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이용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남편의 직업이지만,
하지만 실제로 남편의 삶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입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가지고 다닌다는 스마트폰이죠.
요즘은 박물관에서나 구경이 가능한 흑백폰인디..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는 내 남편이 폰입니다.^^;
남편에게 핸드폰이라 함은..
“전화를 걸고 받고, 문자를 주고받는 용도”라고 합니다.
그러니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연결하고 이메일을 읽고 하는 기능 같은 건 남편의 관심 밖의 일이었죠.
그랬던 남편이 언젠가 무심하게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 스마트폰 생길 거 같아.”
“응? 스마트 폰? 왠?”
“회사에서 받을 거 같아.”
“뭐? 회사에서 연락을 주고받는 용도로?”
“응.”
이런 대화를 하고 한두 달이 지나고 나서 정말로 남편에게 스마트폰이 생겼습니다.
남편에게 스마트폰이 있으니 이제 인터넷으로 채팅도 되고, 사진도 보낼 수 있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 하죠.
남편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온 날 저녁에 마눌은 바로 남편의 스마트폰 번호를 땄습니다.
전화도 하고 인터넷 채팅도 할 요령으로 말이죠.
남편이 회사에 근무할 때 남편의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냈더니만..
그날 저녁에 날벼락 맞았습니다.
“앞으로 스마트폰으로는 연락 하지 마. 이건 회사용이라 회사사람들도 볼 수 있단 말이야.
언제 반납할지 모르는데 거기에 개인적인 대화들은 들어있음 안되지.“
보통의 사람들은 업무용이라고 해도 개인적인 용도와 더불어서 사용하게 되는데..
남편만은 업무용과 사적인 용도를 딱 구분지어서 사용합니다.
남편이 마눌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 하는 건 보지 못했지만,
항상 가방에 들어있기는 합니다. 업무용이니 말이죠.
하지만 스마트폰은 충전을 자주해야하는 지라, 회사에 가지고 다니는 업무용 가방에는 항상 스마트폰 충전기를 가지고 다니죠.
남편에게는 참 불필요한 것들이지만 업무용이라고 하니 챙기는 거 같습니다.
남편에게 스마트폰이 생기면 모든 이메일 계정을 스마트폰으로 한 번에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왓츠앱도 설치해서 대화도 주고받으려고 했었는데..
이런 마눌의 계획은 다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다음번에 남편에게 사적인 용도의 스마트폰이 생기기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그때쯤이면 남편과 카카오 톡이나 왓츠앱으로 수다를 떨고,
사진을 주고받고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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