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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내가 새로 가입한 의료보험과 오스트리아 의사의 진료비

by 프라우지니 2017.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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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하나의 건강보험에서 전 국민의 관리하지만,

오스트리아는 꽤 많은 수의 건강보험 조합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오스트리아의 국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건강보험은 GKK(게카카)

Gebietskrankenkasse 게비츠크랑켄카세.(지역 의료보험)

 

대부분의 독일어가 그렇듯이 단어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Gebiet 게비츠(지역) + Krankenkasse 크랑켄카세(의료보험회사)

오스트리아는 9개의 연방주가 있고, 각 주마다 이 GKK가 있습니다.

 

전에 그라츠에 살 때는 Steiermark 슈타이어마크 GKK였고,

린츠에는 Oberoesterreich 오버외스터라이히 GKK을 이용했었습니다.

 

 

 

그렇게 오스트리아에 들어와서 계속해서 GKK(지역의료보험)만 이용했었는데..직업교육을 마치고 요양원에 취직하면서 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가 의료보험을 갈아탔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요양원은 (연방)주정부(Oberoesterreich 오버외스터라이히)에서 운영하는 여러 개중의 하나로, 요양원의 모든 직원들은 (연방)주정부 소속입니다. 저는 본의 아니게 (연방)주정부의 직원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공무원은 아닙니다.^^;)

 

주정부는 직원을 위해서 GKK(지역의료보험)이 아닌 다른 의료보험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선택이 있었다면 그동안 써왔던 GKK로 남았겠지만..

모든 직원은 의무적으로 의료보험을 바꿔야 하는지라,

저도 얼떨결에 새 의료보험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오스트리아에는 여러 종류의 의료보험이 있다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철도청 직원들이 사용한다는 철도청 의료보험조합.

자영업자이셨던 시아버지가 들고 계신 자영업자 의료보험조합.(20% 본인부담)

농부들이 가입하는 농부 의료보험조합. 등등이 있고,

 

그 외  대부분의 회사는 그냥 GKK(지역의료보험)을 이용하는데..

연방주 직원들이 가입하는 의료보험이 있다는 건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의료보험이 바뀐 다음에야 전에 사용하던 GKK가 얼마나 편한 줄 알게 됐고,

의료보험이 바뀐 다음에 오스트리아의 의료비가 얼마나 비싼지도 알게 됐죠.

 

전에 가지고 있던 GKK는 어느 의사를 찾아가도 돈을 내지는 않습니다.

그냥 입장과 동시에 카드만 살짝 내밀어 주시면 끝.

물론 의사가 발행하는 처방전의 약은 직접 사야합니다.

 

하지만 새로 발급받은 KFG (연방주 직원용 건강, 사고보험)는 무조건 내가 10%를 내야합니다.

제가 10%를 내면서 전에 돈 한 푼 안 내고 다녔던 곳의 사용료(?)가 얼마인지도 알게 됐죠.

 

 

 

새로 바뀐 의료보험은 의사가 나에게 영수증을 보내면..

 

그 영수증을 KFG 사무실로 보낸 후에 사무실에서 영수증 90%의 금액을 나의 계좌로 이체하면

나머지 10%를 채운 후에 영수증을 발급한 의사의 계좌로 보내줘야 합니다.

 

전에 사용하던 GKK에 비해서 꽤 복잡한 구조이지만..

나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도 아니니..^^;

 

 

 

내가 시시때때로 찾아다녔던 가정의 선생님.

 

길어봤자 5분 내외로 만나는데, 이분이 받는 진찰비가 생각보다 조금 쎄서 놀랐습니다.

가정의 얼굴 한 번 보면 21,62유로입니다.

 

 

 

아랫배 여기저기 쑤신다고 방사선과도 두어 번 갔었는데..

초음파로 아랫배 한번 쓱 지나가주셨던 방사선과 의사선생님.

 

분명히 한번 쓱 지나쳐가기만 했었는데..

검사항목은 4개나 적으시고 가격도 항목별로 적으셨습니다.

 

4항목 더해서 계산서는 123,20유로.

 

 

 

자궁에 뭐가 있다고 6개월 후에 오라고 했었는데, 조금 더 지나서 갔던 산부인과.

 

초음파로 아랫배 한번 지나쳐 주시고, 살짝 설명을 곁들여 주시는가 했더니만,

진료가 끝나갈 때 의사 샘이 아주 다정하게 말씀 하셨습니다.

 

“저 있잖아요. 환자분이 가지고 오신 의료보험은 한참 후에 계좌이체가 되는지라 기간도 더디고 또 입금이 됐는지 우리가 나중에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거든요. 혹시 가능하시다면 오늘 계산을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영수증 의료보험조함에 보내면 어차피 환불이 되니 말이죠.”

 

의사 샘이 아주 다정(?)하고 친절하게 진료를 봐주신지라 흔쾌히 카드계산하고 나왔었습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무료 건강검진” 항목에 있다는 “자궁경부암 검사”.

무료인줄 알았는데, 160유로라는 금액에는 “자궁경부암 검사”의 흔적이 보입니다.

 

초음파로 아랫배 한번 지나쳐주시고 중간에 뭔가를 캡처하는 동작 그만 몇 번.

그리고 자궁경부암 검사 한번이 이리 무시무시한 금액이 나오는지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전에는 GKK(지역의료보험) 카드 한 장이면 다 해결이 됐었는데...

 

 

 

무료인줄 알았던 “자궁경부암 검사“ 산부인과에서 그걸 어느 곳의 실험실에 보냈던 모양인데..

그 실험실에서 영수증을 보내왔습니다.

 

오스트리아 의료비가 이리 가는 곳마다 항목이 붙고 거기에 금액이 뻥튀기 되는 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가정의 10%는 별 부담이 없는데, 방사선과나 산부인과 10% 꽤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남편이 기분 좋을 때 한 번씩 총을 쏘고 있습니다.

 

“남편, 당신 마눌 이번에 방사선과 가서 초음파 했었잖아. 그거 10%가 13유로나 한다.

앞으로는 병원도 자주 못가겠어. 이거 부담이 돼서 가겠남?“

 

마눌이 아파도 병원에 안 가겠다니 큰일 날 소리를 하고 있죠.

남편이 이런 생각을 할 때쯤 한마디 더합니다.

 

“남편, 당신이 이번에 방사선과 10% 내줄래?”

“알았어.”

 

마눌 건강을 염려하는 남편에게 부담스러운 금액의 10%는 살짝꿍 넘겨드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병원에 6일 입원하고 나왔던 6일 병원 입원비 63유로 상당.

 

“남편, 병원비 63유로 내가 현찰로 냈는데, 당신이 내줄래?”

“알았어, 일단 의료보험조합에 영수증 보내봐. 거기서 환불 해 주나 보고 내가 줄게.”

 

웬일로 내가 가입된 의료보험에서는 나에게 병원비 100%를 전액 환불 해 줬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병원비를 받을 필요는 없었죠.

 

남편이 마눌의 의료비 10%를 내주는 것이 감사하고,

마눌의 건강에 항상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는 걸 남편에게는 가끔 표현을 합니다.

 

남편이 의료비 10% 환불을 안 해 준다고 마눌의 통장에 구멍이 크게 나는 것은 아니지만..

 마눌이 작은 월급을 한푼 두푼 은행에 차곡차곡 쌓아두는걸 남편이 알고 있기에,

마눌에게 베푸는 그만의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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