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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친구의 부탁, 간병알바

by 프라우지니 2016.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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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서 나를 친구라 칭하고, 나또한 친구가 칭하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

 

그 친구한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다시 오스트리아에 왔지만, 이제는 서로 다른 도시에 사는 관계로..

정말 연중행사로 잠깐 얼굴을 보는 사이인 친구가 도움을 요청 해 왔습니다.

 

한 달에 2~3일 쉰다고 하더니만, 그 기간에 파리여행을 예약한 모양인데.

시아버지를 간병 해 줄 간병인이 오겠다고 해놓고 취소를 해버린 모양입니다.

 

"오죽 급했으면 다른 도시에 사는 나에게까지 도움을 청했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나또한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지는 못할 상황입니다. 친구가 부탁한 그날 저도 근무가 있거든요.

 

"도대체 어떤 친구인데 그런 도움을 요청하누?" 하시는 분만 잠시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349

고향으로 돌아간 내 친구

 

http://jinny1970.tistory.com/1636

친구가 돌아왔다

 

 

 

 

친구가 갑자기 도움을 요청 해 온 내용!

 

24시간 간병인이 오겠다고 해놓고 취소를 했는데, 이미 예약 해 놓은 파리(프랑스)여행 때문에 급하게 사람이 필요한 거죠.

 

린츠-그라츠 버스 왕복요금에 하루(24시간 근무 기준) 70유로를 주겠답니다.

 

아! 여기서 잠깐!

 

오스트리아(아마 독일 쪽도 마찬가지일 듯) 에는 요양원에 들어가느니 그냥 집에서 간병인을 들여서 간호를 받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대부분의 간병인은 조금 인건비가 싼 동유럽에서 오며, 24시간 간병을 기준으로 하루에 70유로로 계산이 됩니다.

 

24시간 간병인은 15일 기준으로 일을 하며, 15일 입주해서 근무를 하고는 15일은 자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15일 뒤에 일을 하게 됩니다. 물론 15일 동안은 다른 간병인이 그 기간 동안 근무를 하구요.

 

이런 간병인만 전문적으로 알선하는 업체도 많아서 쉽게 간병인은 구할 수 있습니다.

 

24시간 간병인은 환자를 돌보는 것뿐 아니라, 환자가 혼자 사는 가정일 경우는 가정부, 청소부 같은 모든 일을 하게 됩니다. 물론 요리도 해야 하고, 빨래도(세탁기가 하지만) 합니다.

받는 금액에 비해서 절대 쉽지 않는 근무입니다.

 

보통은 하루에 70유로를 받지만, 제 친구 같은 경우는 "자격증"이 없다는 이유로 시아버지의 딸에게 하루에 50유로를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자신이 받는 금액에 하루 20유로를 더 줘야만 그나마 근무할 사람을 구할 수 있는 형편입니다.^^;

 

저는 친구가 원한 27일~29일. 3일 동안 근무가 잡혀있습니다.

 

여름휴가철인지라 이미 잡혀있는 근무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휴가를 가버린 요양원 직원의 수는 실습생이 채워야 하거든요.^^;

 

사실 시간이 있었다고 해도 제가 하겠다는 대답은 할 수 없었을 거 같기도 합니다.

 

이제 막 6개월 과정의 한 학기를 마쳤고, 시험 때문에 머리도 지쳤고, 실습과 요양원 근무까지 하면서 몸도 지쳤거든요.

 

다음 학기가 시작되는 9월까지 학교는 방학이지만 요양원 근무는 풀타임(1주일 40시간)을 해야 하는 처지인지라 약간의 용돈을 버는 것보다는 그냥 쉬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저는 안 될 거 같아서 우리 반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혹시나 누가 2일 근무하고 140유로를 벌고 싶을지 모르니 말이죠.

그리고 배우는 학생에게는 24시간 간병도 괜찮은 경험이 될 거 같아서 말이죠.

 

하지만 관심을 보인 한 두 명도 "너무 멀다."라는 이유로 사양을 해왔습니다.

 

간병인을 알선하는 회사를 아는 곳도 한두 곳이 아닐 텐데..

그곳을 알아보지 않는 것도 아닐 테고, 오죽 급했으면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랴? 하는 마음에 지난 2014년에 그라츠에서 "요양보호사"직업교육을 마치고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이라크 아낙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현직 요양보호사이니 아는 사람들이 많을 테고, 노는 2일 동안 약간의 돈을 버는 것을 원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 말이죠. 하지만 알아보겠노라고 했던 그녀에게서는 소식이 없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나에게 연락이 올까 기다리는 그녀에게 답변을 했습니다.

알아보겠노라고 했던 사람에게서 연락이 안 온다고..

 

그녀도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 혹시나 모를지 모를 정보인지라 살짝 알려줬습니다.

 

“정 사람을 못 구하면 2일 동안 요양원에 ”단기간병“으로 모실수 있을 테니 한번 알아봐!”

 

전에 요양원에 한두 달 계셨던 그녀의 시아버지가 “다시는 요양원은 안 간다.” 고 하셨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며느리가 평생이 한번일지도 모를 ”파리관광”를 가겠다는데, “안 된다“고 하시지는 않을 거 같아서 말이죠.

 

사실 집에서 24시간 간병을 받으시던 분들이 요양원에 오시면 적응을 못하십니다.

 

집에서는 24시간 당신만 봐라 봐주고, 당신이 해 달라는 거 다 해주던 당신만을 위한 간병인이 있었지만, 요양원에는 25명의 어르신이 계시고, 그 어르신을 간호하는 직원이 달랑 3~4명뿐이다 보니 어느 한 분 옆에서 하루 종일 시중을 들 수는 없는 일이거든요.

 

그래도 “나만 바라봐!”하시는 어르신이 계시면 당장에 간병인의 핀잔을 듣습니다.

 

“여기는 럭셔리해서 간병인 한명이 환자 한사람만 보는 곳이 아니에요.”

 

그렇다고 작은 금액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 7~80유로의 금액에 1박(독방이나 2인실) 3식+ 간병까지 포함된 금액이니, 집에서 간병인의 보수로 70유로를 지불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저렴한 가격이 맞는 거 같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한 달 동안 24시간 근무하고, 단 며칠 쉬는 친구인데, 그 기간에 예약한 파리여행인데..

빨리 사람을 구해서 파리 가는 날까지 마음을 졸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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