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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34-나에게 힘이 되는 물건, 스마트폰

by 프라우지니 2017.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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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명색이 컴퓨터와 더불어 삶을 사는 “엔지니어”인데,

사생활은 문명세계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구석기형 인간입니다.

 

가지고 있는 핸드폰은 “핸드폰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노키아형 흑백 핸드폰“이죠.

그나마 마눌은 남편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컬러 폰!^^;

 

남편은 “핸드폰은 전화를 걸고, 받는 기능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인간형입니다.

 

생각은 구석기인데, 본인의 직업은 최첨단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자동차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일을 하죠.^^;

 

이번에 뉴질랜드에 들어오면서 언니한테 스마트폰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제발 인터넷 되는 곳에 가면 카톡이라도 보내라. 생사는 확인하면서 살자!”

 

언니로서는 참 절실한 희망이었죠.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인데, 여행 중이라면서 항상 촌구석에 박혀있고,

인터넷도 안 터지는 곳이 태반인지라 항상 연락두절이니 말이죠.^^;

 

 

 

그래서 뉴질랜드에서 저는 전화기가 2개였습니다.

 

남편이 사줬던 컬러폰은 한번 충전하면 1주일은 기본으로 사용이 가능하니 항상 전원을 켜놓고,

언니가 사준 스마트폰은 평소에는 꺼 놓지만, 와이파이 인터넷에 되는 곳에 가면 전원을 켜서 언니한테 잘 있다는 안부를 전하는데 사용을 했었죠.

 

스마트폰은 용도도 다양해서 여러 이메일을 한 번에 확인 할 수도 있고,

노트북을 켤 수 없는 곳에서는 미니 노트북 역할도 했었죠.

 

여러 가지의 편리한 기능보다도 스마트폰은 내개 큰 힘이 되는 물건이었습니다.

 

어떻게?

멀리 있는 언니와의 카톡을 통해서 말이죠.

 

저에게 있어 언니는 내 언니이면서 친구기능도 있는지라 가능한 일 인거죠.

 

남편과 24시간 붙어있다 보면 쌓이는 스트레스도 풀 수 있었고,

“그러려니..”해도 풀리지 않는 짜증나는 현실을 툭 털어버릴 수 있었고,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 되는 미운 인간들의 뒷담화도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외로울 수도 있었던 그 기간을 씩씩하게 견딜 수 있었습니다.

 

항상 동생의 말을 귀기울여주고, 걱정 해 주고, 사랑 해 주는 언니 덕에 말이죠.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하면 언제나 대답을 해주는 언니가 있어서 뉴질랜드 길 위의 삶이 덜 외로웠고, 언니와의 대화를 통해서 얻었던 힘이 그때의 나를 지탱해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따지고 보니 나에게 힘이 됐던 것은 물건이 아니였네요.

나에게 힘이 되었던 것은 그 물건을 통한 언니와의 소통 이였습니다.

 

역시 멀리 있어도 나에게 힘이 되는 건 날 사랑하는 내 가족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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