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근무하는 저는 일반 회사와는 다른 조건인지라 근무하는 날도 월~금요일은 아닙니다.
근무가 평일에 걸리는 날도 있지만, 주말에 걸리는 날들도 수두룩하죠.
보통 주 40시간 근무하는 직원들은 한 달에 2번 정도 주말(토, 일 혹은 국경일)근무를 하게 되는데, 주 20시간 일하는 저도 가끔은 한 달에 2번 정도 주말이 걸립니다.
한번은 남편이 마눌의 주말에 대해서 불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신은 남들의 반만 근무하는데 왜 주말은 남들과 똑같이 2번이나 걸리는 거야?”
남편은 투덜거리지만 당사자인 저는 주말 근무를 좋아합니다.
왜냐고요?
집에서 하루 종일 죽치고 있는 남편과 조금 떨어져 있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을 더 벌수 있다는 것!
사실을 말하자면..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이 아니니 그저 일요일 근무를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빨간 날(공휴일 또는 일요일)에 일하면 좋지 뭐! 돈도 더 벌고!”
여기서 잠깐!
빨간 날 일하면 돈을 더 받는다며 얼마나 더 받느냐고요?
빨간 날 근무하면 월급외 50유로를 더 받습니다.
한 달에 3번 일하면 150유로정도를 더 받을 수 있는 거죠.^^
보통 20일 정도면 다음달 근무표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20일전에 이미 12월 근무표가 나왔습니다.
일반 회사원인 남편은 크리스마스 전부터 1월 10일경까지 휴가를 즐기는지라,
혹시나 남편이 휴가 계획을 세울까 싶어서 남편 책상 달력에 내 근무일을 표시했습니다.
마눌 근무표를 한번 보시고는 남편이 궁시렁거리십니다.
“당신 크리스마스이브랑 크리스마스에 일해?”
사실 저는 24,25,26일. 3일 일하겠다고 표시를 했었는데, 달랑 이틀이 걸렸습니다.
24일~26일까지 빨간 날(공휴일)인지라 이왕이면 하는 근무이니 월급이나 더 받으려고 말이죠.^^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는 가족들과 저녁 먹고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서 노래 부르고 선물교환 해야 하잖아.”
“그건 퇴근해서 하면 되지.”
“주 20시간이면 일주일에 이틀 근무하면 되는데, 왜 마지막 주에는 4일이나 근무가 걸렸어?”
“근무를 잡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뭐.”
“왜 근무를 10일이나 나가야해? 8일 정도만 나가면 되는 거 아니야?”
간만에 마눌 근무표를 보시더니만 쫀쫀하게 따지십니다.
“하루는 근무가 아니고 교육이 있어서 가는 거야.”
“...”
남편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휴가기간에 마눌이랑 어디 외출이라도 가고 싶은 모양인데, 마눌 근무가 줄줄이 비엔나로 걸려있으니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입니다.
한 달, 30일중에 8일정도만 일을 하는 마눌 인지라 허구한 날 집에서 놀고 있는데,
남편에게 시간이 있는 12월에 마눌이 바쁘니 불만이 폭발 한 거 같습니다.
남편의 불만과는 상관이 없이 저는 12월의 크리스마스를 우리 요양원 어르신들과 함께 보내지 싶습니다. 함께 캐럴을 부를 수 있으면 좋고 (직원이 부족해서 어르신들과 한가히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것이 안 되더라도 함께 앉아서 2017년 12월의 크리스마스를 보내지 싶습니다.
남편과 하루 종일 침대에 뒹굴 거리면서 시어머니가 해 주시는 점심을 먹고, 시부모님, 시누이와 함께 카드게임을 하면서 오후를 보내는 것도 좋은 시간이겠지만..
집보다는 요양원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어르신과 함께 보내는 것이 조금 더 크리스마스를 뜻 깊게 보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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