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티키는 두 강이 만나는 곳입니다.
서로 마주보고 오던 두강이 합쳐져서 조금 더 큰 강의 이름인,
“와이오에카“라는 이름표를 달고 바다와 만나죠.
구글 지도에서 캡처.
오포티키는 아주 작지만, 시간이 나는 여행자들에게는 산책하기에 꽤 훌륭한 곳이기도 합니다.
우측의 오타라 강과 좌측의 와이오에카 강.
강변을 따라 걷다보면 두 강을 다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있어 이곳이 더 기억에 납니다.
산책로는 강변을 따라서 구불구불하게 구성되어 있고,
시내의 어느 길이던 바로 직진하면 양끝으로 두 강변을 만날 수 있는 특이한 구조입니다.
저녁이 되면 이 산책길에서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고,
낚시하는 사람들도 곧잘 목격이 되죠.
와이오에카 강은 화이트베이트가 올라오는 강입니다.
철이 되면 강변에 빽빽하게 사람들이 서서는 그림에서처럼 망을 드리우고,
바다에서 강으로 들어오는 뱅어크기의 작은 치어들을 잡느라 혈안이 되죠.
남섬 같은 경우는 화이트베이트 철에 2~3달씩 원정을 오는 백인들이 강에 가까운 홀리데이파크에 진을 치고 매일같이 잡아대지만, 여기는 백인들이 원정까지 오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이곳에 사는 원주민들이 값비싼 화이트베이트를 잡으려고 날이면 날마다 나와 있을 테니 말이죠.^^
투명하고 작은 치어인 화이트베이트는 1kg에 백 불이 없는 고가로 잡아서 먹을 수도 있지만,
팔아도 돈벌이가 되는 유일한 생선(이라기엔 너무 작지만)중에 하나입니다.
이곳이 바로 두강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우측이 오타라 강, 좌측이 와이오에카 강이죠.
두 강이 합쳐진다고 해서 엄청나게 근거 같지만,
와이오에카 강 자체가 별로 크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우측인 오타라 강 쪽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강둑에 앉아서 낚시하는 청년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강어귀에는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간을 맞춰야 뭔가를 잡을 수 있지만..
백패커에 있는 낚싯대를 가지고 왔다는 청년은 낚시를 좋아한다기보다는 노느니 염불한다고,
백패커에 있는 것을 들고 나와 봤다고 했습니다.
여행 중에는 평소에 못해본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으니..
그런 기회가 있을 때 잡아본다고 말이죠.
강이기는 하지만, 강어귀에 가까우니 낚시면허가 없어도 낚시는 가능하지만..
대신에 바다생선만 잡아야하죠. 운 좋게 강에서 나는 생선(송어)을 잡았다면 놓아주어야 합니다.
송어를 잡았는데, 놓아주지 않고 잡았다가 혹시나 검문에라도 걸리면 벌금을 내야하니 말이죠.
낚시하는 청년 옆에서 남편도 약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편은 취미로 하는 낚시가 아닌 자신의 일(낚시웹사이트에 대한 정보 모으기)로 낚시를 하는 중인지라, 여유시간에는 낚싯대를 들고 다니지 않습니다.
두 남자의 대화에는 관심이 없는 아낙은 멀찌감치 두 사람에게 떨어져서 언제쯤 남편이 다시 산책을 나설까?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하는 대화는 사실 거기서 거기죠.
“어디서 왔니? 얼마나 머무니? 워킹 홀리데이니? 날씨 좋지?”
여기서는 “뭘 잡았니? 얼마나 머무니?”등이겠지요.
낚시청년과 헤어지고 가던 길을 계속 가면서 부부는 동문서답을 합니다.
남편은 낚시청년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이야기하는데,
마눌은 그 청년이 꽤 잘생겼더라는 이야기.^^;
마오리 마을답게 산책로는 인간뿐 아니라 말들에게도 개방이 되어 있습니다.
산책로에 말똥이나 안 봤음 하는 것이 산책로를 이용하는 인간이 바람입니다.
말 궁디에 기저귀를 채울 수는 없겠지만, 다른 방법이 있었음 합니다.
산책로에서 만나는 말똥은 사실 시각적으로, 후각적으로 대할 때마다 거시기 합니다.^^;
오타라 강변의 산책로를 가다보면 이렇게 강을 건널 수 있는 육교도 있습니다.
오포티키가 작은 마을이라 산책로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산책 중에 두서너 커플을 만났을 뿐이죠.
이렇게 멋진 산책로를 한가하게 산책할 수 있어서 참 소중한 시간입니다.
남들처럼 부부가 손을 잡고 나란히 걸었음 더 좋았겠지만..
마눌 손 잡아주면 좋아서 마눌 입이 귀에 걸린다는 걸 알면서도,
무뚝뚝한 남편이 저만치 떨어져서 걸어도 오늘은 좋습니다.^^
걷던 산책로를 되돌아 봤습니다.
작은 오타라 강변이지만 석양은 근사합니다.
바쁘게 이곳에서 잠만 자고 떠났다면 못 봤을 풍경 이였을 텐데,
이 시간에 산책을 나와서 볼 수 있는 “대박풍경”입니다.^^
산책을 마치고 다시 홀리데이 파크로 돌아가는 시간.
멋진 석양 속에 서있는 저 커플은 우리가 산책 중에 마주쳤던 여행자겠지요.
낚시하느라 바빴다면 잠만 자고 지나갔을 작은 마을.
이날은 하루 종일 홀리데이 파크에서 시간을 보내고, 저녁 무렵에야 찌뿌둥한 몸을 푼다고 마을 한 바퀴 돌러 나왔었는데, 나오기를 정말 잘한 거 같습니다.
오포티키같이 별로 볼 것 없는 마을에 이렇게 숨겨진 멋진 풍경이 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오포티키를 들리게 되면 그때는 조금 더 오래 강변을 거닐어봐야겠습니다.
다음번에는 강변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두어 시간 앉아서 이 멋진 석양을 즐기는것도 좋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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