는데 우리는 전에 본적이 없었던지 그 이유를 물어보니..

그때는 매일 도서관에 갔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도서관도 안가고 하루 종일 캠핑장 주방에서 있는 거죠.

 

도대체 뭘 하는 인간인데, 나가 돌아다니지도 않고 캠핑장에 짱박혀 있는지 물어보니..

 

“호주에서는 그래픽디자이너로 일을 했었는데..다시는 호주에 돌아가지 않을 예정이고,

그냥 뉴질랜드에서 살고 싶다고 하는데 직업은 없습니다.(그렇다고 찾는 거 같지도 않고).”

 

전에는 다녔다던 네이피어 시내의 도서관도 안 가고 캠핑장에 짱 박혀서 하루를 보내는 이유를 남편은 “기름 값”이라 생각하는 거 같았습니다.

 

시내에 나갔다오려고 해도 기름이 드니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절약하는 지름길이죠.

 

 

 

남에게는 싫은 티를 내거나 부정적이지 않는 남편인데,

호주 청년은 정말 싫었는지 가까이 가지도, 말도 섞지 않았습니다.

 

전기가 있는 주방에서 노트북이나 다른 것의 충전이 가능한 콘센트는 딱 2개뿐인데, 그 2개를 다 청년이 노트북과 카메라 배터리 충전한다고 하루 종일 사용하는지라, 다른 사람에게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붙박이장 호주청년 때문에 주방에서 충전도, 노트북 사용도 못하는 남편은 저렇게 우리 차 옆 테이블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나름 할 일을 찾아서 하는 스타일이기는 한데, 노트북 작업을 못한다는 것 이 스트레스인거 같았습니다. (남편은 말 대신에 짜증을 심하게 냅니다.^^;)

 

 

 

우리가 떠나려면 한 달 넘게 기간이 남아있지만 남편이 우리 집(차)을 팔 준비를 합니다.

차 내부를 사진 찍어서 여기저기 웹사이트에 올릴 예정인거죠.

 

남편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정리된 캠핑카입니다.

 

보이시나 모르겠는데, 차안 침대 좌측에는 카누용 노가 2개 묶여있고,

검은 박스에는 여행 중 야채와 과일을 담아 다녔고, 그 왼쪽은 우리들이 식수통이 2개.

 

그 위로 하나는 주방박스, 또 하나는 사놓은 식료품 저장고.

 

차의 가장 우측으로 좁은 공간에는 캠핑용 의자 2개에 낚싯대를 넣어 놓는 공간.

지금 봐도 공간 활용을 참 잘한 우리집이였습니다.^^

 

 

 

별로 한일은 없어도 하루를 가고, 해는 집니다.

 

이날따라 석양이 예쁜지라 부부가 사진을 함께 찍으려 시도를 해봤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말이죠.

 

마눌이 몇 번 셀카를 해도 안 되니 남편이 직접 디카를 잡았습니다.

원래 셀카를 찍기 위해서 카메라를 잡는 성격이 아닌데, 이날은 예외였던 거 같습니다.

 

석양을 바로 찍는 거보다 차창에 비친 석양이 더 멋있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사진속의 부부는 참 행복 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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