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장고는 엄청나게 큰 것이 보통이지만,
유럽의 가정에는 아주 작은 냉장고가 집집마다 있습니다.
아주 작은 크기의 냉장고라 함은..
보통 호텔에 가면 보시게 되는 객실용 냉장고 수준의 크기입니다.
우리 집에 있는 냉장고도 유럽의 가정용 냉장고 수준인지라 작습니다.
우유, 치즈나 야채정도를 넣어두는 용도로는 괜찮은 크기지만,
한국식으로 반찬 한 두 가지를 하면 작아도 턱없이 작아집니다.
우리 집의 좁아터진 냉장고입니다.
밥도 보이고 썰어놓은 야채도 보이고, 과일도 보이네요.
2층은 남편용으로 남편의 버터,요거트, 햄, 치즈 등이 보이고..
1층은 마눌 용으로 마눌의 일용할 양식이 들어있습니다.
작은 건 어떻게 견뎌보겠는데, 가끔씩 김치 같은 걸 넣어두면 냉장고 전체에 냄새가 진동하는지라, 듣고 싶지 않는 남편의 잔소리도 종종 듣게 됩니다.^^;
결혼해서 한동안은 집에서 한국 음식을 해 먹지 않았었습니다.
밥을 안 먹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한국인 마눌이었거든요.
오랫동안 안 먹던 한국음식이었는데..
나이가 들어가서 그러는 것인지 요새는 부쩍 한식을 많이 합니다.
냉장고에는 항상 밥이 있고, 김치도 시시때때로 만들어 대고,
반찬도 한두 가지는 기본적으로 만들어 놓는지라 냉장고 안에 이런저런 냄새가 납니다.
아시겠지만 모든 음식은 고유의 냄새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김치나 된장에서도 냄새가 나지만 치즈에서도 꼬릿한 냄새가 나죠.
꼬릿한 치즈냄새는 그냥 넘어가는 남편인데,(자기가 먹으니..)
김치나 된장 같은 냄새에 남편은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을 합니다.
김치나 된장국을 안 먹으면서 그러면 “그런 가부다..”하겠는데,
먹으라고 차려주면 잘 먹으면서도 안 먹을 때는 맡기 힘든 냄새인 모양입니다.^^;
냉장고에 냄새가 나면 남편은 무조건 지하로 옮겨버리는지라 김치가 빨리 더 시어지기도 하고,
다른 반찬들이 더 빨리 상하기도 합니다.
“나는 내 전용 냉장고가 있어야 한다니..”
버릇처럼 마눌이 궁시렁 거리는 한마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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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가는 슈퍼마켓에 진열된 냉장고.
무슨 슈퍼마켓에서 냉장고를 파냐구요?
여기서는 팝니다.
저렴한 슈퍼체인에서는 가전제품들이 가끔씩 기획 상품으로 나오는데,
‘Interspar 인터슈파‘라는 커다란 슈퍼에서는 항상 이렇게 진열이 되어 있습니다.
냉장고뿐 아니라 세탁기, 건조기 등등이 오가는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이런 냉장고 하나 집에 들여놓으면 내가 만들어대는 김치나 반찬 같은 거 넣어놓기에는 딱 좋겠는데.. 지금은 좁아터진 시댁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지라 사고 싶다고 마음대로 사지는 못합니다.
오가면 볼 때마다 한 번씩 쳐다보면서 아쉬워하는 정도이지만, 남편이 냉장고의 냄새를 이야기할 때면 좁아터진 집이지만 한번 팍 지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우리부부가 시댁의 더부살이를 접고 우리 집을 얻어서 이사를 가게 되면..
그때쯤에는 냉장고 한 대는 꼭 “마눌 전용”으로 들여놓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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