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외모는 오스트리아산 서양인인지라 금발에 파란색 눈동자인디..
속은 한국산 경상도 사나이입니다. 그래서 무뚝뚝하기가 이를 데가 없죠.
말 많을 때가 있기는 합니다.
마눌한테 잔소리 늘어지게 할 때!^^
무뚝뚝한 남편이여도 평소에는 “그러려니”하면서 사는데,
가끔씩 남들과 비교가 되면 마눌은 참 많이 슬퍼집니다.
비교대상이 없으면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우는 캔디형” 마눌인지라 참 씩씩하게 사는데,
누가 옆에 있으면 자꾸만 나랑 비교가 되면서 우울해지고 울화도 치밉니다.^^;
근무중인 알렉스와 코라
하는 짓은 너무 얄미운 독일아낙 코라는 남자 복이 탁월한 거 같습니다.
그녀 옆에 딱 버티고 있는 독일청년 알렉스는 너무 자상하고 매너만점입니다.
코라의 얄미움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077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13-내가 만난 얌체 같은 서양인
저녁 11시가 넘은 홀리데이파크의 주방&거실은 조용한 편입니다.
대부분의 (가끔 별종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관광객들은 내일 위해 다들 잠자리에 들어간 시간인지라, 이곳에서 사는 우리부부와 홀리데이 파크의 안내데스크를 저녁시간대에 책임지고 있는 코라&알렉스 커플과 남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헬프엑스로 이곳에 와서 하루 4시간 일하고 무료 숙박을 제공받는 코라&알렉스 커플은 저녁 6시~10시까지 근무를 하는지라 그들이 빵을 만들거나, 요리를 하는 시간은 항상 근무가 끝난 후에 했죠.
헬프엑스가 뭐래? 하시는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용~^^
http://jinny1970.tistory.com/205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06- 나는 처음 듣는 Helpx 헬프엑스 라는 제도
그날 저녁도 조용한 거실에 우리부부가 있었고,
(남편은 자기 노트북 앞에, 마눌은 마눌 노트북 앞에, 따로 따로 앉아서)
코라와 알렉스는 10시 근무를 마치고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조용하니 거실에 있어도 주방에서 소곤거리면서 대화하는 그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하루 종일 붙어있는데, 뭔 할 이야기가 그리 많은지 둘은 요리하는 내내 소곤소곤 거리다가 웃고, 그러다가 또 뭔가를 의논하기도 하고.. 너무 좋아 보입니다.
나랑 남편은 하루 종일 붙어있어도 하는 이야기가 별로 없는디..^^;
하긴 마눌은 하루 종일 이야기를 하네요.
남편이 (대답 없는) 벽 기능을 하는지라, 대답이 없을 뿐이죠.^^;
오죽했음 그런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우리가 같은 언어, 같은 문화가 아니어서 대화가 없는 걸꺼라고!
알렉스와 코라는 하루 종일 붙어있어도 볼 때마다 이야기를 하던데..
왜 우리는 대화 없는 부부인 것인지..
(하긴 경상도 남편이 마눌이 같은 언어, 같은 문화가 아니어서 말을 안 하는 건 아니죠.^^;)
마눌이 말을 하는데, 남편이 대꾸를 안 하면 마눌이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마눌의 목소리가 처음보다 조금 더 높아집니다.
이럴 때마다 남편이 하는 말이 있죠.
“왜 소리는 지르고 난리야, 창피하게!!”
내가 언제 소리를 질렀다고..^^;
원래 목청이 조금 큰 아낙일 뿐인디...^^;
원래 씩씩한 아낙인데..
이때는 조금, 많이 우울했습니다.
남의 남편(은 아니고 남친 이지만) 은 저렇게 다정한데, 왜 내 남편은 심통만 부리는 것인지..
촌구석에 짱 박혀서 하루 세끼 남편 끼니 만드느라 하루를 보내는 아낙인데,
남편은 다정하게 말하는 법도 없고..
말을 걸어도 대답도 안 해 주고!^^;
우리는 왜 결혼을 한 것인지..
남편은 대화가 가능한 마눌이 아닌, 그저 묵묵히 일만 하는 식순이가 필요했던 것인지..
여행 중이라고 위로를 해 보지만, 한 곳에 머무는 기간이 50여일이 넘어가면 여행이 아니라 생활이고, 가게는 걸어서 15분을 걸어 가야 하나 있고, 나가도 볼 거라고는 파도가 들이치는 해변뿐인 시골이고, 나는 촌구석에서 남편의 세끼를 챙기는 아낙 일뿐인 것이 지금의 현실인 것을..
마눌이 말없이 “조용모드”로 들어가면 빨리 감지하는 남편!
항상 그렇듯이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로 반응을 하면서도 마눌의 눈치를 살핍니다.
"우리도 남들처럼 대화 좀 하고 살자“고 하니 알았다고 마눌을 다독이면서..
지금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노력하는 남편!
남편의 꼬리 내림과 다독거림으로 슬펐던 마음은 풀렸습니다.
원래 입 다물고 사는 인간인데, 성격이 고친다고 고쳐질 것도 아니고..^^;
제가 어릴 때 좋아하는 남자타입이 “안경 끼고, 말 없는 남자”였는데..
남편이 딱 그 타입이니 할 말은 없습니다.
그저 내 팔자려니 하고 마음을 내려놔야 사는데 편해지겠죠.^^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뉴질랜드 > 길위의 생활기 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38-다시 떠나는 길 (0) | 2017.06.28 |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37-아파도 할 일은 하는 남편의 하루 (4) | 2017.06.27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36-나이든 사람이 사귀기 더 쉽다, (4) | 2017.06.26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35- 아히파라의 산타는 소방차를 타고 (2) | 2017.06.25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34-나에게 힘이 되는 물건, 스마트폰 (4) | 2017.06.24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32- 뉴질랜드에 온 젊은이들에게 일어나는 일들 (8) | 2017.06.22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31-시작되는 뉴질랜드 여름 성수기 (2) | 2017.06.21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30- 무매너 단체 중국인을 만나다 (4) | 2017.06.18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29-드디어 오픈한 남편의 웹사이트 (0) | 2017.06.15 |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28- 매일 이어지는 홀리데이 파크 영화의 밤, (4) | 2017.06.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