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아히파라에 사는 동안 늘 다녔던 해변.
이 해변은 서핑을 배우는 사람들이 항상 북적이던 곳이었죠.
우리와 친하게 지내던 프랑스 커플 칼과 앨리도 어느 날부터는 서핑을 배우러 다녔습니다.
“매일 한 시간씩 배우기로 했어.
시간당 10불에 서핑보드를 빌려준다니 가격도 괜찮고, 이곳에 머무는 동안 한번 배워보려고!”
물론 그들은 (돈을 따로 내고) 제대로 된 서핑교육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서핑보드만 빌려서 파도에 적응 해 보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마침 그 서핑스쿨에서 무료숙식으로 머물면서 일하고 있는 프랑스 청년들이 있는지라..
그들의 도움을 받으면 되니 돈 따로 들이지 않고 배울 수 있는 거죠.
서핑스쿨에 머무는 프랑스 청년들인 이미 어느 정도 타는 수준급이니 초보자 하나 가르치는 건 쉬운 일 일 테고 일단 같은 나라 사람들이니 서로 돕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거죠.^^
그렇게 매일 오후에 칼과 앨리가 해변으로 나가는 건 알았지만,
한 번도 그들이 타는걸 보지는 못했습니다.
거의 매일 물만 잔뜩 마셨다는 이야기만 들었었죠.
아! 어느 날은 흥분해서 돌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글쎄 내가 서핑보드에서 섰다니깐, 아주 잠시지만 섰어!
그랬다가 고꾸라져서 물은 잔뜩 마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섰다는 것이 중요하니..히히히히”
거의 매일은 아니지만 해변에는 이렇게 초보자들에게 서핑강습을 하는 걸 볼 수가 있었습니다.
굳이 이 강습에 참가하지 않아도 대충 멀리서 어떻게 보드에서 일어서는 지까지 볼 수 있는 강좌입니다만, 한 번도 눈 여겨 보지 않았습니다.
이때는 홀리데이파크에 무료로 쓸 수 있는 서핑보드도 있었지만, 엄두는 내지 않았습니다.
서울의 실내수영장에서 배우다 만 실력인지라 바다수영은 꿈도 못 꾸는 아낙인데다가,
파도에 휩쓸려서 물을 먹는 것도 싫었거든요.
남편이 칼과 앨리가 서핑을 배우러 다닌다고 하니 저에게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했었습니다.
“내가? 이 나이에? 무리가 있지..”
그때는 그랬습니다.
“내가 20대 젊은 나이도 아니고, 이제는 온몸에 관절이 아플 나이인데,
이 나이에 바닷물 마시면서 서핑을 배운다는 것도 웃기지.”
그때는 그랬는데, 그때의 여행기를 쓰는 지금에서는..
내가 왜 그때 이걸 시도해보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아님 보드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파도를 타는 재미는 볼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도 듭니다.
그때는 절대 못할 거 같았던 것들이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 보니..
한번쯤 시도 해 봤어도 좋았을 것 중에 하나로 남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다시 아히파라에 간다면 서핑보드를 시도하게 될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히파라 해변의 밀물이 워낙 센지라,
들이치는 파도 앞에 서면 하겠다는 “용기” 가 사라져 버리니 말이죠.
그전에 기회가 되면 바다 수영부터 배워야겠습니다.^^
참고적으로 아히파라의 서핑스쿨 가격이 궁금하신 분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아히파라 해변에서 서핑을 배우는 비용은..
2시간 배우는 데 드는 비용은 60불(2인 이상)
주말 2일(금~일) 서핑 가격은 345불(숙식포함 인듯)
무제한 서핑(월~금, 5일간) 695불 (숙식포함 인듯)
실버서핑 (월~일, 7일) 895불 (숙식포함 인듯)
이런 업소에서 서핑보드만 빌릴 수도 있고, 매일 정해진 시간 일을 해 주는 조건으로 무료숙박을 하면서 서핑보드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근처의 숙박업소중에는 낡은 서핑보드이지만 숙박객을 위해서 무료로 대여해주는 곳도 있으니 "구하고자 하는 자에게만 나타나는 옵션"을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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