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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726- 마눌은 오늘 미용사

by 프라우지니 2017.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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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히파라에서의 일상은 편안합니다.

 

해변을 산책하면서 조개를 캐던가, 홀리데이 파크를 돌던가,

그것도 아니면 주방에서 남편이 끼니를 챙기죠.

 

 

 

한가한 낮에는 차문을 열어놓고 환기도 시키다보면,

가끔은 우리 집에 놀러온 로빈(새 이름)도 만날 수 있습니다.

 

먹을 것이 있는 것도 아닌데, 로빈이 잠시 제 옆에 있다가 갑니다.^^

 

 

 

갑자기 남편이 쳐들어 오셨습니다. 마눌은 혼자 있는 것이 좋은디..^^;

 

하루 종일 노트북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가끔은 저렇게 눕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냥 잠시 쉬러 왔나..했더니만, 갑자기 머리를 자르자고 합니다.

 

그렇게 미리 예약도 없이 온 고객을 이날 오후에 받았습니다.^^

 

 

 

예약은 없었지만 요금은 일단 흥정을 해야 하는 거죠.

아무리 마눌이라고 해도 전문적인 일을 할 때 남편이라도 요금을 내야합니다.^^

 

아! 실제로 저는 “미용사 자격증”을 소지한 마눌입니다.^^

 

저는 연애 중에 했던 2005년 3달간의 뉴질랜드 여행 때부터 남편의 전속 미용사입니다.

그때 이후로는 계속해서 남편의 머리를 돈 받고 잘라주고 있죠.

 

가끔 “무료 서비스”를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료 서비스입니다.^^

 

“거, 남편 머리를 잘라주면서 뭔 돈을 받냐?”하실 수도 있겠지만,

돈을 받으면 의무감도 생기고, 또 동기부여도 됩니다.

 

그냥 해달라고 하면 내가 귀찮을 때는 다음으로 미룰 수도 있고,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낼 수도 있지만,

일단 돈을 받으면 받는 즉시 벌떡 일어나서 해야 할 일을 하게 되죠.

 

그리고 여행 중에는 당근 직접 머리를 자르는 것이 돈을 아끼는 비결이죠.

 

저희는 여행 중에 뉴질랜드에서 클리퍼(일명 바리캉)를 샀었습니다.

나름 품질이 있는 제품을 샀었는데, 가격은 생각이 안 나네요.

 

여행하는 내내 잘 쓰고, 뉴질랜드를 떠날 때는 반값에 팔고 온 기억이 있습니다.

 

남자머리를 자르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남편 머리 같은 경우는 아주 쉬운지라..

그냥 3mm짜리 캡을 기계 위에 씌우고 잔디 깍듯이 머리를 한번 훅~ 밀어주시면 끝!

 

오후에 잠시 마눌이 머무는 차에 다니러왔다가 머리를 자르고는,

남편은 다시 자기가 일하던 노트북 앞으로 돌아갔습니다.

 

“바로 머리 감으러 가, 안 그럼 여기저기에 짧은 머리카락들이 떨어져!”

 

마눌이 남편의 뒤통수에 소리를 질러보지만,

안 들리는 척 유유히 손을 흔들면서 다시 사라진 남편.

 

여행 중에 남편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머리를 잘랐었죠. 매번 “짧게!”를 주장하는 남편과 너무 짧아서 군인같이 보이게 하지 않으려는 마눌의 작은 실랑이는 매번 이어졌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이런 실랑이도 그때를 기억하게 하는 추억으로 남은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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